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구글)
구글은 지난 2월, 바드(Bard) 명칭을 ‘제미나이(Gemini)’로 변경하면서 AI 챗봇 제미나이를 공개했다. 초기에는 대형 언어 모델(LLM) 람다(LaMDA)로 시작해 팜(PaLM)으로 업그레이드했으며, 현재는 지난해 12월 공개한 생성 AI 모델 제미나이가 쓰인다.
성능은 우수한 편이다. 오픈 AI 챗GPT나 MS 코파일럿처럼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해준다.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음성까지 인식하는 멀티모달 능력도 갖췄다. 구글은 생성 AI 모델 제미나이 공개 당시 대규모 다중 작업 처리 능력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제미나이 울트라 기준 자체 테스트한 벤치마크 테스트 32개 중 30개에서 GPT-4 터보를 앞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출처: 테크크런치)
그러나 구글은 여기서 만족하지 못한 듯싶다. 현재 구글은 유명인이나 유튜브 인플루언서에 기반한 새로운 AI 챗봇을 개발 중이라고 전해진다. 6월 24일(현지시간) 미국 테크 매체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에서 밝힌 내용이다.
제미나이와 가장 큰 차이는 ‘캐릭터’ 여부다. 사용자가 외모나 성격을 입력하면 맞춤형 캐릭터를 생성한다고 알려졌다.
구글은 이를 위해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를 섭외 중이다. 캐릭터 외모나 성격을 구축하는 데 도움 될 것으로 보인다. 누구와 파트너십을 맺을지는 알려진 바 없다.
(출처: 캐릭터.ai)
캐릭터가 등장하는 AI 챗봇 이미 여럿 나와 있다. 캐릭터.ai가 대표적으로 구글 임원 출신이 설립한 AI 스타트업 캐릭터.ai에서 출시한 AI 챗봇이다.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도 다양하다. 정치인부터 철학자, 영화 속 인물, 가상 인물까지 선택할 수 있다.
메타 역시 캐릭터 AI 챗봇 ‘빌리(Billie)’를 출시한 바 있다. 캐릭터에는 켄달 제너, 패리스 힐튼, 스눕 독, 나오미 오사카 등 유명 연예인을 포함해 미스터 비스트 같은 유튜브 인플루언서도 이름을 올렸다. 각 캐릭터는 해당 인물의 성격과 말투를 반영하고 있다.
유명인을 섭외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디 인포메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는 유명인 초상권을 사용하기 위해 최대 5백만 달러(약 69억 원)를 지불했다고 전해진다.
구글의 캐릭터 챗봇은 유튜브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디 인포메이션은 구글에서 유튜브 통합 여부를 최종적으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만약 유튜브에 챗봇이 적용된다면, 빠르게 이용자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 유튜브 사용자는 20억 명이 넘는다. 국내에서도 사용자 수 1위를 기록했다.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서 집계한 올 2월 월간활성이용자(MAU)는 4550만 명이다. 2위를 기록한 카카오톡보다도 30만 명이 많다.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는 AI 챗봇 중 성공을 거둔 사례는 찾기 어렵다. 거대 기업 메타에서 출시한 빌리 역시 성공하지는 못했다. 디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인스타그램 내에서 스눕 독 캐릭터와 대화하는 이용자는 1만 5천 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스눕 독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8750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용률이 저조한 셈이다.
IT 전문 매체 엔가젯(Engadget)은 출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조만간 구글이 제미나이에 젬스(Gems)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젬스는 제미나이를 개인화할 수 있는 메모리 기능이다. 제미나이가 기억하기 원하는 내용을 저장할 수 있다. 대화를 시작할 때마다 같은 조건을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제미나이를 수학 교사로 활용한다고 가정해 보자. 젬스로 배우고 싶은 과정, 난이도, 말투, 이용자 수준을 입력하면 제미나이는 언제나 같은 조건에서 수학을 가르쳐 준다. 요리사로 활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인원 수, 음식 취향, 알레르기 유무 등을 입력하면 매번 같은 조건에서 자세한 레시피를 알려준다.
(출처: 구글)
젬스로 특정 인플루언서를 모방한 캐릭터 챗봇을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캐릭터는 부여할 수 있을 듯싶다. 그런 만큼 캐릭터가 있는 AI 챗봇이 따로 나오면 제미나이와 상당수 겹칠 것으로 예상된다.
IT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9to5google)은 모바일 환경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튜브는 모바일에서 접속하는 경우가 많다. 앱에서 AI 챗봇을 사용하기 편리하게 구축하면 제법 승산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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