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대기 오염’ 인식…활용 분야 살펴보니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좋아하는 음악을 골라 듣고, 카메라 앱으로 사진을 찍고, 인터넷으로 정보를 수집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면서 스마트폰의 활용도는 날마다 오르고 있다.
앞으로는 스마트폰으로 주변 공기가 얼마나 깨끗한지 측정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IT 매체 씨넷(CNET)은 내년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대기 오염도 측정 기능이 탑재될 수 있다고 12월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이 기능은 퀄컴이 올해 초 발표한 모바일 기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 Gen 3’에 이미 탑재됐다. 근간이 되는 기술은 이스라엘 스타트업 ‘모바일피직스(MobilePhysics)’가 개발했다.
모바일피직스는 2006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로저 콘버그 교수가 회장직을 맡은 환경 기술 스타트업이다. 평소 로저 콘버그는 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심장병보다 미세먼지로 사망하는 사람이 더 많다며, 미세먼지가 사람의 세포와 조직, 기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주장해 왔다.
스마트폰이 알아서 주변 공기 측정, 이상 있으면 조언도
스냅드래곤 8 Gen 3에 탑재된 모바일피직스 기능은 사용자 주변의 PM2.5 입자(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한다. 또한 스마트폰에 탑재된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식한 다음 대기질, 연기, 자외선 강도, 기온 같은 정보를 분석한다.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고 있어도 백그라운드에서 동작하며 사용자가 잠시 스마트폰을 꺼내보는 순간에 주변을 스캔할 수도 있다.
주변 환경이 인체에 유해하다고 판단되면 알림을 띄워주기도 한다. 자외선이 너무 강하면 그늘로 이동을 권장하고, 실내 대기질이 나쁘면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라고 알려준다. 사용자가 자는 동안에도 주변 상황을 모니터링한다. 한밤중 화재로 인한 연기가 인식되면 긴급 알림을 띄워 사용자를 깨운다.
AI 활용해 주변 정보 파악, 날씨 지도까지 만든다
해당 기술이 스냅드래곤 8 Gen 3 프로세서에만 탑재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정황상 주변 공기를 분석할 때 프로세서가 지원하는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능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피직스는 더 나은 AI 성능 덕분에 측정 시간이 단축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최신 고사양 스마트폰에는 이전보다 다양한 센서와 많은 카메라가 탑재돼 모바일피직스로 측정할 수 있는 환경 요소가 늘어나고 정확도도 향상됐다고 자평했다.
모바일피직스 기술은 아직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정보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분석할 수 있는 정보는 △날씨 △대기질 △빛 △소리 △장소 5가지로 나뉜다. 온습도와 강수량, 대기 중 미세먼지 종류와 농도, 광도와 자외선 강도, 소리 종류와 크기를 분석하고 실내와 실외를 구분할 수 있다.
한편 스마트폰으로 수집한 환경 정보를 한데 모아 날씨 지도를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날씨 지도를 활용하면 사용자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할 때 해당 지역의 날씨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기질 측정 기능, 플래그십 스마트폰 중심으로 탑재할 듯
모바일피직스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제품을 개발할 때 자사 기능을 탑재할지 선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제조사가 기능을 채택하면 사전 탑재 앱에 모바일피직스 대기 모니터링 앱이 추가된다. 따라서 사용자가 따로 앱을 설치할 필요는 없다.
과연 어떤 스마트폰이 모바일피직스 기술을 정식으로 도입할까. 아무 기기나 도입하진 못한다. 모바일피직스 기술이 들어간 스냅드래곤 8 Gen 3 AP를 사용해야 한다. 중급형 스마트폰이나 보급형 기기보다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도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기질 등 여러 환경 요소를 측정하는 센서도 탑재해야 한다.
아직 기술이 본격적으로 대중화되지 않아 지원 기기도 알려지지 않았다. 모바일피직스는 구글 픽셀 8과 샤오미 11 울트라로 대기질 측정 기능을 테스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미뤄볼 때 두 모델은 모바일피직스 기술 적용 조건을 충족한 기기라고 볼 수 있다. 단, 기능 탑재 여부는 제조사인 구글과 샤오미가 결정하므로 실제로는 도입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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