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엑스리얼)
웨어러블 가상현실 기기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메타(Meta) 메타 퀘스트 시리즈, 애플 비전 프로처럼 얼굴에 착용하는 제품과, 안경처럼 생긴 증강현실(AR) 글라스다. 전자는 부피가 큰 대신 소프트웨어를 실행할 수 있는 자체 하드웨어를 지녔다. 그래서 기기 자체로 활용 가능하다. AR 글라스는 대개 그렇지 않다. 스마트폰, PC 등 외부 컴퓨팅 기기가 필요하다.
가벼운 무게, 준수한 성능으로 주목을 받는 엑스리얼(Xreal) AR 글라스도 마찬가지다. 엑스리얼 AR 글라스는 스스로 소프트웨어 실행할 수 없다. 배터리도 탑재하지 않아, 온전히 외부 기기에 의존해야 한다. 최근 엑스리얼이 이러한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 스마트폰 형태 전용 액세서리를 마련했다. 겉모습은 스마트폰과 판박이지만, 엑스리얼 전용 컴퓨팅 기기다.
엑스리얼, 스마트폰 닮은 ‘빔 프로’ 공개
6월 18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엑스리얼이 AR 글라스 전용 외부 컴퓨팅 기기 빔 프로(Beam Pro)를 발표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빔 프로는 스마트폰 형태 AR 글라스 전용 액세서리다.
(출처: 엑스리얼)
빔 프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많이 닮았다. 먼저 안드로이드 기반 자체 운영체제인(OS) 네뷸라OS(NebulaOS)를 사용한다. 이는 안드로이드 14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알려졌다. 생김새도 영락없는 스마트폰이다. 세로가 긴 6.5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며, 터치로 기기를 조작한다. 전면 카메라, 후면에 여러 대의 카메라를 탑재했다는 점도 스마트폰과 같다.
빔 프로를 AR 글라스에 연결하면
빔 프로는 AR 글라스에 연결하는 전용 액세서리로 기획된 제품이다. 겉모습은 스마트폰이지만, 핵심 기능이 다르다는 얘기다. 빔 프로와 AR 글라스는 USB-C 타입 단자로 연결한다. 단자가 두 개라 AR 글라스를 물린 상태에서 충전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두 기기를 연결하면 AR 글라스에 스마트폰 메인 화면의 앱 아이콘이 나타난다. 예시 이미지에는 유튜브, 플레이스토어, 크롬, 지메일 등 기본 안드로이드 앱과 엑스리얼 전용 앱이 나타난다. 특히 안드로이드 기본 앱 마켓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아, 안드로이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당수 앱을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출처: 엑스리얼)
조작 방법이 조금 아쉽다. 리모콘을 마우스 커서처럼 이용하는 스마트TV처럼, 빔 프로를 활용해 커서를 움직인다. 커서를 원하는 곳으로 옮긴 다음, 빔 프로 화면을 터치하면 해당 영역이 눌린다. 즉 빔 프로 본체가 마우스, 터치패드 역할을 겸한 셈이다. 기존 엑스리얼 전용 리모콘 액세서리 ‘빔(Beam)’ 기능을 스마트폰 형태 빔 프로에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AR 글라스 화면에 두 개의 앱이 좌우로 나란히 열리도록 설계했다. 하나의 앱을 사용하고 있을 때, 그 옆에 다른 앱 화면이 살짝 보인다. 두 앱 화면 중간에 있는 화살표 모양 버튼을 누르면 다른 앱으로 넘어가는 식이다. 두 개의 앱을 한 화면에 실행하는 안드로이드 멀티 윈도우 기능과 비슷하다.
메타 퀘스트, 비전 프로와 같은 제품은 컴퓨팅 하드웨어가 온전히 본체에 탑재돼 있어, 크고 무겁다. 장시간 사용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용자들이 발생하는 이유다. 엑스리얼의 아이디어는 이러한 단점을 해소할 수 있다. 단 일반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상황에서 오로지 AR 글라스를 빔 프로를 선택할 사용자들이 얼마나 될진 미지수다.
(출처: 엑스리얼)
사양은 아쉽다
빔 프로 사양은 보급형 스마트폰 수준에 불과하다. 6·8GB 램(RAM), 128·256GB 저장 용량을 갖췄으며, 핵심 연산 부품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퀄컴 스냅드래곤 6 1세대를 탑재했다. 후면 카메라는 조금 독특하다. 빔 프로 뒤에는 5000만 화소 듀얼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이를 통해 3D 이미지와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는 일반 LCD다.
빔 프로는 가장 저렴한 모델이 199달러부터 시작한다. 한화로 약 27만4300원이다. 엑스리얼 AR 글라스 가격까지 더하면 꽤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 국내 정식 출시한 엑스리얼 AR 글라스는 보통 50만원 내외며, 비싼 제품은 80만원 이상이다.
(출처: 엑스리얼)
현재 빔 프로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지역에서 사전 주문을 받고 있다. 국내는 7월 1일부터 선주문 가능하다. 엑스리얼은 와이파이 지원 모델을 먼저 선보이고, 올해 말 5G를 지원하는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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