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비퍼)
12월 5일(현지시간), 비퍼가 모든 안드로이드 폰에서 아이메시지를 주고받는 앱 ‘비퍼 미니(Beeper Mini)’를 출시했다. 비퍼는 아이메시지와 동일한 기능을 지원하면서도 보안에 강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아이메시지 그대로 구현한 비퍼 미니, 사용법은?
(출처: 비퍼)
비퍼 미니 사용은 간단하다.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한 뒤, SMS와 연락처 목록에 액세스할 수 있는 권한만 부여하면 끝이다. 설정을 마치면 아이폰 사용자와의 이전 SMS 대화를 불러와 아이메시지로 전환해 준다.
비퍼 미니에서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면 아이폰처럼 파란색 말풍선이 뜨며, 아이메시지의 대부분 기능을 지원한다. 사진이나 동영상 파일은 고해상 파일로 주고받을 수 있고, 답글 스레드나 이모지 반응을 남기는 것도 가능하다. 메시지 입력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타이핑 표시나 읽음 여부까지 아이메시지와 똑같이 구현했다.
대화 목록 정렬 방식까지 아이메시지와 동일하다. 일단, 상단 탭에서 특정 대화를 맨 위에 고정할 수 있다. 오른쪽으로 스와이프하면 ‘읽지 않음으로 표시’, 왼쪽으로 스와이프하면 ‘음소거 및 삭제’가 가능하다. 사용자 이름과 프로필 사진을 변경할 수도 있다.
(출처: 비퍼)
다만, 비퍼 미니는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 표준 규격을 지원하지 않는다. 안드로이드 사용자와 문자를 주고 받으려면 기존 문자 앱을 사용해야 한다.
기존 비퍼 앱과는 별도의 서비스로 운영된다. 비퍼는 현재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인스타그램, 아이메시지 등 15가지 메시지 앱을 연결한 ‘비퍼’를 비공개 베타로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가 안정화되면 두 앱을 합쳐 통합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 앱과 작동 원리 달라, ‘보안 우수하다’ 강조
(출처: 낫싱)
안드로이드 폰에서 아이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앱은 이전부터 존재했다. 선버드(Sunbird)나 낫싱 챗(Nothing Chat)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선버드는 비퍼처럼 여러 메시지 앱을 한 곳에서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이다. 낫싱 챗 역시 지난 11월 17일(현지시간) 출시된 낫싱폰 2 통합 메신저 앱이다.
그러나 이들 앱은 출시 초반부터 보안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자사에서 애플 서버에 접속하는 릴레이 서버를 따로 구축했기 때문이다. 애플 서버에 직접 접속하는 게 아니라 릴레이 서버에서 아이메시지를 주고받는 방식이다.
외신에서는 이를 두고 애플 계정을 가로채 대화 내용에 접근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버드와 낫싱 모두 HTTP 보안 프로토콜을 사용해 대화 내용을 암호화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종단간 암호화를 적용해 접근이 불가하다던 해명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다.
(출처: 비퍼)
그러나 비퍼 미니는 작동 원리가 다르다. 사용자 전화번호만 이용해 애플 서버에 직접 통신하는 방식을 택했다. 비퍼는 개발자 jjtech가 아이메시지 프로토콜과 암호화를 역설계했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비퍼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작동 원리를 자세히 밝혔다. 일단, 사용자가 비퍼 미니에서 메시지를 보내면 아이폰과 동일한 방식의 암호화 단계를 거쳐 애플 서버에 전송한다. 돌아오는 답장은 다시 복호화 단계를 거쳐 사용자에게 보여준다. 그룹채팅, 메시지 반응, 미디어 전송까지 모두 같은 원리로 작동한다.
다만, 애플이 앱 적법성 여부를 따지기 시작하면 어쩌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퍼 최고 경영자(CEO) 에릭 미기콥스키(Eric Migicovsky)는 IT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9to5google)과의 인터뷰에서 법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은 합법적인 작업일 뿐만 아니라 애플에서 작성한 코드가 단 한 줄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 삼았다.
안드로이드용 아이메시지 앱이 나온 이유
(출처: 나인투파이브맥)
스마트폰 메시지 앱에 쓰이는 RCS는 지난 2019년 구글과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함께 개발한 국제 표준 메시지 규격이다. 이용자 간 메시지 무료 전송뿐만 아니라 5MB 이하 파일 무료 전송, 전송 취소, 그룹 채팅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현재 삼성전자나 구글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제조사 대부분은 RCS 규격을 따른다.
그러나 아이폰은 예외다. 애플은 자체 메시지 서비스 아이메시지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아이메시지는 맥이나 아이패드 등 기기간 연동성을 지원한다.
아이메시지는 애플 사용자 사이에서만 작동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와 문자를 주고받을 땐 2세대 규격인 SMS와 MMS 서비스로 전환된다. 이 경우 아이메시지처럼 파란색이 아닌 초록색 말풍선이 뜨는 이유다.
(출처: 애플인사이더)
미국에서는 이를 ‘그린 버블’이라고 부르며 왕따의 상징처럼 여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아이메시지 때문에 아이폰을 사달라고 조르는 10대 청소년이 늘어났다는 보고까지 나왔다.
비퍼는 비퍼 미니로 문자 메시지를 전송하면 이전같은 소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비퍼 미니는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으며, 7일 체험판이 끝나면 월 1.99달러의 구독료가 청구될 예정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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