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차량용 AI 비서 출시 정황 포착됐다

박진수 에디터 2024.05.13 조회수

테슬라, 차량용 AI 비서 출시 정황 포착됐다

테슬라(Tesla) 차량에는 음성 인식 서비스가 제공된다. 음성 명령을 내리려면 모델 S와 모델 X에서는 스티어링 휠에 있는 우측 상단 버튼을 눌러야 하며, 모델 3와 모델 Y에서는 터치 스크린에서 마이크 버튼을 탭 하면 된다.

음성 명령은 터치 스크린에 있는 기능 대부분 가능하다. 단, 주행 관련 내용은 명령할 수 없다. 주행 모드나 속도 조절은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해당 기능은 단순히 음성으로 기능을 실행하는 역할이 전부다. AI 비서 같은 역할은 아니다. 그런데, 테슬라가 이를 업데이트하려는 듯하다. 5월 2일(현지시간), 자동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electrek)은 테슬라가 자체 AI 음성 비서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관련 코드는 최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버전 2024.14.3에서 발견됐다. 지난 4월 예고된 봄맞이 대규모 업데이트로 최근 배포되기 시작했다.

해커 그린(Green)은 평소 테슬라 코드에서 아직 공개되지 않은 기능을 자주 찾아내곤 하는데, 자신의 엑스(X) 계정에 관련 코드를 공개했다. 코드에는 ‘테슬라 음성 도우미(Tesla Voice Assistant)’라는 용어가 들어있다.

활성화는 애플 시리처럼 음성으로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버튼을 누르거나 터치 패드를 탭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목소리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제니(Jenny)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니는 운영체제 윈도우 11에 탑재된 음성 중 하나다. 윈도우 11에는 화면에 있는 텍스트를 읽어 음성으로 변환(TTS)해 주는 기능이 있다. 음성은 남성과 여성 중 택할 수 있는데, 제니는 여성 옵션 중 하나다.

테슬라가 AI 음성 비서 도입에 관해 아직 공식 입장은 없다. 그러나 일렉트렉을 포함한 여러 외신에서는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코드에 아마존 뮤직을 지원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현재 테슬라는 아마존과 계속해서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버전에서는 오더블(Audible) 앱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오더블은 아마존에서 만든 오디오북 앱으로, 18만 개가 넘는 오디오북과 팟캐스트 콘텐츠를 제공한다. 업데이트를 완료하면 오더블을 기본 미디어 앱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과거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발언도 주목할 만하다. 머스크는 지난 2023년 11월 본인 AI 스타트업 xAI와 테슬라가 긴밀히 협력할 예정이며, AI 챗봇 그록(Grok) 역시 테슬라 전기차에 통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궁극적으로는 운전자가 차량에서 수동으로 입력할 사항이 없도록 하겠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록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다. xAI가 개발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 그록-1을 기반으로 작동한다. 다른 AI 챗봇보다 유머와 반항적인 성격을 띤다. 머스크도 공개 당시 그록이 다른 AI보다 비꼬는 듯한 유머 감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현재는 엑스에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광고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월 16달러(약 2만 1,700원) 요금제인 프리미엄 플러스 가입자만 이용 가능하다.

테슬라 차량에서 그록을 지원할 경우,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차량 기능만 실행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