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애플)
애플이 메타의 생성 AI(인공지능) 모델을 애플 인텔리전스에 연결하는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 해당 소식은 6월 2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나왔다.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는 이달 초 애플이 WWDC(세계 개발자 회의) 2024에서 공개한 생성 AI 모델로 직접 개발한 언어 모델이다. 하지만, 해당 언어 모델은 오픈 AI나 구글의 제미나이처럼 모든 질문에 답변을 하지는 못한다.
대신 디바이스 내 정보를 종합해 강력한 개인 비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시리에게 ‘엄마 비행 도착 시간이 언제지?’라고 물으면, 이메일에 있는 항공편 정보와 실시간 운항 정보를 교차 탐색해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는 식이다.
(출처: 애플)
대신 정보 검색이 필요한 질문은 외부 생성 AI로 연결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현재 공식적으로 파트너십을 맺은 곳은 ‘챗GPT’다. 싱싱한 연어와 레몬, 토마토로 할 수 있는 저녁 메뉴 추천해 주고, 조리 방법도 알려줘’라는 질문에 애플 인텔리전스는 답변을 못 하지만, 챗GPT로 연결해 답변을 받게 된다.
애플은 이미 애플 인텔리전스에 ‘GPT-4o’를 연결했다. GPT-4o는 오픈 AI에서 지난 5월에 공개한 생성 AI 모델이다. 이전 모델과 달리 보고 듣고 말할 수 있는 멀티모달 능력을 갖췄다.
챗GPT는 애플 인텔리전스가 정보를 얻는 방법 중 하나다. 허나 GPT-4o만 이용할 생각은 없다. 애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부사장 크레이그 페더리기(Craig Federighi)는 키노트에서 더 많은 생성 AI 모델을 연결하기 위해 다른 기업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출처: 로이터)
애플은 메타(Meta)와도 논의 중인 듯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모델을 사용할지는 알려진 바 없다. 외신에서는 생성 AI 모델 ‘라마 3(Llama 3)’로 예상하고 있다.
라마 3는 지난 4월 메타에서 공개한 대형 언어 모델 라마 3세대 버전이다. 규모에 따라 소형 모델과 중간 모델로 나뉜다. 소형 모델은 매개변수 80억 개(8B), 중간 모델은 700억 개(70B)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약 15조 개 토큰으로 학습해 전작보다 4배 더 많은 코드를 포함한다.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토큰 수도 두 배로 늘어났다.
모든 모델은 오픈 소스로 제공되며, 상업적 이용이 가능하다. 4000억 개를 사용한 대형(파라미터) 모델은 아직 훈련 중으로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출처: 메타)
메타는 라마 3를 기반으로 ‘메타 AI(Meta AI)’도 개발했다. 메타 AI는 챗GPT 같은 생성 AI 챗봇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자사 SNS에 탑재됐다.
메타 AI는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일상 대화부터 정보 검색까지 문제없다. 구글이나 빙 같은 기존 검색엔진도 활용한다. 뉴욕에서 인기 있는 레스토랑을 추천해 달라고 명령하면, 웹사이트 링크를 함께 제공한다. 검색엔진 앱으로 전환하지 않아도 SNS에서 빠르게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출처: 애플)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파트너십을 ‘예상할 수 없던 동맹’으로 표현했다. 그동안 애플과 메타는 개인정보 보호를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애플이 iOS 14.5를 출시하며 ‘앱 활동 추적 금지’를 지원하기 시작하면서다. 당시 메타는 이를 타겟 광고 수입원으로 삼고 있어 수익 감소를 우려한 바 있다.
애플은 메타와 협력하면 특정 기업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현재는 GPT-4o만 지원해 선택 폭이 좁다.
메타 역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애플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아이폰 사용자만 해도 15억 명이 넘는다고 전해진다. 자사 생성 AI 모델을 애플에 지원하면 사용자가 2배 이상 늘어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예측했다.
(출처: 구글)
물론 결렬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애플은 메타 외에도 여러 빅테크 기업에 접촉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구글이다. 애플은 키노트 말미에서 조만간 구글 ‘제미나이(Gemini)’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미나이는 구글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생성 AI 모델이다. 규모에 따라 △울트라 △프로 △나노로 나뉜다. 구체적으로 어떤 모델을 사용할지는 알려진 바 없다.
애플은 이 외에도 앤트로픽(Anthropic)이나 퍼플렉시티(Perplexity)와도 논의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애플 인텔리전스는 올가을 iOS 18부터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지원 기기는 제한적이다. 아이폰은 아이폰 15 프로 이상, 아이패드와 맥은 M1 칩 이상을 탑재해야 한다. 초기엔 미국 영어만 제공된다. 애플은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지원 범위를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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