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 ‘보청기 기능’, 생각보다 빠를 듯…FDA 승인
수년 전부터 애플이 에어팟에 보청기 기능을 추가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사실이었다. 최근 애플은 가을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기존 ‘에어팟 프로 2세대’에 보청기 모드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쉽게도 곧바로 보청기 모드를 사용할 수는 없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각 국가 보건 당국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보청기 기능을 올해 3분기 안에 미국, 독일, 일본을 포함한 100여개 국가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를 내비쳤다. 의료 관련 승인을 빠르게 받기란 쉽지 않아서다. 다행히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애플은 계획이 있었다. 생각보다 빠르게 애플이 FDA로부터 보청기 기능 승인을 받아냈다.
FDA, 에어팟 보청기 모드 승인
9월 13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애플이 FDA로부터 에어팟 2세대에 추가할 보청기 기능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FDA는 에어팟 보청기 모드를 최초의 OTC 소프트웨어 장치로 받아들였다. OTC란 OVer The Counter Drug의 약자로, 의사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일반 의약품이라는 의미다.
FDA는 보청기 모드에 대해 에어팟 프로 2세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의료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보청기 모드는 사용자 맞춤 전략을 활용하며, 사용자들는 청각 전문가 도움 없이 자신의 청력에 맞게 기능을 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사용자가 조정 가능한 부분은 볼륨, 톤, 밸런스 등이다.
FDA에 따르면 에어팟 보청기 모드는 실제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 미국 전역에서 경증, 중증도 난청을 지닌 118명의 피시험자들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연구 결과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청각 전문가들이 사용자 청력 상태에 맞춰 기기를 조절한 사례와 비교했을 때와 비슷한 만족도를 제공했다고 한다.
또 에어팟 보청기 모드는 귀에 들려오는 소리가 얼마나 크게 증폭되는지를 측정하는 검사에서도 비슷한 성능을 냈으며, 테스트 과정에서 관찰된 부작용은 없었다.
OTC가 뭔데?
OTC는 비교적 최근에 FDA가 새로 마련한 항목이다. 기관은 지난 2022년 OTC를 신설했다. 당시 소니, 릭시히어링 등 5개의 의료기기 업체가 보청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소수의 업체가 큰 영향력을 행사하다 보니, 보청기 가격이 비싸 사용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졌다. 이에 OTC라는 항목이 만들어졌고, 이후 무선이어폰 제조사들이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애플도 그중 하나로, 에어팟에 보청기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는 각종 루머가 돌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보청기 모드 어떤 역할?
FDA가 어렵게 설명했지만, 보청기 모드는 쉽게 말해 에어팟을 보청기처럼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기능이다. 개인 청력 상태에 따라 보청기 모드를 세부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사용자가 주변 소리를 실시간으로 잘 들을 수 있게 된다. 더 큰 장점은 전문 의료 기기가 아닌 OTC로 분류되기에 의료진 처방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대화 부스트 기능과는 다르다. 애플은 에어팟 프로 1세대에 대화 부스트 기능을 추가한 바 있다. 이는 앞에 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증폭해서 들려주는 기능에 불과하다. 애플은 이때 보청기라는 단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보청기 대용으로 사용할만한 기능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보청기 모드는 FDA 승인까지 받은 만큼 차별화된 성능을 보여줄 듯하다.
보청기 모드, 어떻게 쓰지?
보청기 모드를 사용하려면 새롭게 추가된 에어팟 청력 검사를 받아야 한다. 준비물은 에어팟 프로와 이를 연결한 아이폰·아이패드다. 검사 과정은 번거롭지 않다. 집안에서도 5분 안에 검사를 끝마칠 수 있을 정도다. 테스트가 끝나면 검사 결과를 요약해서 보여준다. 청력 손실 정도를 숫자로 나타내며, 후속 조치를 안내한다.
청력 검사 결과는 아이폰 헬스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청력 손실이 감지되면 보청기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은 추후 펌웨어 업데이트 방식으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두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선 iOS 18, 아이패드OS 18 이상을 탑재한 애플 기기가 필요하다. 에어팟 프로 2 단독으로 실행하는 기능이 아니기에 아이폰, 아이패드에 연결해야 해서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