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가 스냅드래곤 X 시리즈 프로세서를 탑재한 인공지능(AI) 특화 윈도우 컴퓨터 ‘코파일럿+ PC’를 공개했다. 프로세서에 신경망처리장치(NPU)를 통합해 클라우드에 연결하지 않아도 일부 AI 기반 기능을 기기에서 실행할 수 있는 게 코파일럿+ PC의 주요 특징이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 PC에 속하는 서피스 시리즈 2종을 함께 발표했다. 한편 삼성 갤럭시북4 엣지, 레노버 요가 슬림 7x, HP 옴니북 X AI 등 마이크로소프트 파트너사에서도 코파일럿+ PC를 일제히 공개했다.
코파일럿+ PC에 탑재된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프로세서 (출처 : Qualcomm)
코파일럿+ PC의 핵심 칩셋을 담당한 퀄컴은 기존 윈도우 프로그램 개발자가 ARM64 아키텍처에 쉽게 적응할 수 있게끔 다양한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레거시 코드를 ARM64 전용으로 변환하는 방법, ARM64 전용 앱을 구축하는 방법, 스냅드래곤 프로세서와 AI 모델에 앱을 최적화하는 방법을 읽어볼 수 있다.
퀄컴은 이에 그치지 않고 파트너사처럼 자체 PC를 만들었다. 윈도우용 스냅드래곤 개발 키트(Snapdragon Dev Kit for Windows)라는 제품으로, 이름과 달리 일반 컴퓨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완제품 PC다.
최신 PC 안 부러운 규격과 고사양 갖춰
윈도우용 스냅드래곤 개발 키트 (출처 : Qualcomm)
외관은 최근 유행하는 미니 PC와 비슷하다. 납작한 직육면체 구조를 보면 애플 맥 미니가 연상되기도 한다. 크기는 가로 199mm, 세로 175mm, 높이 35mm로 맥 미니보다 약간 작고 무게는 970g으로 맥 미니(1.2kg)보다 가볍다. 공개된 이미지를 보면 하우징 색상이 블랙과 투명으로 나뉘는데, 실제로는 블랙 색상만 출시한다.
하드웨어 선택 폭이 다양한 일반 소비자용 PC와 달리 스냅드래곤 개발 키트는 단일 사양으로 출시된다.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프로세서와 32GB LPDDR5X 램이 탑재되며, 램은 온보드 방식으로 고정돼 교체할 수 없다. 저장 공간은 512GB며 교체 가능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윈도우 개발용 제품인 만큼 윈도우11 운영체제가 사전 탑재된다.
개발 목적으로 만든 제품이다 보니 유무선 연결 규격을 최신 사양으로 구성했다. 퀄컴 패스트커넥트(FastConnect) 7800 무선 통신 칩셋을 탑재해 차세대 무선랜 규격인 와이파이7과 블루투스 5.4를 지원한다. 최신 무선 통신과 관련된 앱을 개발하기 적합하다.
후면 단자 (출처 : Qualcomm)
유선 연결 단자는 USB4 3개, USB3.2 2개, RJ45 이더넷 1개, 3.5mm 오디오 1개, HDMI 1개로 구성됐다. 퀄컴 설명에 따르면 4K 모니터를 최대 3대까지 연결할 수 있는데, HDMI 단자가 하나뿐이므로 최소 두 대의 모니터는 USB4 단자로 연결해야 한다.
타사 코파일럿+ PC보다 가성비 좋아
개발 키트 대신 마이크로소프트나 파트너사가 출시한 코파일럿+ PC로도 앱 개발이 가능하다. 그러나 가성비를 중시한다면 스냅드래곤 개발 키트가 다른 제조사의 코파일럿+ PC보다 저렴해 충분히 선택할 만하다.
스냅드래곤 개발 키트의 가격은 899.99달러(약 122만 7500원)로 책정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PC ‘서피스 랩탑 6’의 가격은 세부 옵션에 따라 999.99달러(약 136만 4000원)부터 시작한다. 가장 저렴한 모델에는 스냅드래곤 X 플러스 프로세서와 16GB 램이 탑재돼 개발 키트보다 사양이 낮다. 개발 키트와 같은 스냅드래곤 X 엘리트 프로세서와 32GB 램 옵션을 선택하면 가격은 1999.99달러(약 272만 8000원)로 훌쩍 뛰어오른다.
HDMI와 USB4를 통한 다중 모니터 출력이 가능하다 (출처 : Qualcomm)
서피스 랩탑에는 모니터, 키보드, 터치패드가 모두 내장돼 있으므로 주변기기가 필요 없다. 반면 스냅드래곤 개발 키트는 본체만 제공되므로 모니터를 비롯한 주변기기는 사용자가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주변기기를 구매하는 비용까지 고려해도 서피스 랩탑보다 스냅드래곤 개발 키트가 월등히 저렴하다. 게다가 원하는 주변기기를 연결할 수 있으므로 개발 환경을 마음대로 구성하기 더욱 유리하다.
퀄컴 홈페이지에 간단한 인적 사항을 남기면 향후 개발 키트 사전 주문 일정을 안내할 예정이다. 단, 일반 소비자도 스냅드래곤 개발 키트를 구매할 수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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