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알트만과 사티아 나델라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누구보다 서로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던 기업이 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오픈AI(OpenAI). 그런데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다소 의아한 발표를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흥미로운 반응을 보였다.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경쟁자’?
8월 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매체 CNBC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발행한 연례 보고서에서 오픈AI와 강력한 협력 관계를 재확인시키는 한편 아마존, 애플, 구글, 메타와 함께 오픈AI를 경쟁자로 언급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연례 보고서에서 오픈AI와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맺고 있으며 다양한 소비자 그리고 기업용 제품에 오픈AI의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우리는 선도적인 인공지능(AI) 연구 및 배포 회사인 오픈AI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라며 “우리는 소비자 및 기업 제품에 오픈AI의 모델을 배포한다. 오픈AI의 독점 클라우드 공급자인 애저는 오픈AI의 모든 워크로드를 지원한다. 또한 오픈AI의 연구를 가속화하기 위해 특수 슈퍼컴퓨팅 시스템의 개발과 배포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라고 기술했다.
이렇듯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는 협력 관계를 맺고 있기는 하나, 두 기업은 몇몇 핵심 분야에서 경쟁하는 사이이기도 하다. 특히, 검색과 뉴스 광고 분야에서 서로의 비즈니스가 겹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ZDNET)
자연스럽게 며칠 전 오픈AI가 발표한 새로운 서비스에도 주목할 수밖에 없다. 지난달 25일, 오픈AI는 자체 검색 엔진인 ‘서치GPT(SearchGPT)’ 프로토타입을 발표했다.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인 샘 알트만은 “검색은 지금보다 훨씬 더 개선될 여지가 있다”라면서 자사 서비스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치GPT에는 챗GPT(ChatGPT)를 적용해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검색이 가능하며 정확하고 관련성 높은 출처를 바탕으로 시기적절한 답변을 사용자에게 제공하게 된다. 실제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후속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Copilot)만 보더라도 챗GPT와 마찬가지로 오픈AI의 GPT 모델을 기반으로 구동되지만, 코파일럿과 챗GPT는 엄연히 같은 목표로 개발된 경쟁 서비스다.
이렇게 서로의 이익을 고려해 경쟁하면서 협력하기도 하는 것을 두고 ‘코피티션(coopetition)’이라고 한다. 둘의 관계가 흥미롭기는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건 또 아니다.
(출처: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끈끈한 관계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는 지금껏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오픈AI가 챗GPT로 유명해지기 전인 2019년부터 이어져 온 관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든든한 투자자이기도 하다. 이는 오픈AI가 챗GPT를 발판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투자 규모도 상당하다. 2019년에 10억 달러, 이후 몇 년 간 20억 달러, 그리고 2023년 1월에 수년에 걸쳐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가 주기만 했던 건 아니다. 얻어낼 건 얻어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의 GPT 모델과 챗GPT를 자사 서비스에 통합해 사용자에게 인공지능 기반 기능을 제공해 왔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와 샘 알트만의 사이도 가까운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1월 오픈AI 이사회에서 샘 알트만을 회사에서 해고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축출당한 알트먼을 오픈AI 복귀 시키는 데 사티아 나델라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NYT)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샘 알트만에 대한 신뢰를 여실히 드러냈다. 사티아 나델라는 “(샘 알트만은) 매일 나에게 전화해 ‘더 필요해’ ‘더 필요해’ ‘더 필요해’라고 말한다”라며 이렇듯 쉽게 만족하지 않는 사람에 강한 호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실제 관계에 문제없다
오픈AI의 대변인은 CNBC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관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두 기업 간의 파트너십도 서로 경쟁을 기반으로 한다는 이해 하에 수립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는 여전히 좋은 파트너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가 기술 산업에서 경쟁 관계인지 동맹 관계인지 모호해지기는 했지만, 끈끈한 사이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의 파트너십은 계속되며 이번 발표는 순전히 사업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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