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의 만남, 삼성전자가 선보인 ‘클링 밴드’는?
미래에는 손목에 스마트폰을 감고 다닐까? 2월 27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4에서 스마트 밴드 ‘클링 밴드(Cling Band)’를 공개했다. 손목에 디스플레이를 감는 전자기기로 스마트폰과 스마트 워치 기능을 함께 제공한다.
폰과 워치 둘 다 되는 ‘클링 밴드’
클링 밴드는 펴거나 손목에 감아 사용할 수 있다. 화면을 완전히 펼치면 일반 스마트폰과 유사하다. 후면 상단에 카메라 1개가 탑재돼 있고, 하단에는 충전 포트가 있다.
화면을 구부려도 스마트폰처럼 사용 가능하다. 공개된 이미지를 보면, 통화나 문자 같은 기본 기능뿐만 아니라 웹사이트, 서드파티 앱까지 실행된다. UI(사용자 인터페이스)는 구부림 정도에 따라 변경된다.
손목에 감은 상태에서는 스마트 워치의 역할도 한다.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헬스 케어 기능을 대거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심박수 측정 기능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기기 후면에 심박수를 측정할 수 있는 전용 센서가 탑재돼 있다. 공개된 이미지를 보면, 러닝 경로를 표시해 주는 기능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비법은 ‘플렉시블 OLED’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를 구부리기 위해 ‘플렉시블 OLED(Flexible OLED)’를 적용했다. 플렉시블 OLED란, 용어 그대로 부드럽게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플렉시블 OLED는 휘어지는 정도에 따라 △벤더블(Bendable) △롤러블(Rollable) △폴더블(Foldable) △스트레처블(Stretchable)로 분류한다. 롤러블은 종이처럼 돌돌 말 수 있는 형태, 폴더블은 갤럭시 Z 폴드나 Z 플립처럼 반으로 완전히 접을 수 있는 형태다. 스트레처블은 고무줄처럼 디스플레이를 자유롭게 늘렸다 줄이는 형태를 지칭한다. 클링 밴드는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는 벤더블 디스플레이에 해당한다.
기존 OLED와는 제조 기법이 다르다. 전통적인 OLED는 일명 리지드(rigid, 딱딱한) OLED라고 부른다. 디스플레이 하부 기판과 봉지 층에 ‘유리’를 사용해 딱딱하기 때문이다. 유리는 디스플레이 공정에 수없이 활용돼 왔지만, 유연성이 떨어진다.
반면, 플렉시블 OLED는 하부 기판에 유리 대신 PI(폴리이미드), 봉지 층에 TFE(박막 봉지)를 활용한다. PI는 일종의 플라스틱 소재로 유연하면서도 열에 강해 유리처럼 위로 유기물층을 쌓을 수 있다.
TFE는 얇은 필름 형태로, 무기막과 유기막을 번갈아 적층해 외부로부터 오염 물질을 막는다. 막을 여러 겹 쌓는 이유는 무기막으로는 충분하지 못해서다. 무기막은 오염 물질 침투를 막아주지만, 핀홀(pinhole)이라는 미세 구멍이 존재해 여러 겹을 쌓아야 한다. 유기물은 소재 특성상 표면이 고르지 못한 무기물을 안정적으로 쌓는 데 도움을 준다.
모토로라도 유사 컨셉 선보여
삼성전자와 유사한 스마트폰을 선보인 기업이 또 있다. 2월 26일(현지시간), MWC 행사에서 벤더블폰을 공개한 모토로라(Motorola)가 주인공이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10월 레노버 테크 월드 23(Lenovo Tech World 23)에서도 같은 컨셉을 선보인 바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이나 기능은 클링 밴드와 유사해 보인다. 외신에서는 투명 아크릴 상자에 들어있어 직접 착용해 볼 수는 없으나, 디스플레이의 유연성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모토로라는 구체적인 사양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IT 전문 매체 폰아레나(PhoneArena)를 포함한 여러 외신에서는 6.9인치 POLED(폴레드)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OLED는 하부에 유리 대신 플라스틱 기판과 이를 지지해 줄 보호 필름을 합착한 디스플레이다. 모토로라의 폴더블폰이나 롤러블 노트북 등 다양한 제품에 쓰인다.
클링 밴드처럼 원하는 형태로 변형해 사용 가능하다. 완전히 펴서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처럼 사용하거나, 반쯤 구부려 폴더블폰처럼 책상 위에 거치할 수 있다. 손목에 완전히 둥글게 감아 스마트 워치처럼 착용해도 된다.
출시 시점은 따로 알려진 바 없다. 외신에서는 삼성전자와 모토로라 모두 실제 출시보다는 미래 컨셉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큰 것으로 해석했다.
벤더블폰은 기존 스마트폰보다 작동이 어려울 수 있다. 디스플레이가 뒤로 휘어지는 만큼 기술적으로 개선할 점도 남아있어 보인다. 삼성전자와 모토로라 모두 이를 극복하고 신개념 벤더블폰을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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