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비전 프로 아이사이트(출처: Apple)
지난 6월, 애플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처음 선보였다. 비전 프로는 M2 칩과 R1 칩, 그리고 다양한 센서로 무장한 고성능 기기다. 사양만 높은 게 아니다. 디자인도 여타 제품과 다르다. 전체적으로 곡선을 강조한 형태며, 흡사 고글처럼 생겼다. 여기에 아이사이트(EyeSight)라는 독특한 기능을 제공한다.
아이사이트란, 사용자 눈을 추적해 구글 부위에 표시하는 기능이다. 타인이 다가오면 켜진다. 착용자 눈을 보여주기에, 비전 프로를 낀 상태에서 다른 사람과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고 한다. 아이사이트는 비전 프로만의 차별점이지만, 오래 지속되진 않을 듯하다. 메타(Meta)에서도 비슷한 기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메타표 아이사이트?
메타 XR 헤드셋 미러레이크 렌더링 (출처: Meta)
12월 8일(현지시간) 영국 IT 매체 테크레이더(TechRadar)에 따르면 더글라스 랜먼(Douglas Lanman) 메타 디스플레이 시스템 연구 책임자는 애리조나 대학교 강연에서 아이사이트가 적용된 확장현실(XR) 헤드셋 렌더링 영상을 공개했다. 랜먼은 사용자가 쓴 제품은 렌더링으로 만든 요소에 불과하지만, 시간만 있다면 실제로 구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먼저 비전 프로 아이사이트와 비슷한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영상을 보면, 아이사이트처럼 바깥에서 착용자 눈이 들여다보인다. 그 덕에 사용자가 눈을 감았는지, 뜨고 있는지, 시선을 어디에 뒀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사용자 눈 상태가 변한다는 점도 비전 프로와 같다. 사실상 메타표 아이사이트를 보여준 셈이다.
2021년 공개된 메타 역방향 패스스루(출처: Meta)
사실 사용자 눈을 기기에 투과해 보여주는 기술은 메타가 먼저 공개했다. 메타는 지난 2021년 이를 구현한 시제품을 보여줬다. 단 당시에는 완성된 형태가 아니었다. 각종 전자 기기와 전선이 복잡하게 얽혀있었고, 사용자 눈 형태도 매끄럽지 못했다. 메타는 기술을 ‘역방향 패스스루’라고 칭했다. 패스스루는 사용자에게 주변 환경을 보여주는 기술이다. 반대로 사용자 눈을 주변 사람에게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역방향 패스스루라고 칭한 것이다.
어디서 본 것 같은 디자인
메타 XR 헤드셋 미러레이크 렌더링 (출처: Meta)
기기 형태는 비전 프로와 메타 퀘스트 프로를 적절히 버무린 느낌이다. 정면은 스킬 고글 형태인데, 비전 프로와 더 가까운 느낌이다. 대신 크기가 다르다. 메타가 공개한 기기는 사용자 이마를 거의 다 덮을 정도로 크다. 측면은 퀘스트 프로에 가깝다. 퀘스트 프로처럼 측면이 열려있어서다. 비전 프로의 경우 안면을 모두 덮는다.
기기 정체는 ‘미러레이크(MirrorLake)’
영상 속 XR 헤드셋의 정체는 메타 미러레이크다. 메타는 지난해 개발 중인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XR 헤드셋 여러 종을 한꺼번에 선보인 바 있다. 미러레이크도 그중 하나였다. 단 미러레이크는 완성된 시제품이 아니었다. 3D 도면 형태, 콘셉트 디자인에 가까웠다. 즉 이번에 공개된 영상 속 기기는, 메타가 생각하는 미러레이크 시제품의 모습인 셈이다.
메타가 생각하는 미러레이크
미러레이크 3D 콘셉트 디자인(출처: Meta)
메타는 미러케이크가 가변 초점 렌즈, 홀로케이크 렌즈, 역방향 패스스루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을 갖춘 기기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물체를 뚜렷하게 보려면 초점거리가 맞아야 한다. 가변 초점 렌즈란, 이름 그대로 초점거리를 변화시킬 수 있는 렌즈다. 사용자가 제품 사용을 위해 별도 처방 렌즈를 맞출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보통 VR헤드셋은 안면부가 두껍다. 렌즈와 디스플레이 초점거리를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제품은 팬케이크 렌즈를 사용해, 이전보다 기기 두께를 줄였다. 팬케이크 렌즈는 얇은 필름 형태 반사판으로 빛을 여러번 굴절시켜, 초점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팬케이크 렌즈를 쓰더라도 기기 두께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왼쪽부터 일반적인 렌즈, 팬케이크 렌즈, 홀로케이크 렌즈 (출처: Meta)
홀로케이크 렌즈는 이보다 진보한 형태로, 얇고 평평한 렌즈를 사용한다. 빛을 굴절시켜 초점거리를 확보한다는 점은 비슷하다. 문제는 광원으로 레이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레이저는 더 넓은 색 영역을 구현할 수 있지만, 아직 제품에 적용하긴 어렵다. 상용화할만큼 기술이 성숙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보통 VR헤드셋은 LED 백라이트를 사용한다.
당분간 출시는 기대하기 어려워
단 미러레이크는 출시를 기대하기 어려운 기기다. 공개된 영상은 실제 제품이 아니라 렌더링된 것이며, 앞서 메타가 밝힌 목표는 빠른 시일 내로 달성하기 어렵다. 마크 저커버그( Mark Zuckerberg) 메타 최고경영자(CEO)조차도 개발까지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을 정도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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