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애플)
아이폰에 ‘통화 녹음’이 추가된다. 6월 10일(현지시간) 개최된 WWDC(세계개발자회의) 2024에서 애플은 iOS 18에 통화 녹음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는 통화 녹음 기능이 지원된다. 하지만 아이폰은 지금껏 통화 녹음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업무상 통화 녹음이 필요하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도 적잖다.
(출처: 앱스토어)
아이폰 통화 녹음은 단순히 녹음만 해주는 건 아니다. 녹음한 내용을 분석해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가 요약도 해준다. 전체 내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세한 내용은 함께 제공되는 스크립트(전사)를 확인하면 된다.
통화 내용을 분석한 뒤 요약해 주는 애플 인텔리전스는 이번 WWDC 2024에서 공개된 생성형 AI 시스템이다. 아이폰, 아이패드, 매킨토시 등 모든 애플 생태계에 적용될 예정이다.
애플 최고 경영자(CEO) 팀 쿡(Tim Cook)은 ‘애플 고유의 방식으로 생성형 AI를 개인 상황과 맥락에 맞게 제공한다’며, ‘사용자에게 중요한 일을 쉽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출처: 애플)
다만, 통화 내용을 텍스트로 전환해주는 지원 언어에 현재 한국어는 빠져 있다. 애플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영어(미국, 호주, 캐나다, 인도, 아일랜드, 뉴질랜드, 싱가포르), 스페인어(미국, 멕시코, 스페인), 프랑스어(프랑스), 독일어(독일), 포르투갈어(브라질), 일본어(일본), 표준 중국어(중국 본토, 대만), 광둥어(중국 본토, 홍콩) 등을 지원한다.
애플은 그동안 제공하지 않았던 통화 녹음 기능을 처음으로 공개했지만, 생성형 AI를 활용하다 보니 언어 장벽이 생겼다. 추후 한국어도 지원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만, 당장 언제가 될지 알 수 없다.
애플이 올가을 iOS 18을 배포하더라도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후속 업데이트를 기다려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국어를 지원해도 고려할 게 하나 더 있다. 지원 기기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아이폰 15 프로 이상부터 지원된다. 지금껏 출시된 아이폰 기준으로는 아이폰 15 프로와 아이폰 15 프로 맥스에서만 작동한다는 이야기다. 아이폰 15 프로 이하는 모델에서는 통화 녹음을 쓰지 못할 수도 있다. 통화 녹음을 오래 기다렸다면 아쉬운 대목이다.
(출처: 애플)
갤럭시폰은 예전부터 통화 녹음 기능을 지원했다. 지난 1월에는 갤럭시 AI를 통해 녹음된 통화 내용의 스크립트와 요약본을 제공하고 있다. 애플과 달리 번역 기능도 지원한다. 스페인어로 대화했더라도 한국어로 번역된 스크립트와 요약본을 받아볼 수 있는 셈이다. 실시간 통역 통화(AI Live Translate Call) 기능까지 제공한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해도 AI가 설정된 언어로 대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번역해 준다.
모든 대화 내용은 온디바이스 AI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아도 AI로 통화 내용을 기록하고 번역할 수 있는 이유다. 모든 내용은 기기에 저장되기 때문에 유출 위험도 적다.
현재 국내에서도 아이폰에서 통화 녹음을 이용할 수는 있다. SK텔레콤이 선보인 ‘에이닷’을 사용하면 된다. 에이닷은 일반 전화를 모바일 앱으로 우회해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우회해 통화 녹음을 제공하고 있다. 단, SK텔레콤 이용자만 쓸 수 있다.
(출처: 애플인사이더)
그동안 애플은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철저히 통화 녹음을 배제해 왔다. 특정 국가나 지역에서는 상대방 동의 없이 통화를 녹음하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13개 주에서 상대방 동의 없는 통화 녹음은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나라별로 법이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iOS 18의 통화 녹음 기능은 녹음을 시작하면 상대방에게 녹음 사실을 자동으로 안내하게 된다. 구글 픽셀에도 통화 녹음 시 자동 안내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국내는 상대방 동의 없는 통화 녹음이 합법이다. 법정에서 증거로 활용하려면 여러 조건을 따져봐야 하지만, 녹음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여타 스마트폰 제조사에서 고지 없이 통화 녹음을 지원할 수 있었던 이유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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