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 태그 (출처 : Motorola)
모토로라가 6월 25일(현지시간) 분실 방지 액세서리 ‘모토 태그(Moto Tag)’를 발표했다. 애플 에어태그, 삼성 스마트태그와 이름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기능도 거의 같다. 잃어버리기 쉬운 물건에 달아두고 분실했을 때 위치를 추적하는 ‘트래커(Tracker)’형 액세서리다.
에어태그는 애플 기기만 호환된다.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는 서드파티 트래커를 구매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삼성 스마트태그 시리즈가 있으며, 이외에 타일(Tile), 치폴로(Chipolo), 페블비(Pebblebee) 등 여러 제조사가 안드로이드 기기와 호환되는 트래커를 수년 전부터 만들어 왔다.
하지만 올해 4월 구글이 ‘내 기기 찾기(Find My Device)’ 기능을 개편하면서 새로운 트래커가 필요해졌다. 내 기기 찾기가 업데이트되면서 분실한 기기가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추적할 수 있도록 동작 방식을 바꿨다. 또한 일부 기기에는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추적이 가능한 특수 부품을 탑재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업데이트 이후 오프라인 상태의 트래커를 추적하려면 새로운 동작 방식을 지원하는 신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발표 당시 구글은 5월 중으로 치폴로와 페블비에서 새 방식과 호환되는 제품이 출시될 것이며, 연말에는 모토로라, 지오, 유피 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모토로라는 예정보다 빠르게 모토 태그를 발표했다.
모토 태그, UWB 정밀 추적과 스토킹 예방 기능 탑재돼
모토로라는 모토 태그가 내 기기 찾기 네트워크를 완벽하게 지원하며, 초광대역(UWB) 통신을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페어링할 경우 더욱 향상된 정밀 추적 기능을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UWB로 정확한 방향과 위치를 탐지할 수 있는 에어태그 (출처 : Apple)
일반 추적 기능만 사용하면 스마트폰과 트래커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간략하게 알려줄 뿐 정확한 위치나 방향은 포착하지 못한다. 그러나 UWB 통신을 이용한 정밀 추적은 근처에 있는 트래커의 방향과 거리까지 표시돼 훨씬 빨리 찾을 수 있다.
모토 태그는 안드로이드와 iOS 기기에 탑재된 ‘알 수 없는 추적기 알림’ 기능을 지원한다. 분실 상태의 트래커가 사용자를 계속 따라오면 스마트폰에 경고 알림을 띄우는 기능으로, 모르는 사람이 트래커를 악용해 스토킹하는 사례를 예방할 수 있다.
태그로 스마트폰 찾거나 원격 사진 촬영도 가능해
모토 태그에는 로고 모양 버튼이 탑재됐다 (출처 : Motorola)
위치 추적 기능만 지원하는 다른 트래커와 달리 모토 태그에는 편리한 기능도 몇 가지 탑재했다. 한쪽 면에 모토로라 로고 모양 다기능 버튼이 있는데, 버튼을 누르면 사용자의 스마트폰에서 벨소리가 울리게 할 수 있다. 트래커를 거꾸로 이용해 스마트폰을 찾는 기능이다.
태그 버튼을 카메라 리모컨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모토 태그와 페어링한 스마트폰에서 카메라 앱을 실행하고 모토 태그의 다기능 버튼을 누르면 원격으로 사진이 찍힌다. 모토로라는 자사 플립형 폴더블 스마트폰 ‘모토로라 레이저’ 시리즈를 사용하면 화면을 90도 접은 ‘플렉스 뷰(Flex View)’ 모드에서 원격으로 사진을 찍을 때 유용하다고 강조했다.
모토 태그를 사용하려면 스마트폰에 전용 앱을 설치해야 한다. 전용 앱을 통해 태그 이름을 바꾸거나 벨소리 음량을 조절할 수 있다. 태그 버튼 기능도 앱에서 변경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수명도 앱에 표시된다. 모토 태그도 에어태그처럼 CR2032 배터리로 동작하며, 배터리 1개로 약 1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에어태그 액세서리 그대로 모토 태그에 사용할 수 있어
모토 태그는 에어태그 액세서리와 호환된다 (출처 : Motorola)
특이하게도 모토 태그는 애플 에어태그 전용 액세서리와 호환된다. 모양과 크기가 에어태그와 동일하기 때문이다. 모토로라가 “시중에 출시된 타사 액세서리와 완벽하게 호환된다”라고 언급한 점을 보면 의도적인 설계일 가능성이 높다.
시중에는 트래커를 다른 물건에 고정하는 데 필요한 액세서리가 다양하게 출시됐다. 키링 모양 케이스, 태그 수납공간이 있는 에어팟 케이스와 자전거용 벨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런 제품은 대부분 애플 에어태그나 삼성 스마트태그에만 호환된다.
에어태그(왼쪽)와 모토 태그(오른쪽) (출처 : Future)
타일, 치폴레, 페블비를 비롯한 서드파티 트래커에 호환되는 액세서리는 찾기 어렵다. 기업 규모가 작고 같은 브랜드 제품들도 모양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모토로라는 트래커 액세서리 제조사가 모토 태그와 호환되는 제품을 따로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에어태그와 같은 크기로 설계했을 가능성이 높다.
모토로라는 모토 태그가 향후 몇 달 안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소식을 보도한 구글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9to5Google)은 모토 태그가 8월 2일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낱개 패키지가 29.99달러(약 4만 1700원), 4개 들이 패키지가 99.99달러(약 13만 9100원)로 책정됐다고 전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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