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엔비디아 합작한 ‘코파일럿+ PC’ 게이밍 노트북 나온다

박진수 에디터 2024.06.0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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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으로 AI 기능을 사용하는 모습 (출처 : NVIDIA)

그래픽카드 칩셋 제조사 엔비디아(NVIDIA)가 ‘코파일럿+ PC’ 조건을 충족하는 게이밍 노트북이 출시될 것이라고 6월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코파일럿+ PC는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인공지능(AI) 특화 컴퓨터 제품군이다. 기기에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탑재해 네트워크에 연결하지 않아도 AI 기반 기능을 스스로 연산·구동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40TOPS(Trillion Operation Per Second) 이상의 AI 연산 성능을 갖추고 자체 AI 구동이 가능한 컴퓨터를 코파일럿+ PC로 정의했다. 발표 당시에는 이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이 거의 없었다. 기존 윈도우 PC에 탑재된 인텔·AMD 프로세서에는 NPU가 없었던 탓이다. 코파일럿+ PC와 함께 발표한 서피스 시리즈에는 CPU·GPU·NPU를 한데 합친 퀄컴 스냅드래곤 X 프로세서가 탑재됐는데, 이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 몇 종류만 코파일럿+ PC라고 볼 수 있었다.

아키텍처 다른 퀄컴 칩셋, 게임 호환성 우려돼

AI 기능을 탑재한 서피스 (출처 : Microsoft)

초기 코파일럿+ PC가 공개됐을 때 일부 소비자는 소프트웨어 호환성이 걱정된다는 의견을 표했다. 기존 인텔·AMD 프로세서는 x64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반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는 ARM64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아키텍처가 다르면 소프트웨어 구동 방식도 완전히 달라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사무용 프로그램 ‘MS 365’를 비롯한 여러 생산성 프로그램이 ARM64 아키텍처를 지원하며, 미지원 프로그램도 프리즘(Prism)이라는 에뮬레이터를 통해 구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ARM64 미지원 프로그램이 코파일럿+ PC에서 원활하게 구동될 것이라고는 언급하지 않았다. 에뮬레이터를 통해 실행할 수는 있지만 정상적으로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렉이 걸리거나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게임처럼 렉과 오류가 개발사 평가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은 최적화 수준에 더욱 신경 쓸 수밖에 없다. 게임하는 도중 렉이 심하게 걸리거나 오류로 강제 종료되기라도 하면 개발사의 신뢰도가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인지 초기 코파일럿+ PC는 대부분 사무용 노트북이었다. 비교적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는 사무용 프로그램 사용자를 염두에 둔 제품이다. 작업한 내용을 관리하거나 텍스트·이미지를 생성하고 수정하는 등 AI 기반 기능도 게임보다는 업무 수행에 도움 될 만한 것이 많았다.

AMD 칩셋과 엔비디아 그래픽 탑재해 호환성·성능 신경 써

AI 기능을 탑재한 게이밍 노트북 (출처 : NVIDIA)

엔비디아는 대만 컴퓨터 제조사 에이수스(ASUS)와 MSI가 코파일럿+ PC 게이밍 노트북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모델은 △에이수스 TUF A14/A16, △에이수스 제피러스 G16 △에이수스 프로아트 PX13/P16 △MSI 스텔스 A16 AI까지 네 종류다.

이 제품들에는 AMD에서 개발한 AI 지원 프로세서 ‘스트릭스(Strix)’ 시리즈와 엔비디아 지포스 RTX 그래픽카드가 탑재된다. 스트릭스 프로세서는 스냅드래곤과 달리 기존 윈도우 PC에서 실행 가능했던 프로그램을 제대로 지원한다. 게임처럼 최적화가 중요한 프로그램도 큰 문제 없이 구동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NPU 대신 그래픽카드의 텐서(Tensor) 코어로 윈도우 AI 기능을 더욱 빠르게 구동하는 기능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통해 AI 기반 기능을 실행하는 속도가 훨씬 빨라질 전망이다. 사무용 코파일럿+ PC 노트북의 AI 연산 성능은 최소 40TOPS다. 에이수스와 MSI가 출시할 노트북의 그래픽카드로 AI 연산을 수행하면 성능은 최대 686TOPS에 달한다.

AI 기반 기능 종류도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자사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컴퓨터에 제공하는 AI 기능을 네트워크 연결 없이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그래픽 해상도를 향상시키는 DLDSR(Deep Learning Dynamic Super Resolution),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이나 동영상을 기반으로 정보를 정리해 주는 챗봇 ‘챗 위드 RTX(Chat with RTX)’가 있다.

코파일럿+ PC 200종 이상 출시, 기능은 향후 업데이트로 제공

엔비디아 그래픽카드의 AI 기능을 사용하는 모습 (출처 : NVIDIA)

이번에 발표한 코파일럿+ 게이밍 노트북 제조사는 에이수스와 MSI 두 군데지만 앞으로도 더 많은 제조사가 AI PC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에이서·델·기가바이트·아너·HP·레노버·LG전자·샤오미·레이저·삼성 등 다양한 제조사에서 200가지 이상의 AI 노트북을 선보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단, AI 기능을 처음부터 써보긴 어려울 수 있다. 엔비디아는 이번에 소개한 제품에 향후 무료 업데이트로 코파일럿+ PC 기능이 제공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소식을 보도한 해외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스냅드래곤 X 프로세서를 개발한 퀄컴이 일정 기간 코파일럿+ PC 관련 기능을 독점 제공하기로 계약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