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의 헤리티지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애플워치 1세대는 손목에 컴퓨터를 올려도 되는지를 물었다. 2세대는 그 컴퓨터가 무엇을 잘해야 하는지를 정했다. 지금 애플워치가 운동과 건강 기기로 통하는 출발점이 여기에 있다.
1. 1세대라는 말부터 정리하고 가자
1세대라는 말은 두 가지를 가리킬 수 있다. 2015년에 나온 오리지널 모델이 하나고 2016년 9월에 따로 나온 Apple Watch Series 1이 다른 하나다. Series 1은 원조의 외형을 그대로 둔 채 칩만 듀얼코어로 바꾼 보급형이다. GPS도 50m 방수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 글에서 애플워치 1세대는 2015년 오리지널을 뜻한다. 애플워치 2세대는 Series 1과 같은 날 발표된 Series 2를 가리킨다. 소재만 다른 Nike+와 에르메스, 세라믹 에디션은 파생 모델이라 따로 다루지 않는다.
2. 2015년의 첫 모델이 증명한 것과 못 한 것
국내 정식 출시는 2015년 6월 26일이었다. 당시 한국에는 애플스토어가 없어서 리셀러 매장과 청담동 편집숍이 판매를 맡았다. 새벽부터 수백 명이 줄을 섰고 반차를 내고 대기한 직장인도 있었다는 후기가 남아 있다.
애플이 여기서 내놓은 건 새로운 조작 문법이었다. 돌리고 누르는 Digital Crown, 화면을 세게 눌러 숨은 메뉴를 여는 Force Touch, 손목을 톡톡 두드리는 탭틱 엔진이 한꺼번에 들어갔다. 알림을 진동으로 받는 감각만큼은 당시 어떤 스마트워치보다 나았다.
한계도 분명했다. S1 싱글코어라 앱 하나 여는 데 로딩 화면을 한참 봐야 했다. GPS가 없어 야외 달리기 경로는 아이폰이 있어야 기록됐다. 방수는 IPX7 등급이라 1m 깊이에서 30분을 보장하는 수준이었다. 애플도 수영에는 쓰지 말라고 안내했다. 가격대은 지금보단 저렴했다. 스포츠 38mm 기준으로 379,000원!
출시 당시 반응은 호평과 유보가 섞여 있었다. The Verge와 MKBHD는 공통적으로 가장 저렴한 스포츠 모델만 사라고 했다. 완성도를 원한다면 2016년에 나올 후속을 기다리라는 게 두 매체의 결론이었다. 애플워치 1세대의 성적표는 그 문장에 있다.
3. 2세대가 바꾼 것
애플워치 2세대는 그 기다림에 응답한 제품이었다. GPS를 내장하면서 아이폰 없이도 야외 달리기 경로가 기록됐다. 50m 방수(ISO 22810:2010)가 들어가 수영 측정까지 가능해졌다.
디스플레이 밝기는 1,000니트로 올라갔다. 애플은 이를 전작 대비 2배 이상 밝다고 발표했다. S2 듀얼코어로 바뀌고 watchOS 3까지 올라가면서 1세대의 고질이던 앱 로딩 지연도 크게 줄었다.
수영이 끝나면 Digital Crown을 돌려 스피커를 진동시킨다. 그 진동으로 안에 들어간 물을 밀어낸다. 물을 완벽하게 막는 게 아니라 들어온 물을 빼는 쪽을 택한 셈이다.
|
항목 |
애플워치 1세대 |
애플워치 2세대 |
|
칩 |
S1 싱글코어 |
S2 듀얼코어 |
|
GPS |
없음 |
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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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수 |
IPX7 (1m 30분) |
50m (ISO 22810:2010) |
|
화면 밝기 |
애플 미표기 |
1,000니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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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시 |
2015년 6월 26일 |
2016년 10월 21일 |
|
국내 출시 가격 |
379,000원부터 |
459,000원부터 |
방향 전환은 여러 리뷰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The Verge도 Series 2를 두고 손목 위 컴퓨터라는 모호한 개념에서 벗어나 건강과 운동에 우선순위를 둔 제품이라고 평했다.
물론 아쉬운 대목도 남았다. 외형은 전작과 거의 같았고 여전히 두꺼웠다. GPS를 켜고 운동 경로를 기록하면 배터리가 5시간 남짓 버텼고 그 결과, 지금보다도 훨씬 더 자주 충전하는 습관을 요구됐다.
개인적으로는 이 세대의 값어치가 스펙 항목에 있지 않다고 본다.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고 수영장까지 차고 들어갈 수 있게 만든 게 핵심이다.
4. 두 세대가 시장에 남긴 것
2016년은 스마트워치 시장이 꺾인 해였다. IDC 집계로 3분기 출하량은 전년 같은 분기 560만 대에서 270만 대로 반토막 났다. 같은 분기 애플은 110만 대를 출하했다. 그 분기 전체 출하량의 41%다.
시장의 관심이 식는 와중에도 애플은 제품군을 늘리지 않았다. 대신 알림을 보여주는 액세서리에서 운동과 건강 기기로 방향을 틀었다. 지금의 애플워치를 만든 전환점이 바로 그때였다.
애플워치 1세대는 스마트워치를 일상적으로 차는 물건에 가깝게 만들었다. 애플워치 2세대는 그 물건이 무엇을 하는 기계인지를 좁혔다. 다만 그 선택이 옳았는지는 당시에 알 수 없었다. 출하량이 반토막 나던 해에 쓰임새를 좁힌 선택은 위험 부담이 컸다.
지금은 답이 나와 있다. 애플워치를 왜 샀냐고 물으면 대부분 운동 기록과 심박, 수면을 꼽는다. 알림 때문에 샀다는 사람은 드물다. 1세대가 손목에 자리를 만들었고 2세대가 그 자리에 무엇을 놓을지 정했다. 두 세대의 의미는 거기까지다.
참고로 애플은 2026년 3월에 watchOS 5.3.10을 배포했다. 2027년 1월에 만료될 예정이던 인증서를 연장해 iMessage와 FaceTime을 계속 쓰게 만드는 업데이트다. 대상은 Series 1부터 4까지다. 2015년 오리지널에 적용된 마지막 소프트웨어는 2017년 watchOS 4다.
그래서 오리지널은 지금 실사용 하는 모델이라기보다 컬렉션에 가깝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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