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MS)
지난 2022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에 애를 먹고 있을 때, 예상치 못한 정보가 유출됐다. 회사가 모바일 기기에 게임을 제공하는 ‘모바일 엑스박스 게임 스토어’를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접 모바일 게임을 판매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해가 지나도 엑스박스 모바일 스토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관련 소식이 다시 전해진 건 이듬해부터다. 지난해 3월, 필 스펜서(Phill Spencer) 마이크로소프트 게임 총괄은 외신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와 인터뷰에서 엑스박스 모바일 게임 스토어를 개발 중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이 제정한 디지털시장법(DMA)이 본격 시행되면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MS, 약속대로 7월 게임 스토어 공개
5월 10일(현지시간) 캐나다 IT 매체 안드로이드폴리스(AndroidPolice)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올해 7월 모바일 엑스박스 게임 스토어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사라 본드(Sarah Bond) 엑스박스 부문 사장은 블룸버그 태크 서밋에서 모바일 게임 스토어를 7월 공개할 예정이며, 안드로이드와 iOS 모두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출처: MS)
본드 사장은 “7월 모바일 스토어를 출시하겠다”며 “우리가 가진 타이틀을 가져오는 것으로부터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유한 게임부터 먼저 스토어에서 제공하겠다는 얘기다. 회사가 먼저 선보일 유력한 게임은 캔디 크러시와 마인크래프트다. 캔디 크러시는 캐주얼 모바일 게임이다. 마인크래프트는 전 세계적인 비디오 게임으로 모바일 버전도 존재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한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모바일 게임이 눈에 띈다. IT 매체 더 버지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 스토어에 콜 오브 듀티 모바일 버전을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본드 사장이 직접 언급한 캔디 크러시도 액티비전 블리자드 게임이다. 정확히는 지난 2015년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인수한 모바일 게임 제작사 킹(King)의 작품이다.
엑스박스 모바일 게임 스토어 출시 가능성이 처음 나온 2022년, 필 스펜서 회사 게임 총괄은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의 핵심이 게임사 킹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 게임 성공을 위해 인지도 높고 역량 있는 게임사를 원했다는 얘기다. 엑스박스 모바일 게임 스토어에는 그간 노력으로 얻은 게임사 작품이 여럿 출시될 듯하다.
(출처: 킹)
앱 형태 아니다…시작은 웹으로
본드 사장은 “모든 기기, 모든 지역, 어떤 일이 있어도 접속할 수 있도록 웹 형태로 시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어떻게 웹 형태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모바일 기기에 게임을 제공할지는 불분명하다.
일각에서는 클라우드 게임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클라우드 게임이란, 실제 게임은 서버에서 구동하고 게임 플레이 화면을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기술이다. 넷플릭스와 비슷하다. 넷플릭스는 동영상 화면을 네트워크로 전송하고, 클라우드 게임은 게임 화면을 사용자에게 보낸다. 네트워크 환경만 원활하면 구형 기기로도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이밍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고사양 비디오 게임을 스트리밍하는 엑스박스 서비스다.
왜 시작이 웹 방식일까
(출처: MS)
마이크로소프트가 웹 형태 스토어를 결정한 이유는 애플의 폐쇄적인 생태계 때문이다. 구글 안드로이드는 제3자 스토어 진출을 허용한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외부 스토어를 사용할 수 있는 이유다. 반면 애플은 타사 스토어 진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유럽연합의 경우 디지털 시장법으로 애플의 빗장을 열었지만, 그 외 지역은 여전히 똑같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모바일 게임 스토어를 전 세계 모든 사용자에게 제공하려면 애플 생태계를 우회해야 한다. 다행히 애플은 클라우드 게임을 허용한다. 지난해까지는 웹 앱 형태로만 받아들였지만, 올해 초 유럽연합 규제 준수 일환으로 앱 형태 클라우드 게임도 허가하기로 했다. 클라우드 게임만 제공한다면, 추후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체 스토어를 애플 생태계에 앱으로 출시해도 무방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목표는 이보다 큰 듯하다. 본드 사장은 “생태계가 조성되면 그다음 모바일 게임 스토어를 확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처럼 앱 형태 게임 스토어 출시를 염두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더 버지는 “웹 스토어는 성공하기 어렵다”며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애플 앱 마켓 라이벌 출시를 암시한 것”이라고 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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