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이 CES서 공개한 ‘투명 디스플레이’는 어떤 모습?
해마다 열리는 CES 행사에서 가장 치열한 가전 분야는 ‘TV’다. 국내 가전 업체인 LG전자와 삼성전자는 1월 9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서 ‘투명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TV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투명 OLED 적용한 ‘LG 시그니처 올레드 T’
LG 전자는 지난 2013년 업계 최초로 올레드 TV를 출시했다. 이후 2019년에는 화면이 휘어지는 롤러블 올레드 TV, 2023년에는 무선 올레드 TV까지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다.
올해 CES 2024에서는 투명 OLED를 적용한 ‘LG 시그니처 올레드 T’를 선보였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이름 그대로 디스플레이가 ‘투명’하다는 점이다. 전원을 끄면 마치 투명한 유리창을 바라보듯 스크린 너머를 볼 수 있다.
화면은 투명하지만, 기존 TV처럼 사용하는 데엔 전혀 문제없다. 기존 올레드 디스플레이처럼 완전한 블랙 화면을 제공하는 ‘블랙 스크린 모드’를 제공한다. 최대 4K 해상도를 지원해 영화나 게임을 즐기기 알맞다.
하지만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적극 활용한 ‘투명 모드’도 지원한다. 스크린 뒤 공간과 화면 속 콘텐츠가 겹쳐 보이는 것. 여기에 AoD(Always on Display, 올웨이즈온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해 물고기나 나무, 행성 등 다양한 미디어아트를 상시 재생할 수 있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미디어아트를 투명 모드로 재생하면 색다른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화면 하단에는 유용한 정보를 표기하는 T-바(T-Bar) 기능도 지원한다. 뉴스 알림, 날씨, 재생 중인 음악 목록을 PC 작업 표시줄처럼 띄우는 기능이다.
블랙 스크린 모드와 투명 모드는 리모컨 버튼 한 번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다. LG 전자는 AI 성능이 4배 향상된 새로운 ‘알파 11’ AI 프로세서를 통해 이전보다 그래픽 성능은 70%, 처리 속도는 30% 빨라졌다고 한다.
투명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이유는 무엇일까? LG전자는 ‘개방감을 포함해 주변 인테리어와의 조화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기존 검은 화면이 집 안 인테리어를 저해한다고 느끼는 고객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전원을 제외한 연결선을 모두 제거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셋톱박스를 유선으로 연결하는 기존 일반 TV와 달리 무선으로 처리한다. LG전자 관계자는 ‘TV 전원을 제외한 모든 선이 사라져 공간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격은 더 높아지는데, 화질은 글쎄?
IT 전문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시그니처 올레드 T가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MLA) 기술을 적용해 밝기는 향상시킨 기존 LG 올레드 TV에 비해 화질이 떨어져 보인다고 밝혔다. MLA는 기존 OLED에 마이크로 사이즈의 초소형 렌즈를 적용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광 손실을 줄이는 기술이다. 동일한 에너지로 더 밝은 화면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됐다.
제품 가격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출시일이나 가격을 따로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외신에서는 과거 신제품보다 훨씬 비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참고로 롤러블 올레드 TV는 10만 달러(약 1억 3천만 원), 무선 올레드 TV는 4,999달러(약 650만 원)에 판매된 바 있다. 투명 디스플레이라는 아이디어는 참신하나, 비싼 가격에 소비자가 다가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투명 OLED보다 밝은 삼성전자 ‘투명 마이크로 LED’
삼성전자는 7일(현지시간) 삼성 퍼스트 룩 2024 행사를 열고 다양한 디스플레이 신기술을 공개했다. 그중 많은 참석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업계 처음으로 공개한 ‘투명 마이크로 LED’이다.
투명 마이크로 LED는 높은 투과율과 선명도를 제공한다. 화질도 다른 투명 디스플레이 대비 더욱 선명하다. 삼성전자는 명확한 비교를 위해 투명 마이크로 OLED와 나란히 전시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투명 마이크로 LED의 색상이 더 밝고 선명하게 표현된다.
게다가 공간 제약 없이 맞춤형 제작이 가능해 유리로 구성된 모든 공간을 디스플레이로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유리로 된 모든 벽면과 화면을 마이크로 LED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스플레이 기능을 갖춘 유리창이 사무실이나 아파트 창문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기존 마이크로 LED보다 비싼 가격 어쩌나
그러나 투명 마이크로 LED 역시 상당히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기존 마이크로 LED TV는 높은 가격 탓에 수요가 저조했다. 현재 판매되는 제품은 대당 1억 원을 훌쩍 넘는다. 일반 소비자가 구매할 엄두조차 낼 수 없는 가격인 탓에 전 세계 판매량이 수백 대에 불과하다고 한다.
게다가 투명 마이크로 LED는 일반 디스플레이보다 제조가 오래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양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과 LG의 투명 디스플레이 공개로 TV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두 업체 모두 완성 제품을 공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많은 기술 발전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TV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소니나 중국 TCL⋅하이센스 등 다양한 기업이 후발 주자로 뛰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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