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진짜 돌아오는 걸까? 8월 10일 열린 싸이월드 기자간담회 소식을 접하고 같은 질문을 떠올린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확정된 것은 발표된 일정뿐이다. 사진첩이 실제로 열릴 수 있는지도, 인수 절차가 적법했는지도 양쪽 당사자가 지금 다투는 중이다.
서비스가 문을 닫은 건 2019년이다. 그 뒤로 주인이 여러 번 바뀌었다.
전제완 전 대표는 폐쇄 직후부터 재개를 약속했지만 날짜만 여러 번 밀렸다. 그러다 2021년 2월 돌연 신설법인 싸이월드제트에 사업권을 넘겼다. 실제 앱이 열린 건 다시 연기를 거듭한 끝에 2022년 4월이다. 이마저 2023년 자금난으로 멈췄다. 2024년에는 싸이커뮤니케이션즈가 사업권을 넘겨받아 이듬해 재개를 예고했다. 이 역시 자금 부족으로 무산됐다.
출처 : 연합뉴스
여기에 이번 시그마체인의 발표를 더하면 네 번째 부활 선언이다. 나는 2022년 앱이 다시 열렸을 때 사진첩 일부를 복원했던 사용자다. 전부는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 발표도 기대보다 의심이 앞섰다.
간담회에서 발표한 계획과 같은 날 곧장 나온 반박을 나눠 정리했다.
10월 베타 서비스, 정식 오픈은 내년 상반기
시그마체인은 8월 10일 서울 중구에서 간담회를 열고 지식재산권 인수를 공식화했다. 서비스 이름은 싸이월드 3.0이다. 오는 10월 베타를 공개하고 정식 오픈은 내년 상반기로 잡았다.
베타에는 친구 연결과 피드 기능부터 담는다. 복원하겠다고 밝힌 기능은 미니홈피와 사진첩, 일촌이다. 미니홈피는 2000년대 일상을 통째로 기록하던 공간이었다. 시그마체인은 인수 이유를 설명하면서도 그때 저장해 둔 사진과 방명록을 다시 보고 싶다는 이용자 요구를 첫손에 꼽았다.
곽진영 시그마체인 대표는 창립 원년 멤버가 합류한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명단과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기존 멤버가 직접 개발에 참여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새로 뽑은 개발자들에게 과거 노하우를 전달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개발 조직은 약 40명 규모다. 이 인원으로 베타 기능 개발과 데이터 이관을 동시에 밀어야 한다.
웹3와 도토리, 코인 이야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무슨 냄새가 나는데?
이번 계획의 중심은 웹3다. 이용자는 미니홈피 콘텐츠를 NFT로 만들어 사고팔 수 있고 회사는 금융권 스테이블코인을 도토리에 연결하겠다고 했다. 수익은 이용자 40%, 크리에이터 40%, 플랫폼 20%로 나눈다는 배분 비율까지 내놨다.
다만, 곽 대표는 자체 코인 발행에는 선을 그었다. 간담회 후 취재진에게 “싸이월드 내부에서 도토리와 연동되는 토큰이나 코인은 나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과거 코인 때문에 이용자가 손해를 봤다는 이유를 들었다. 도토리의 스테이블코인화는 법안이 통과되고 금융사와 협력할 조건이 갖춰진 뒤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가 말한 과거 피해는 기록에 남아 있다. 2019년에는 당시 운영사가 클링(CLINK)이라는 가상자산을 공개해 1차 판매로만 약 4억 8,000만 원을 모았다. 그 뒤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면서 클링은 휴지 조각이 됐다.
2021년에는 이전 운영사가 MCI재단과 손을 잡았다. MCI코인을 리브랜딩한 싸이클럽은 서비스 연기 소식이 전해지자 11.6% 급락했고 2022년 11월 빗썸에서 상장폐지됐다. 당시 운영사는 같은 해 도토리 자체를 가상자산으로 발행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놨다.
개인적으로 가장 미덥지 않은 부분이 여기다. 추억을 앞세운 발표 뒤에 매번 코인이 따라붙었고 그 코인은 이용자 쪽에 손실을 남겼다. 곽 대표는 이번에 자체 코인을 내지 않겠다고 못 박았지만 스테이블코인 검토는 그대로 열어뒀다.
