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OS 5, 오래된 워치 페이스 사용 어렵다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갤럭시 워치 7 시리즈는 스마트워치 업계 처음으로 구글 웨어OS(Wear OS) 5를 탑재한다. 웨어OS 5는 최신 스마트워치 운영체제(OS)로, 배터리 수명을 늘리고 전력 효율을 개선하는 등 사용성을 크게 개선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종종 운영체제 판올림에는 부작용이 뒤따른다. 웨어OS 5부터 구형 워치 페이스 사용이 어려워졌다.
새로운 표준 워치 페이스만 사용 가능
7월 10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9to5google)은 웨어OS 5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오래된 워치 페이스를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웨어OS 5는 ‘워치 페이스 포맷(WFF)’로 만들어진 워치 페이스만 적용할 수 있다. WFF 방식을 따르지 않고, 그 이전에 만들어진 워치 페이스는 웨어OS 5 탑재 기기에서 작동하지 않는다.
구글도 이를 인정했다. 회사는 웨어OS 도움 페이지에서 “웨어OS 5가 설치된 새로운 시계우 경우 성능 및 품질 기준을 충족한 워치 페이스만 사용 가능하다”며 “일부 워치 페이스는 더 이상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내려받을 수 없다”고 전했다. WFF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새로 마련한 형식에 맞지 않는 워치 페이스를 퇴출한다는 의미는 같다.
웨어OS 5를 탑재하지 않은 기기는 해당 사항이 없다. 회사는 구형 웨어OS(최소 웨어OS 2 이상)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던 이들은 기존 워치 페이스를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웨어OS 5를 설치한 신제품의 경우 오래된 워치 페이스 내려받기 자체가 막힌다. 기존 데이터를 웨어OS 5 기기로 옮길 수도 없다. 구형 워치 페이스는 새 기기로 전송되지 않는다.
WFF가 뭐길래
WFF는 구글과 삼성전자가 협력해 개발한 새로운 워치 페이스 개발 방식이다. XML이라는 비교적 간단한 형식의 컴퓨터 언어를 사용해서 워치 페이스를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이전 방식 대비 가볍고 효율적으로 워치 페이스를 구동할 수 있다고 한다.
먼저 WFF 워치 페이스 안에는 별도 실행하는 코드가 없어, 불필요하게 시스템 자원을 잡아먹지 않는다. 워치 페이스 APK 파일(설치 파일)에도 불필요한 코드가 없어, 전체적인 파일 크기가 작다. 최대한 코드를 배제했기에 개발자는 워치 페이스의 생김새와 기능 배열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전처럼 코드 최적화나 오류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웨어OS를 탑재한 스마트워치는 핵심 연산을 담당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가 탑재돼 있다. 전자는 성능이 뛰어난 주력 프로세서, 후자는 이를 보조하는 프로세서다. 구글은 지난 2월 고사양 작업은 주력 프로세서가, 많은 자원이 필요하지 않고 전력 소모가 적은 작업은 MCU가 맡는 하이브리드 인터페이스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는 워치 페이스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WFF 방식으로 만들어진 워치 페이스 렌더링은 MCU가 도맡는다고 한다. MCU가 워치 페이스를 담당하면 주력 프로세서의 부담을 줄여주고, 워치 페이스가 부드럽게 동작할 수 있게 된다. 단 WFF에도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일부 개발자들은 WFF가 복잡한 기능이나 애니메이션 도입을 막는다고 주장한다.
구형 워치 페이스 미지원, 예정된 수순이었다
WFF 방식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방식이 아니다. 앞서 구글은 지난 2023년 배포한 웨어OS 4에서 처음으로 WFF를 선보였다. 구글이 이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기 시작한 건 올해부터다. 회사는 지난 2월 워치 페이스 개발자들에게 WFF 방식의 장점을 소개하며, 다음 버전 웨어OS부터 온전히 작동하는 워치 페이스를 만들려면 WFF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제트팩 워치 페이스 라이브러리(Jetpack Watch Face Library), 웨어러블 서포트 라이브러리(Wearable Support Library) 등 기존 제작 도구로 만들어진 워치 페이스는 기본적인 요소만 표시할 수 있게 바뀔 것이라고 경고했다. 배터리, 앱 바로가기, 시간, 날씨와 같은 요소만 작동하게 바뀐다는 의미다. 그다음 웨어OS 5 구형 워치 페이스 미지원을 공지한 것이다.
구글이 WFF 방식을 개발하고도 바로 웨어OS 4에 적용하지 않았던 건 이를 활용한 워치 페이스 수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다르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WFF로 제작한 고품질 워치 페이스가 많이 늘었다. IT 매체 안드로이드어쏘리티(AndroidAuthority)는 “오래된 것을 잃는 게 아니라 새로운 것을 시도할 기회”라고 평가했다.
한편 아직 웨어OS 5를 탑재한 스마트워치는 갤럭시 워치 7 시리즈와 갤럭시 워치 7 울트라가 유일하다. 이 제품도 아직 발표만 했을 뿐, 정식 판매는 시작하지 않았다. 하반기에 더 많은 웨어OS 5를 활용한 스마트워치가 나올 예정이다. 구글과 제조사들이 기존 웨어OS 4 스마트워치 판올림을 지원할진 미지수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