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애플)
6월 10일(현지시간),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WWDC(세계개발자회의) 2024를 공식 개최하고, 자사 디바이스의 차세대 운영체제를 소개했다.
이번 행사에서 화제를 모은 건 단연 ‘생성 AI’다. 애플은 생성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공개했다. 애플 주요 기기인 아이폰, 아이패드, 맥에서 모두 애플 인텔리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출처: 애플)
하지만 지원 기기가 한정적이다. 아이폰은 아이폰 15 프로 이상부터 지원한다. 최신 모델인 아이폰 15와 아이폰 15 플러스에서도 생성 AI 기능을 이용할 수 없다. 아이패드와 맥은 M1 칩 이상이 필요하다.
지원 여부는 ‘프로세서’에 달려있다. 애플이 발표한 제품 목록을 보면, 아이폰의 경우 A17 프로 칩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참고로 아이폰 15는 아이폰 14 프로에 쓰인 A16 바이오닉 칩이 쓰였다.
(출처: 나인투파이브맥)
A17 프로 칩은 전작 대비 내장 트랜지스터 개수를 대폭 늘렸다. 총 190억 개로 M2 칩(200억 개)과 맞먹는다. 150억 개인 A15 바이오닉 대비 약 26%, 160억 개인 A16 바이오닉 대비 약 18.7% 늘었다.
CPU(중앙처리장치)는 고성능 코어 2개 + 저전력 코어 4개로 구성됐다. GPU(그래픽처리장치)는 고성능 게임과 그래픽 성능을 보강하기 위해 5코어에서 6코어로 늘렸다. 그동안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40 시리즈, AMD 라데온 RX 6000/7000 시리즈, 인텔 아크 A시리즈 등 PC용 GPU에서 볼 수 있던 레이트레이싱도 지원하기 시작했다.
AI 연산을 담당하는 NPU(뉴럴엔진) 코어는 전작과 동일한 16개다. 다만, 최대 연산량은 초당 35조 회로 대폭 늘었다. A16 바이오닉은 초당 17조 회, M2 프로와 맥스는 초당 15조 8천억 회까지 처리한다.
(출처: 애플)
애플 실리콘 M 시리즈는 지난 2020년 처음 등장했다. 애플은 자사 매킨토시 컴퓨터용으로 설계한 최초의 SoC M1 칩을 선보였다. 지난달에는 신형 아이패드와 함께 M4 칩을 공개하기도 했다. CPU는 성능 코어 4개와 효율 코어 6개, GPU는 전작 M3 칩 10코어 아키텍처를 그대로 적용했다. 역대 가장 강력하다는 뉴럴 엔진은 초당 38조 회 연산을 처리한다.
현재로선 애플 인텔리전스를 지원하는 기기가 아이폰 15 프로, 아이폰 15 맥스 두 종밖에 없다. 올 9월에 출시될 아이폰 16 시리즈가 나와야 지원 기기가 늘어나는 셈이다. 애플 전용 생성 AI를 기다렸다면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새로운 ‘쓰기 도구’ (출처: 애플)
애플 인텔리전스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새로 공개된 ‘쓰기 도구’를 활용하면 메일, 메모, 페이지, 서드파티 앱에서 작성한 글을 재작성, 교정, 요약할 수 있다.
기사나 수업 시간에 작성한 필기 내용도 요약해 주며, 메일 내용을 분석해 초대장같이 시간에 민감한 메일은 상단에 올려준다. 사진은 설명만 입력하면 찾을 수 있다. 앨범에서 직접 스크롤 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 (출처: 애플)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Image Playground)’도 새롭게 선보였다. 이미지 플레이그라운드는 직접 생성 AI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일단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스케치 중 하나를 선택한다. 테마, 의상, 액세서리, 장소 등 카테고리에서 원하는 옵션도 골라준다. 여기에 이미지에 관한 짧은 설명을 입력하면 단 몇 초 만에 생성형 이미지가 완성된다.
모든 이미지는 애플 기기에서만 제작된다.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는 이유다. 메시지, 키노트, 프리폼 등을 포함한 여러 서드파티 앱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메시지에는 기본적으로 내장돼 있으며, 독립형 앱도 따로 출시될 예정이다.
챗GPT 탑재한 시리 (출처: 애플)
시리(Siri)에는 챗GPT를 탑재했다. AI 모델은 지난달 오픈 AI에서 공개한 멀티모달 AI ‘GPT-4o’를 사용한다. 애플이 공개한 시리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기존 시리는 AI 음성 비서였지만, 기본적인 명령어만 이해할 수 있어 활용도가 낮았다. 간단한 키워드를 검색하거나 통화, 문자, 알람 설정 정도만 가능한 수준이었다. 이제는 텍스트를 요약하고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복잡한 내용도 빠르게 검색해 준다.
애플은 ‘맞춤형 AI’라고 강조했다. 생성 AI를 활용해 사용자가 처한 상황이나 맥락에 따라 맞춤형 답변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시리에게 ‘비행 도착 시간을 알려줘’라고 명령하면, 이메일에 있는 항공편 정보를 토대로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식이다.
생성 AI 기능은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수년 전부터 AI와 머신 러닝을 활용했지만, 생성 AI는 더욱 강력한 차원으로 이끌어 준다’며, ‘애플 인텔리전스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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