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도로 펴지지 않는 갤럭시 폴드, 원인은 힌지 ‘이물질’
지난 3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자신이 보유한 갤럭시 Z 폴드 4가 180도로 펴지지 않는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사용 기간이 2년이 넘지 않았는데, 완전히 펼치면 178도 가량 된다는 것.
해당 글을 올린 레디터(@ahmed1smael)는 문제 원인을 ‘힌지(경첩)’로 추측했다. 힌지는 폴더블폰을 접었다 펼쳤다를 할 수 있게 해주는 부품이다. 다행히 제품 보증 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라 삼성전자에 수리를 요청했는데, 삼성전자는 힌지에 스크래치가 있다는 이유로 무상 수리를 거절했다.
이 때문에 그는 기기를 결국 직접 분해했는데, 먼지 덩어리와 머리카락이 힌지 내부에 쌓여 있는 걸 발견했다. 이를 모두 제거했더니 문제가 해결됐다고 한다.
IT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은 힌지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건 폴더블폰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이 힌지에 적용한 스위퍼는 효과가 있지만 문제는 여전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플립보다 더 큰 힌지를 사용하는 폴드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힌지는 60개가 넘는 부품이 사용되는 복잡한 장치다. 폴더블폰을 사용해 보았다면 알 수 있듯 구조상 화면이 접히고 펼쳐질 때 본체와 힌지 사이 틈으로 이물질이 들어가 쌓일 수밖에 없다.
이를 막기 위해 삼성전자는 ‘스위퍼’를 개발하기도 했다. 힌지와 본체 사이의 틈을 최소화해 이물질이 힌지로 유입되는 걸 줄여주는 기술이다.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본체와 힌지 사이의 틈을 어떻게 최소화할지가 관건인데, 특히 힌지에 적용되는 만큼 조건이 까다로웠다. 일단 내구성(수명 조건)이 높아야 했다. 삼성전자는 신형 폴더블폰을 출시하기 전, 폴딩 테스트를 20만 회 이상 진행한다. 스위퍼는 이를 버텨야 한다.
여기에 탄성과 유연성을 가지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특정 부품으로 인해 화면을 접었다 펼치는 경험이 나빠진다면 사용하기 어렵다. 여기에 힌지에 적용할 수 있는 작은 사이즈로 구현할 수 있어야 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기술의 아이디어를 청소기 솔에서 얻었다. 청소기 솔은 파이버(섬유)로 이루어진 탄성체다. 두께 자체도 상당히 얇다. 이를 착안해 1mm 이하의 얇은 브러쉬를 만들어 적용한 것. 이를 ‘스위퍼’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가느다란 브러시를 본체와 힌지 사이의 틈에 배치해, 힌지가 접히거나 펼쳐질 때 빗자루로 먼지를 쓸 듯 스위퍼가 틈새를 끊임없이 쓸어내는 방식으로 이물질 유입을 최소화한 것이다.
물론 스위퍼를 추가해도 이물질을 완벽히 차단할 수는 없다. 레딧에서 문제 된 갤럭시 Z 폴드 4에도 스위퍼가 들어있다.
작년 하반기에 출시된 갤럭시 Z 폴드 5에는 새로운 힌지가 쓰이기도 했다. 정식 명칭은 ‘플렉스 힌지’인데, 디스플레이가 접혔을 때 모양이 물방울과 비슷한 모양이라 ‘물방울 힌지’라고도 불린다. 물방울 힌지는 기존 U자형 힌지보다 내부 디스플레이를 안쪽으로 깊숙이 말아 넣는 방식이다. 디스플레이를 펼쳤을 때 주름이 거의 안 보이는 장점이 있으며, 접었을 때 중간에 뜨는 부분 없이 완전 밀착된다.
물방울 힌지는 중국 폴더블 스마트폰에는 많이 쓰이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 5에 와서야 적용했다. 이는 방수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에 방수를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갤럭시 Z 폴드 3에서 부터다. IPX8 지원하기 시작했다. 플렉스 힌지를 적용한 갤럭시 Z 폴드 5 또한 기존처럼 IPX8 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방진 기능은 여전히 없어 먼지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기존 힌지보다 이물질 유입을 최소화하도록 구조적인 설계를 적용했을 뿐이다. 현재로서는 힌지를 사용하는 폴더블폰 구조상 먼지 유입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폴더블폰 중에서 방진 등급을 받은 제품은 출시된 적 없다.
위에 언급한 레디터의 사례에서 보듯 폴더블 스마트폰의 힌지에 이물질이 쌓이는 건 피할 수 없는 부분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장기간 사용하다 보면 폴더블폰이 완전히 펼쳐지지 않는 현상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레디터는 화면이 완전히 펴지지 않을 경우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받을 것을 권장했다. 직접 분해해 이물질을 빼면 비용은 아낄 수 있으나, 시간이 오래 걸리고 파손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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