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구글)
올해 초, 구글이 자사 웹 브라우저 크롬에 제미나이(Gemini) 바로 검색 기능을 준비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 제미나이는 지난해 구글이 발표한 인공지능 모델과 생성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구 바드) 명칭이다. 당시 구글은 크롬 카나리아 버전에서 해당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크롬 카나리아는 신기능을 먼저 체험할 수 있는 일종의 테스트 버전이다.
이후 지난달 중순 제미나이 바로 검색 기능에 대한 추가 단서가 발견됐다. 당시 제미나이와 대화하기는 크롬 플래그 안에 숨겨진 상태였다. 크롬 플래그란 구글이 출시되지 않은 실험적인 기능을 테스트하는 도구다. 당시 외신들은 제미나이 바로 검색 기능 관련 플래그를 활성화해서 어떤 기능인지 소상히 살펴봤다.
구글, 제미나이 바로 검색 정식 출시
(출처: 구글)
5월 2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나인투파이브구글(9to5google) 구글이 PC 크롬에 제미나이 바로 검색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제미나이 바로 검색은 주소표시줄에서 바로 제미나이에 프롬프트(명령어)를 전달하는 기능이다. 이전까지 PC에서 제미나이를 사용하려면 제미나이 웹사이트에 접속한 다음, 명령어를 넣어야 했다.
단 모든 크롬에서 신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크롬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야 한다. 현재 최신 버전은 크롬 124.0.6367.119다. 크롬 버전을 확인하려면 우측 상단에 위치한 ‘설정’ 메뉴에 접속한 다음, 좌측 사이드바에 위치한 ‘Chrome 정보’를 누르면 된다. 크롬 정보 메뉴에 들어가면 크롬이 자동으로 최신 버전을 탐색해서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제미나이 바로 검색, 어떻게 사용하나
주소표시줄에 @를 적으면 관련 단축어가 나타난다.
지난 2022년 구글은 크롬에 ‘@ 단축어’를 추가했다. @를 맨 앞에 입력하고 원하는 단축어를 입력하면, 곧바로 해당 기능을 실행하는 기능이다. @단축어로 바로 불러올 수 있는 기능은 방문 기록, 북마크, 탭 등 세 종류가 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주소표시줄에 ‘@방문’, ‘@북마크’, ‘@탭’이라고 입력하면 된다.
구글은 이 기능을 활용해 구글 제미나이 바로 검색을 구현했다. 최신 크롬 주소표시줄에 @를 입력하면 위 세 가지 메뉴와 함께 ‘제미나이와 대화하기’라는 새로운 메뉴가 나타난다. 사용자는 방향키로 제미나이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혹은 ‘@gemini’라고 입력한 다음, 스페이스바나 탭(Tab) 키를 한번 누르면 곧바로 명령어를 입력할 수 있다.
1) 주소표시줄에 프롬프트를 입력한 모습.
2) 프롬프트를 입력한 결과. 제미나이 웹사이트로 이동한 뒤 답변을 내놓는다.
제미나이 바로 검색 기능을 직접 사용해 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주소표시줄에 @gemini를 입력하고 ‘How to make kimchi’라는 명령어를 넣었다. 그러자 곧바로 답변을 안내하는 제미나이 웹사이트로 이동했다. 이번 기능은 제미나이 검색 편의성을 올려주는 기능에 그쳤다. 답변은 제미나이에게 직접 물었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글 검색 미지원…국내 사용 어려울 듯
제미나이 바로 검색 기능에는 치명적인 하자가 있다. 한글 검색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영문으로 명령어를 입력했을 때는 정상적으로 답변이 출력됐다. 그러나 똑같은 내용을 한글로 적어서 입력하자, ‘ê¹ì¹ë§ëëë°©ë²’와 같은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자로 답변했다.
한국어 입력 시 이해하기 어려운 문자로 답을 한다.
제미나이 웹사이트는 한글 검색을 정상 지원하는데,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지 알 수 없다. 아쉽지만 국내 사용자들은 증상이 개선되기 전까지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수밖에 없다. 현재 한글 명령어는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이다. 아마 초기 단계라 영어만 지원하는 듯하다. 일본어, 중국어로 ‘김치 만드는 방법’을 입력해도 같은 증상이 발생했다.
편의성은 좋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PC에서 제미나이를 쓰려면 항상 웹사이트에 접속해야 했다. 다른 방법은 없었다. 이와 달리 모바일 사용자는 전용 앱을 실행하면 바로 제미나이를 활용할 수 있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제미나이 앱’을, 아이폰 사용자는 iOS용 구글 앱 안에서 제미나이 검색을 사용하면 된다. 크롬 제미나이 바로 검색은 PC 사용자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출처: MS)
하지만 제미나이 바로 검색만으로는 부족하다. 경쟁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자사 웹 브라우저 엣지(Edge)에 인공지능 챗봇 코파일럿(Copilot)을 완전히 접목했다. 웹 브라우저 우측 상단 코파일럿 버튼을 누르면 전용 사이드바가 열리면서, 바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단축키까지 지원한다. ‘컨트롤+쉬프트+온점(.)’을 누르면 코파일럿 사이드바가 열린다.
엣지에 비하면 크롬 제미나이 바로 검색은 이제 막 첫발을 뗀 것에 불과하다. 크롬과 제미나이를 조금보다 체계적으로 통합하고, 다양한 언어를 지원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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