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DeepMind)
알파벳 산하 인공지능 기업 딥마인드(DeepMind)에서 신박한 로봇을 하나 공개했다. 인간과 탁구하는 로봇인데 실력에 있어서 인간과 겨뤄도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간과 대등한 경기하는 최초의 스포츠 로봇
8월 7일(현지시간) 딥마인드에서 아마추어 실력의 인간과 경쟁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로봇을 공개했다. 로봇은 탁구 경기에 특화됐다.
로봇은 6 자유도의 스위스 ABB 산업용 로봇 ‘IRB 1100’을 사용했으며 여기에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맞춤형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접목됐다.
딥마인드는 인간 수준에서 스포츠로 겨룰 수 있는 로봇으로는 최초라며, 로봇 학습과 제어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로봇은 다양한 실력을 갖 인간 플레이어와 경기했고,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냈다. 일단 29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로봇은 총 29번의 경기를 45% 확률로 승리했다. 초보자를 상대로는 100%의 승률을 자랑했고 중급자를 상대로도 55%의 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실력이 높은 상급 플레이어에게는 아직 약한 모습이었다. 실력이 높은 참가자 2명과의 경기에서는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로봇이 지닌 한계 때문이다. 로봇은 빠르게 들어오는 공이나 높게 넘어오는 공에 상대적으로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한 스핀이 들어간 공격도 잘 파악하지 못했다. 백핸드 공격에도 아쉬운 대응을 보였다. 딥마인드도 로봇의 반응 속도를 개선 사항으로 지목했다. 시스템 지연 등의 이유로 빠른 공에 대한 로봇의 반응 시간에 문제가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급 제어 알고리즘과 하드웨어 최적화에 대해 연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공의 궤적을 예상하는 예측 모델을 탐색하고 로봇의 센서와 액추에이터 간 더 빠른 통신 프로토콜도 구현하겠다고 했다.
현재 로봇의 실력은 아마추어에 준하는 실력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기술이 더욱더 고도화되면 프로급 선수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딥마인드는 이미 알파고(AlphaGo)나 알파제로(AlphaZero)를 통해 인간을 능가하는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출처:DeepMind)
실력 뒤엔 인공지능이
딥마인드 탁구 로봇의 실력 비결은 인공지능에 있다. 딥마인드 연구원들은 로봇팔을 제어하기 위해 로봇이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략을 조정하도록 했다. 특별히 훈련을 가지지 않고도 아마추어 인간과 경쟁하는 것도 뛰어난 적응력이 있기 때문이다.
딥마인드는 포핸드 스트로크, 백핸드 회전 스트로크와 같이 특정 탁구 기술을 실행하도록 훈련된 신경망과 게임을 분석하고 상대방의 스타일에 적응하는 복잡한 인공지능 시스템이 결합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공지능 모델 훈련에 사용된 방법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시뮬레이션 된 물리 환경에서 강화 학습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선택했고, 훈련 데이터는 철저히 실제 사례를 기반으로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로봇은 약 1만 7500개의 공 궤적을 학습하게 됐다.
개발에 드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 모델이 실제 세계가 아닌 시뮬레이션 공간에서 로봇팔을 제어하는 법을 익히다 보니 수천 번의 학습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다. 이는 복잡한 상호작용 훈련에 들어가는 시간은 물론 리소스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출처:DeepMind)
탁구 로봇, 그 이상을 생각한다
딥마인드는 이번 연구에서 탁구 로봇의 기술적인 성과에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인공지능 로봇과 경기를 펼치는 참가자의 생각에도 관심을 가졌다. 딥마인드에 따르면 로봇에게 패배한 참가자는 게임을 즐겼으며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참가자가 로봇과 경기하는 것을 재미있어했다고 말했다. 미국 IT 전문 매체 아르스 테크니카(Ars Technica)는 이러한 긍정적인 반응은 스포츠 훈련과 엔터테인먼트에서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딥마인드는 이번에 공개한 탁구 로봇이 탁구가 아닌 분야에서도 사용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빠른 반응 속도와 예측할 수 없는 인간의 행동에 대응하고 적응하는 기술은 다양한 작업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 현장이나 건강 관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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