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올해 ‘엑스페리아 5 VI’ 미출시…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진 못하지만 소니는 꾸준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해 왔다. 바로 엑스페리아 시리즈다. 엑스페리아는 크게 엑스페리아 1, 엑스페리아 5, 엑스페리아 10으로 나뉘는데, 차례로 플래그십, 중급형, 보급형 라인업이다. 보통 소니는 플래그십과 보급형 스마트폰을 상반기에, 중급형 모델은 하반기에 선보인다.
올해 역시 비슷한 출시 과정을 밟을 것으로 보였다. 적어도 상반기까진 그랬다. 엑스페리아 1 VI, 엑스페리아 10 VI를 지난 5월 발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소니가 중급형인 엑스페리아 5 VI를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소니는 왜 플래그십과 보급형을 잇는 라인업인 엑스페리아 5 시리즈를 선보이지 않기로 결정한 걸까.
엑스페리아 5 VI, 볼 수 없다
9월 10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안드로이드어소리티(AndroidAuthority)는 소니가 올해 엑스페리아 5 VI를 출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소니 경영진은 최근 기자 설명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회사는 일본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지역에 엑스페리아 5 VI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
임프레스 워치(Impress Watch) 등 현지 매체는 엑스페리아 5 VI 미출시 관련, 소니 경영진의 질의응답을 정리했다. 이를 보면 엑스페리아 5 VI 미출시는 비교적 최근에 결정된 듯하다. 소니 경영진은 자사 스마트폰 판매량, 소비자 선호도 등 관련 지표를 보고, 더 이상 시장에서 엑스페리아 5 VI가 경쟁력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미즈노 마사오 소니 모바일 비즈니스 부문 총괄 부장은 언제 엑스페리아 5 VI 출시 취소를 결정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구체적인 판단 시기를 말하기는 어렵다”며 “엑스페리아 1 VI 출시 이전, 올해 제품 라인업 계획을 구상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의 니즈 변화 등을 고려했을 때 어떤 제품 라인업을 보여줄 것인가를 중심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니는 당분간 새로운 보급형 엑스페리아를 선보일 계획이 없다. 이들은 이전에 출시한 엑스페리아 5 V를 계속 판매할 예정이며, 후속작 출시는 없다고 못 박았다. 다음 출시 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해줄 말이 없다고 함구했다.
엑스페리아 5 VI 미출시, 왜?
경영진은 왜 엑스페리아 5 VI 출시 계획을 폐기했는지 소상히 전했다. 이들에 의하면 소니는 전 세계 경제 상황과 사용자 선호도 두 가지를 가장 많이 고려했다.
첫 번째는 세계 경제 상황에 따른 가격 상승이다. 엑스페리아 5 시리즈는 중급형 스마트폰으로 나쁘지 않은 성능을 제공하면서, 가격을 낮춘 제품이다. 그러나 코로나 19 팬데믹 이후 세계적인 물가 상승과 더불어 엔화 약세 현상으로 부품 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올랐다는 설명이다. 쉽게 말해 가성비 라인업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는 의미다.
두 번째는 소비자 선호도 변화다. 요즘 사용자들은 작은 화면을 지닌 스마트폰을 선호하지 않는다. 취향에 따라 작은 화면을 더 좋아하는 이들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대화면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추세다. 스마트폰 화면이 적어도 6인치 초중반대로 커진 이유다. 그러나 엑스페리아 5 VI는 6.1인치 애매한 화면 크기로 다른 제품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
같은 이유로 소화면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한 업체가 있다. 바로 애플이다. 과거 애플은 화면 크기를 줄이고 휴대성이 집중한 ‘아이폰 미니’ 라인업을 선보였다. 그러나 아이폰 미니를 가진 시리즈는 아이폰 11, 아이폰 12 시리즈가 유일하다. 미니 라인업이 계속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자 애플은 단 2세대 만에 단종시켰다.
이외 소니 경영진은 올해 출시한 플래그십 엑스페리아 1 VI 판매량이 늘었고, 엑스페리아 5 V를 사용하던 이들이 많이 넘어왔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니가 스스로 엑스페리아 5 시리즈 메리트를 떨어뜨렸기 때문이라고 본다. 소니는 이전 세대인 엑스페리아 5 V 모델에서 망원 카메라를 없애고, 디자인을 무난하게 변경했다.
단 경영진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사용자들이 엑스페리아 5 V에 실망해, 플래그십으로 넘어간 것 아니냐는 현지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엑스페리아 5 V은 최신 칩셋을 사용 중이며, 디스플레이나 카메라 등에 아낌없이 투자했다”며 사양 변경으로 인해 플래그십으로 넘어간 사용자는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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