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글로벌 인공지능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꼽히는 곳이 있다. 바로 ‘오픈AI(OpenAI)’다. 오픈AI는 챗GPT(ChatGPT)를 내놓으면서 새 시대가 도래했다고 전 세계에 알렸다. 인공지능 기반 도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상당했다. 그러는 과정에서 오픈AI는 기업 가치 800억 달러(약 110조 3천억원)를 웃도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오픈AI의 성장을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으로 지켜보는 기업이 있다는 것이 공개됐다. 아직 한 번도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다.
(출처:The Verge)
“인텔, 오픈AI 투자 기회 있었다”
8월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이 약 7년 전 오픈AI에 투자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외신은 당시 양사가 주고받은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이들의 주장을 인용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17년과 2018년에 인텔과 오픈AI의 임원들은 투자를 놓고 서로 다양한 옵션을 논의했다. 인텔이 10억 달러 현금으로 15% 지분을 매수하고, 인텔에서 오픈AI의 하드웨어를 원가로 생산한다면 오픈AI의 지분 15%를 추가 인수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오픈AI는 인텔의 투자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해진다. 오픈AI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고 싶었고 인텔은 자체적인 인프라 구축할 수 있게 해줬다고 한다.
하지만 더는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고, 결국 인텔은 오픈AI 투자를 포기하고 만다. 당시 인텔 최고경영자(CEO)였던 밥 스완(Bob Swan)은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이 가까운 미래에 시장에 출시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고, 투자 비용을 회수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해 결국 오픈AI와 거래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인텔 데이터 센터 부서가 제품을 원가로 제공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는 점도 요인으로 작동했다.
인텔 측에서는 이번에 알려진 인텔과 오픈AI 사이에 있었던 논의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는 상황이다. 오픈AI도 마찬가지로 언론에 입장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출처:VentureBeat)
기회를 놓친 대가는 컸다
인텔은 생성형 인공지능이 주목을 받는 와중에도 여전히 인공지능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로이터는 전 인텔 임원과 관련 업계 전문가 9명과 인터뷰를 했고, 1990년대와 2000년대 사이에 컴퓨터 칩 분야를 선도했던 인텔이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겪은 일련의 전략적 불운 중 하나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전했다.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쳤지만, 이는 인공지능 시장 패권 경쟁에서 10년 넘게 계속 실패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인텔 내부에 정통한 인텔 임원 4명에 따르면, 인텔은 20년 넘게 데스크톱과 노트북에 사용되는 중앙처리장치(CPU)가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하고 실행하는 데 필요한 작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처리할 것으로 믿었다. 인텔 엔지니어들은 엔비디아와 AMD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텔의 생각과는 달리 2000년대 중반에 들어 대규모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하고 훈련하는 데 CPU보다 GPU가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확인됐다. 엔비디아 엔지니어들은 수년간 구축해 온 GPU 아키텍처를 인공지능 용도에 맞게 조정하고, 기능 활용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출처:reuters)
좋지 않은 인텔의 최근 분위기
요즘 인텔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주가는 18.99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 이 정도 주가 급락은 1974년 이후 처음이다.
기업 시가총액도 30년 만에 1000억 달러 아래로 추락했다. 경쟁사 엔비디아는 이미 인텔을 크게 따돌렸다. 현재 기업가치만 2조 4천억 달러다. 엔비디아는 오픈AI의 GPT4와 메타 플랫폼의 라마(Llama) 모델과 같은 대규모 생성 인공지능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인공지능 칩으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인텔은 기업가치 2083억 달러인 AMD에도 뒤처졌다. 인텔의 마케팅 슬로건이었던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가 품질 좋은 제품을 대표하던 때도 이젠 추억이 됐다.
얼마 전에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비용 절감을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다. 전체 직원 15%에 해당하는 1만 5천명을 감원하고, 4분기에는 배당금 지급을 없애고 연가 자본 지출도 20% 넘게 줄인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픈AI에 투자했다면 기업의 상황은 지금과 크게 달랐을 것이란 외신의 전망이 인텔에는 더 아프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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