게이머 돕는 AI 컨트롤러…소니 새 특허 보니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 번역기, 챗봇, 음성비서 등 사용자 편의를 돕는 서비스는 물론 운영체제(OS)에도 인공지능 기능이 탑재되는 추세다. 조금 독특한 곳에 인공지능을 이용하려는 업체가 있다. 바로 소니다. 소니가 머신 러닝 모델로 사용자 게임 진행을 돕는 ‘콘솔 컨트롤러’ 특허를 출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럴 땐 이 버튼 눌러라’…똑똑한 컨트롤러
12월 2일(현지시간) 영국 게임 전문 매체 유로게이머(Eurogamer)는 소니가 게임 진행을 돕는 인공지능 콘솔 게임 컨트롤러 특허(공개 번호: US20230381661)를 출원했다고 밝혔다. 특허는 지난해 5월 미국 특허청(USPTO)에 제출됐으며, 공개된 날짜는 지난달 30일이다.
특허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게이머 프로필 모델을 학습한다. 그다음 게이머가 게임 중 어려움에 부닥치거나, 진행이 어려운 구간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면 대처 방안을 제공한다. 게이머가 평소 어떻게 게임을 하는지 파악하고, 게임 진행에 문제가 발생하면 단서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컨트롤러 탑재된 일종의 게임 도우미인 셈이다.
게이머를 지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최근 컨트롤러는 대부분 햅틱(진동)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특허는 이를 활용한다.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하는지 진동으로 알려준다. 혹은 게이머가 입력해야 하는 버튼에 빛을 내는 방법도 있다. 이외 컨트롤러에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눌러야 하는 버튼을 직접 보여주는 방법도 명시돼 있다.
소니가 특허를 출원한 이유
초기 비디오 게임은 간단명료했다. 2D 픽셀 그래픽에 쉬운 조작 방식으로 누구나 어렵지 않게 플레이 가능했다. 최신 게임은 그렇지 않다. 3D 고품질 그래픽으로 공간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독창적인 게임이 늘어나면서 게임 플레이 방식도 복잡해졌다. 이동하기, 시점 바꾸기처럼 기본 조작 방법을 제외하면, 게임마다 버튼에 할당된 기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소니는 이점에 주목했다. 소니는 특허에서 “현대의 전자 비디오 게임은 점점 더 멋진 2·3D 고화질 그래픽, 복잡한 게임성, 도전적인 퍼즐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더 높은 품질과 점점 더 복잡해진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비디오 게임 장르가 만들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이유로 게이머는 게임 중에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 컨트롤러, 실제로 나온다면…
대부분 콘솔 게임은 게임 시작 전 튜토리얼을 권장하거나, 진행 중 도움이 되는 팁(Tip)을 제공한다. 튜토리얼을 하지 않은 게이머가 있을 수 있고, 정작 필요한 시점에 게임 내 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러한 소극적인 방법은 어딘가 부족하다. 반면 이와 달리 인공지능 컨트롤러는 게이머에게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정확한 순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똑같이 게임을 시작하더라도 게이머에 따라 진행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개인별 게임 실력이 차이 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컨트롤러는 게이머 프로필을 분석해, 수준별 단서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초보자에게는 이해하기 쉽고 확실한 단서를, 실력이 출중한 게이머에게는 정말 필요한 순간에만 도움을 주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제품 출시는 단언하기 어려워
소니가 인공지능 컨트롤러를 실제 출시할지는 미지수다. 큰 업체 중에는 기술 선점 차원에서 새 아이디어가 생기면 특허부터 출원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적용할 생각이 없더라도 특허부터 내고 본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특허는 출원 단계에 불과하다. 특허가 정식으로 등록되더라도 상용화된다는 보장이 없다.
아쉽지만 그간 소니의 행보를 보면, 더욱 출시 가능성을 점치기 어렵다. 앞서 소니는 게임 상황에 따라 온도가 변하는 컨트롤러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게임 속 캐릭터가 불을 만지면 컨트롤러가 뜨거워지는 식이다. 이외 이어폰 유닛을 보관하는 컨트롤러, 사용자가 누구인지 인지하는 컨트롤러 등 여러 특허를 출원했지만, 실제 상용화된 제품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특허 역시 문서로 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미 게임 전문 매체 게임렌트(GameRant)는 “지난해 소니는 약 1400건의 특허를 출원했지만, 이중 대부분은 상용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술”이라며 “새 특허가 설명하는 기술 역시 빛을 볼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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