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EOS R1 (출처 : Canon)
일본 광학기기 제조사 캐논(Canon)이 전문가용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EOS R1’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5월 15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했다.
캐논 카메라 라인업과 제품 등급은 모델명에 포함된 숫자로 구분한다. 자릿수가 적고 숫자가 작을수록 고급 모델이다. 예를 들어 EOS 1D 시리즈 DSLR 같은 전문가용 최상위 제품군에는 숫자 1이 들어간다. 하이엔드 제품에는 EOS 5D, EOS R5처럼 숫자 5가 포함된다. 중급기에는 숫자 6이나 7을 주로 넣는다.
EOS 90D, EOS R10처럼 두 자리 숫자가 들어간 제품은 대부분 중급기며 EOS 100D, EOS R100 등 세 자리 숫자가 들어간 제품은 입문용으로 적합한 보급기다. DSLR에는 네 자리 숫자가 들어간 최하위 제품군도 있으나 최근에는 출시하지 않았다.
모델명 규칙에 따르면 캐논이 이번에 발표한 EOS R1은 명실상부 최상위 플래그십 카메라다. 전문가용 고성능 카메라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스포츠 촬영이 잦은 방송국과 언론사에서도 눈독 들일 만한 제품이다.
RF 마운트 카메라 출시 6년 만에 1 시리즈 선보인다
EOS R3(왼쪽)와 비교해 달라진 부분을 표시한 이미지 (출처 : PetaPixel)
캐논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 R 시리즈를 2018년 공개한 뒤 지금까지 1 시리즈 제품군을 선보이지 않았다. 2021년 11월 DSLR에 없었던 3 시리즈 ‘EOS R3’를 출시한 적은 있었다. 1 시리즈처럼 전문가를 주 소비층으로 삼은 플래그십 카메라다. △디직(DIGIC) X 프로세서 △듀얼픽셀 CMOS AF II 기술 △5축 손떨림 보정 △시선 추적 AF 등 최신 사양과 기능을 갖췄다. 그러나 언젠가는 EOS R1이 출시될 것이라며 계속 기다린 소비자도 있었다.
이날 캐논이 공개한 EOS R1 이미지를 보면 가장 먼저 세로그립 일체형 구조가 눈에 들어온다. EOS 1D 시리즈 DSLR을 비롯한 전문가용 카메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다. 세로로 긴 사진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90도 돌려도 그립을 잡는 방향이 같아 손목에 부담이 적다. 내부 공간이 일반 카메라보다 크기 때문에 부품을 더 많이 탑재할 수 있고 발열 해소에 유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EOS R3도 세로그립 일체형 구조를 채택했다. 따라서 그동안 EOS R3를 사용했다면 EOS R1을 구매해도 형태가 비슷하므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 제품 크기나 일부 버튼의 위치·각도가 조금씩 바뀌었으므로 곧바로 적응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프로세서 추가, 딥러닝 도입…스포츠 촬영에 강점 보여
EOS R1에도 디직 X 프로세서가 탑재될 예정이다 (출처 : Canon)
캐논은 EOS R1의 사진·영상 성능이 EOS R3보다 향상되고 스포츠, 뉴스 보도,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요구하는 높은 조건을 충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지 처리 프로세서는 EOS R3에 탑재했던 디직 X를 그대로 사용하는 대신 디직 엑셀러레이터(Accelerator)라는 프로세서를 추가로 탑재해 대용량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하고, 새로운 CMOS 센서를 장착해 AF(자동 초점) 성능을 끌어올렸다고 덧붙였다.
한편 캐논은 이미지 처리 시스템에 딥러닝 기술을 접목해 피사체 인식 속도와 정밀도를 향상시켰다고 밝혔다. 피사체 추적 정확도가 향상돼, 처음 초점을 잡은 피사체 앞으로 다른 피사체가 지나가도 초점이 풀리지 않는다. 여러 선수가 움직이는 팀 스포츠 경기에서 한 선수를 계속 추적해 촬영해야 하는 상황에 유용하다.
또한 피사체의 상태를 분석해 움직임을 인식하고 예상하는 ‘동작 우선’ AF 모드가 추가됐다. 예를 들어 한 선수가 공을 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면 그 선수가 화면에서 가장 중요한 피사체라고 카메라가 스스로 판단해 초점을 맞춘다.
영상 처리 시스템에도 딥러닝이 결합됐다. 기존에 PC 전용 소프트웨어로 제공하던 노이즈 감소 기술이 EOS R1에 탑재됐다. 플래그십 카메라의 우수한 성능과 딥러닝 기반 기술을 활용해 스포츠 경기에서 사진과 영상을 더욱 쉽고 편하게 찍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부 사양 공개는 아직, 파리 올림픽서 실물 볼 수 있을 듯
EOS R1 실물은 파리 올림픽 현장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아직 개발 발표 단계다 보니 EOS R1의 모든 사양을 공개하진 않았다. 자세한 사양과 제품 후면을 비롯한 일부 디자인은 정식 발표 시점에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캐논은 현재 EOS R1 현장 테스트를 진행하는 중이며 올해 안에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향후 개최할 국제 스포츠 행사도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시기상 올해 7월 프랑스에서 열릴 2024 파리 올림픽 현장에서 스포츠 기자를 대상으로 EOS R1 대여 서비스를 운영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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