인수가 적법했는지를 두고 벌어진 다툼
출처: 연합뉴스
흥미롭게도 간담회 당일 같은 건물에서 또 다른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호광 베타랩스 대표 겸 전 싸이월드 대표가 시그마체인의 인수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논리는 이렇다. 싸이월드제트가 주주 통지 없이 싸이커뮤니케이션즈로 사업권을 넘겼다는 것이다. 그 첫 거래가 무효라면 뒤이은 양수도도 줄줄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대금 약 50억 원이 실제로 계좌에 들어왔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폈다. 임직원 급여와 서버비 역시 밀려 있다고 했다. 다만, 이는 김 대표 측이 제기한 의혹이고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온 사안은 아니다.
이미 확정된 것도 있다. 베타랩스는 2021년 싸이월드제트에 25억 원을 투자해 지분 15.21%를 확보했다. 같은 해 블록체인 사업 계약으로 MCI 코인 1억 2,900만 개도 넘겼다.
베타랩스는 그 매각 대금 약 137억 원을 돌려받을 권리를 올해 1월 대법원에서 확정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cyworld.com 도메인 가압류도 결정했다.
시그마체인의 설명은 다르다. 인수한 대상은 회사 자체가 아니라 데이터와 상표권을 비롯한 지식재산이라는 것이다. 도메인에 걸린 법적 조치와 서비스 일정은 별개라고 했다. 실제로 지난 7월 30일 확보한 주소는 cyworld.co.kr이다.
김 대표는 미니홈피와 사진첩이 닷컴 주소를 기반으로 운영됐던 만큼 대표 도메인을 뺀 인수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옛 데이터가 어느 주소에 묶여 있느냐, 그게 이 다툼의 핵심이다.
사진첩은 돌아오나, 돌아와도 괜찮은가
결국 이용자 대부분이 궁금해하는 건 사진이다. 시그마체인은 3.8페타바이트, 약 170억 건의 데이터가 모두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를 새로 복원하는 게 아니라 남아 있는 저장분을 새 서비스에 연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 작업도 외부 용역 없이 자체 인력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금 조달 능력을 묻는 질문에는 박형근 시그마체인 이사가 문제없다며 자본금 60억 원을 근거로 들었다.
김 대표의 계산은 정반대다. 디스크에 파일이 남아 있는 것과 그 파일을 서비스로 띄우는 건 전혀 다른 일이라고 봤다. 서버만 300대 가까이 점검해 쓸 만한 데이터를 골라내야 한다. 외부 망을 차단한 방화벽과 재해복구 체계까지 갖춘 뒤 데이터를 옮기는 데 최소 100일을 잡았다.
과거 복구 경험도 근거로 들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작업할 때 스토리지 서버에 약 8억 원이 들었고 방화벽 작업 10개월에 약 50억 원이 나갔다. 전체 복원 비용은 약 5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솔직히 자본금 60억 원으로 500억 원짜리 복원을 어떻게 감당하겠다는 건지, 나는 이 대목이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에 이용자 기록을 올리는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한 번 올라간 기록은 지우기가 어렵다. 이미 세상을 떠난 이용자의 사진은 어떻게 하고 잊힐 권리는 어떻게 보장하느냐는 지적이다.
커뮤니티 반응도 이 데이터 문제에 몰렸다. 부활 소식이 올라온 게시물에는 예전에 쓴 글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달렸다. 개인정보를 계속 붙잡고 있지 말고 그냥 지워달라는 요구도 나란히 올라왔다.
10월 베타로 관심을 끈 이후를 주목해야 함
10월까지 남은 시간은 두 달이다. 싸이월드 3.0 베타에서 친구 연결과 피드가 실제로 열리는지, 그 화면에서 옛 미니홈피가 보이는지가 첫 번째 검증대가 된다. 도메인 가압류와 인수 무효 소송이 어디로 정리되는지도 같은 시점에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앞선 세 번도 발표 자리까지는 늘 그럴듯했다. 과연 이번에는 다를까? 10월 베타 버전으로 관심을 끌고 그걸 활용해 돈주머니를 채울 궁리만 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함께 지켜보자.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