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저 이미지에서 로그 엘라이 X로 추정되는 검은색 기기가 포착됐다 (출처 : ASUS)
대만 컴퓨터 제조사 에이수스(ASUS)가 자사 휴대용 게이밍 PC ‘로그 엘라이(ROG Ally)’ 후속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5월 10일(현지시간) 해외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를 통해 발표했다.
최근 여러 해외 매체를 통해 에이수스가 로그 엘라이 2세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에이수스는 이번에 개발 중인 제품이 로그 엘라이 2세대가 아니라 ‘로그 엘라이 X’라고 언급했다. 2세대는 제품 성능을 비롯한 전체 사양이 크게 향상돼야 하는데, 이번에 선보일 제품은 1세대에서 불편하다고 지적된 점을 개선한 부분 변경 제품이기 때문이다.
연산 성능은 그대로, 그래픽·멀티태스킹 성능은 개선
로그 엘라이 (출처 : ASUS)
로그 엘라이 X에는 전작과 동일한 AMD 라이젠 Z1과 Z1 익스트림 프로세서가 탑재될 예정이다. 따라서 CPU 연산 성능은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 램 용량이 늘면서 그래픽 처리 환경과 멀티태스킹 성능은 소폭 개선될 수 있다.
로그 엘라이가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할 땐 CPU에 탑재한 내장 그래픽을 사용한다. 외장 그래픽카드와 달리 내장 그래픽에는 그래픽 전용 램(VRAM)이 없으므로 데이터를 처리하려면 시스템 램으로부터 메모리를 일정량 할당받아야 한다. 즉, 다른 프로그램에 할당할 램이 그만큼 줄어든다.
에이수스는 로그 엘라이 X의 램 용량을 전작(16GB)보다 늘리겠다고 밝혔다. 내장 그래픽에 더 많은 메모리를 할당할 수 있고 여러 프로그램을 구동하는 멀티태스킹 성능도 개선될 전망이다. 단, 내장 그래픽에 할당하는 메모리가 늘어난다고 해서 그래픽 연산 성능이 향상되는 건 아니다. 텍스처가 복잡하고 오브젝트가 많은 게임을 할 때 버벅대는 문제는 많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작서 불만 컸던 배터리 용량 대폭 늘린다
로그 엘라이 분해 사진 (출처 : iFixit)
로그 엘라이 1세대는 내부 공간이 충분한데도 너무 작은 배터리를 탑재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고사양 게임을 2시간도 채 즐길 수 없었다. 에이수스 수석 부사장 숀 옌(Shawn Yen)은 로그 엘라이를 개발할 때 소비자가 가벼운 제품보다 다소 무겁더라도 배터리가 오래가는 제품을 원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그는 1세대 사용자로부터 배터리 지속 시간을 늘려달라는 요구를 가장 많이 받았다며, 이번 제품은 내부 구조를 바꿔 훨씬 큰 배터리 팩을 탑재했다고 밝혔다. 배터리 용량이 40% 이상 늘어나며, 고사양 게임을 3시간 이상 구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그 엘라이 X, 1세대 사용자 불만 어떻게 해결할까
이외에도 에이수스는 로그 엘라이 1세대 사용자의 피드백을 최대한 수렴하려고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에이수스 수석 제품 관리자 가브리엘 멍(Gabriel Meng)은 배터리뿐만 아니라 저장 공간, 그래픽 성능, 램(RAM), 외부 단자 등 많은 부분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로그 엘라이에는 M.2 2230 SSD를 장착할 수 있다 (출처 : iFixit)
SSD 규격이 기존 M.2 2230에서 M.2 2280으로 바뀐다. M.2 2230 SSD는 길이가 30mm에 불과해 로그 엘라이나 스팀 덱 같은 휴대용 게이밍 PC에 사용하기 적합했다.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에 사용하는 M.2 2280 SSD는 길이가 80mm로 비교적 길지만 대중적인 규격이다 보니 제품 가짓수가 훨씬 많다. 에이수스는 로그 엘라이 X에 M.2 2280 SSD 규격을 채택해 더욱 다양한 SSD로 손쉽게 교체할 수 있다고 알렸다.
에이수스는 로그 엘라이 X에 교체 가능한 조이스틱 모듈을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조이스틱이 고장 나면 수리하기 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그립, 트리거, D패드를 비롯한 조작부도 일부 개선하고 컨트롤러 색상을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바꿨다. 단, 하드웨어 구조가 바뀌면서 무게는 이전보다 다소 무거워질 예정이다.
로그 엘라이에서 발생한 열은 제품 상단으로 배출된다 (출처 : ASUS)
전작에서 논란이 됐던 SD카드 슬롯 과열 문제도 언급했다. 로그 엘라이 1세대의 SD카드 슬롯은 열 배출구 바로 옆에 있었는데, 고사양 모드로 장시간 게임을 하면 슬롯이 과열돼 고장 나는 문제가 발생했다. 에이수스는 로그 엘라이 X의 메인보드를 다시 설계하면서 SD카드 슬롯 위치를 옮겼다고 전했다.
로그 엘라이 X는 오는 6월 2일 정식 공개되며 가격은 1세대보다 약간 높게 책정될 예정이다. 경쟁 제품인 스팀 덱은 2023년 OLED 버전으로 개편하면서 가격은 그대로 유지한 바 있다. 에이수스는 로그 엘라이 X를 출시한 뒤에도 소비자 선택지를 늘리기 위해 1세대 제품을 단종시키지 않고 할인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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