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장기간 사용하다 보면 저장 공간이 부족해는 순간이 온다. 이럴 때면 용량이 큰 파일을 삭제하거나 다른 매체에 백업해야 한다. 많은 소비자가 컴퓨터에 파일을 백업하는 길을 선택하는데, 스마트폰에서 컴퓨터로 많은 파일을 전송하려면 USB 케이블이 있어야 한다. 사진을 한두 장 옮기는 정도라면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가 지원하는 ‘나에게 보내기’ 기능이 좀 더 편리하지만, 옮길 파일이 많거나 용량이 크면 메신저나 클라우드를 거쳐 보내기 어려워진다.
스마트폰을 컴퓨터에 유선으로 연결하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파일을 옮기는 동안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없고 케이블이 짧다면 스마트폰을 자유롭게 사용하기도 어렵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사용하는 MTP 방식은 파일 다중 복사를 지원하지 않고 전송 도중 오류로 취소되는 일도 빈번하다. 차라리 무선으로 파일을 전송하는 게 안정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다.
이런 불편함에서 해방되고 싶다면 조금만 기다려 보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컴퓨터에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저장된 파일을 무선으로 관리하는 기능을 개발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유선 연결 안 해도 ‘파일 탐색기’에 스마트폰 뜬다
모바일 기기 관리 설정 화면 (출처 : 엑스 @PhantomOfEarth)
해외 IT 매체 XDA는 윈도우에서 숨겨진 기능을 찾는 팁스터 ‘PhantomOfEarth’가 엑스에 공유한 소식을 인용해, 컴퓨터에 스마트폰을 유선으로 연결하지 않아도 파일 탐색기로 스마트폰에 저장된 파일을 보고 관리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6월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설정은 윈도우11 운영체제에 기본으로 설치된 ‘휴대폰에 연결’ 앱에 탑재될 예정이다. 팁스터가 엑스에 업로드한 스크린샷을 보면 앱 설정의 ‘모바일 기기 관리’ 항목에서 ‘파일 탐색기에 모바일 기기 보이기(Show mobile device in File Explorer)’ 옵션을 찾을 수 있다. 이름으로 미루어 볼 때, 스마트폰을 케이블로 연결한 것처럼 파일 탐색기의 장치 및 드라이브 목록에 스마트폰을 추가하는 기능으로 보인다.
휴대폰에 연결 앱으로 스마트폰 갤러리를 연 모습 (출처 : Microsoft)
지금도 ‘휴대폰에 연결’ 앱을 통해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이나 동영상을 케이블 없이 볼 수 있다. 그러나 컴퓨터에서 휴대폰에 연결 앱을 실행하고 사진 탭을 열어야 하므로 파일 탐색기에 비해 사용하기 번거롭다. 게다가 사진과 동영상이 아닌 파일은 휴대폰에 연결 앱으로 볼 수 없으며,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을 스마트폰의 원하는 폴더에 넣는 기능도 지원하지 않는다.
이번에 발견된 기능은 기존 유무선 연결 방식의 장점만 모았다. 휴대폰에 연결 앱을 기반으로 한 기능이라 케이블이 필요 없다. 파일 탐색기로 스마트폰에 저장된 파일을 보고 관리하므로 컴퓨터에 저장된 파일을 스마트폰의 원하는 경로에 복사하거나 스마트폰 파일을 컴퓨터로 백업하기 한결 편해질 전망이다.
파일 전송 속도나 안정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무선으로 연결한다는 특성상 주변 환경에 따라 전송 속도가 떨어지거나 신호 간섭으로 오류가 발생해 전송이 취소될 수 있다. 또한 해당 기능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만 지원하므로 아이폰 사용자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보안 정책상 파일 관리 권한 허용해야, 정식 도입 일정은 미정
새 기능에는 파일 접근 권한이 필요하다 (출처 : 엑스 @PhantomOfEarth)
이 기능을 이용하려면 스마트폰에 저장된 파일을 관리하는 권한이 있어야 한다. 컴퓨터에서 ‘파일 탐색기에 모바일 기기 보이기’ 옵션 바로 아래 위치한 ‘권한 허용하기(Allow permissions)’ 하이퍼링크를 누르면 스마트폰에 파일 접근 권한을 요청하겠다는 팝업이 뜬다. 여기에서 ‘알림 보내기(Send notification)’ 버튼을 누르면 스마트폰에 기본 설치된 ‘윈도우에 연결’ 앱에서 파일 관리 권한을 요청하는 팝업이 나타난다. 이를 허용하면 기능을 사용할 준비가 완료된다.
이 과정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요구하는 보안 정책을 준수하기 위해 필히 거쳐야 한다. 다소 번거로워 보이지만, 권한을 한 번 부여하면 앱을 장기간 사용하지 않거나 권한을 수동으로 취소하지 않는 한 다시 권한을 요청할 일은 없다.
보도 시점에 해당 기능은 아직 정식으로 도입되지 않았다. 엑스에 팁스터가 공개한 스크린샷은 윈도우에 숨겨진 기능이 보이도록 강제로 활성화한 상태에서 촬영했다. 소식을 보도한 XDA는 해당 기능이 언제 적용될지 알 수 없지만, 정식 도입되기 전에 윈도우11 개발자 빌드나 참가자 미리 보기 채널에 먼저 배포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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