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파워샷 줌은 렌즈를 갈아 끼우는 카메라도 아니고 당겨 보기만 하는 망원경도 아니다. 한 손에 쥘 수 있는 145g짜리 콤팩트 바디에 100mm와 400mm 광학 줌 그리고 800mm 디지털 줌을 담았다. 버튼 하나로 세 배율을 오가고 액정 화면 없이 뷰파인더만 남겼다. 공연장 2층이나 야구장 그리고 등산로에서 멀리 있는 대상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그 장면을 그대로 남기고 싶은 사람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제품이다.
1. 캐논 파워샷 줌은 망원경에 가깝다
줌은 3단으로 고정돼 있다. 상단 버튼을 누르면 100mm에서 400mm로, 다시 800mm로 넘어가고 한 번 더 누르면 100mm로 돌아온다. 400mm까지가 광학이고 800mm는 400mm 화면을 잘라 확대하는 디지털 방식이다.
아쉽게도 중간 배율은 존재하지 않는다. 300mm가 필요해도 400mm로 가거나 100mm에 머물러야 한다.
현재 설정을 확인하거나 촬영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는 큼지막한 액정이 없다. 0.39형에 약 236만 도트짜리 전자식 뷰파인더 하나가 화면 역할을 전부 맡는다. 캐논은 공식 카탈로그에서 이 제품을 관찰과 촬영을 동시에 즐기는 기기로 규정했고 많은 리뷰어들 역시도 디지털 단 안경이라는 표현을 썼다. 일반적인 카메라 범주로 접근하면 액정도 RAW도 없다는 아쉬움부터 보이고 망원경 카테고리로 접근하면 기록 기능이 덤으로 붙는다.
2. 공식 스펙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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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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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 |
1/3형 CMOS, 유효 약 1,210만 화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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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처리 |
DIGIC 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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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거리 |
100mm와 400mm 광학, 800mm 디지털 (35mm 환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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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개 |
광각 F5.6, 망원 F6.3 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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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파인더 |
0.39형, 약 236만 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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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정 화면 |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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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
Full HD 30p, 1회 최대 9분 59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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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촬영 |
초당 약 10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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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도 |
ISO 3200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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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떨림 보정 |
광학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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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 매체 |
microSDX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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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자 |
USB-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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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
내장 충전지, 교체 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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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 |
145g |
1/3형은 요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센서보다도 작다. 여기에 F5.6에서 시작하는 조리개까지 겹치면서 저조도 환경에서의 화질, 초점이 굉장히 아쉽다.
3. 공연장, 경기장 등에서 쓰이는 이유
배율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는 촬영 거리를 같이 놓고 봐야 감이 잡힌다. 내가 2021년에 캐논 파워샷 줌 리뷰를 위해 방문했던 한강 뚝섬 야외무대에서 약 30m 거리에서 800mm로 인물의 표정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잠실야구장 외야석에서도 같은 배율로 내야수들의 상반신으로 화면을 채울 수 있었다.
경기장이나 공연장에서는 배율보다 액정 없이 뷰파인더만 쓰는 설계가 매력적인 특장점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을 들어 올려 촬영하면 밝은 화면이 뒷사람 시야를 가리는데 캐논 파워샷 줌은 빛이 뷰파인더 안쪽으로만 들어가기 때문이다. 겉보기에는 망원경으로 무대를 보는 자세라서 주변에 방해를 주지 않고 그 장면을 남길 수 있다. 액정을 뺀 선택은 화질에는 보탬이 되지 않지만 관람 매너에서는 확실한 이득인 측면이 있다.
그런데 무게가 조금 애매하다. 물론 145g 무게 자체는 종일 들고 다녀도 부담이 없다. 다만, 쌍안경 특유의 묵직한 안정감이 없어 화면이 더 흔들린다는 아이러니. 개인적으로는 이 대목이 스펙표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400mm를 넘어가면 흔들림이 배율만큼 증폭되므로 이 구간에서는 사용자 스스로가 손떨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
4. 솔직히 화질은…
앞서 이미 언급했지만, 캐논 파워샷 줌은 센서 크기가 작고 조리개도 F5.6부터라 어두운 곳에서 만족스러운 카메라의 역할이 불가능하다. 실내나 해 질 무렵에는 감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노이즈가 늘고 노이즈 억제 처리도 거칠게 들어간다. 게다가 수동 노출 모드가 없어 자동 노출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점도 아쉬움을 키운다.
그리고 800mm는 광학이 아니라 크롭이라 디테일 손실이 발생한다. 그래서 멀리 있는 대상을 확인하고 가볍게 기록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데 좋다.
컨트롤 측면에서 감수해야 할 부분들도 있다. 사진은 원샷 AF만 지원해서 초점이 한번 흐려지면 카메라가 알아서 다시 맞추지 않는다. 다른 곳을 잠깐 비췄다가 다시 잡아야 한다. 그나마 동영상에서는 서보 AF가 따라붙는다. 그리고 RAW를 지원하지 않아 JPEG만 남고 촬영 결과를 바로 보는 재생 버튼도 없어 메뉴를 여러 번 거쳐야 한다.
배터리는 내장형이라 교체가 불가능하다. 공식 스펙 기준으로 완충 상태에서 연속 동영상 촬영 시간은 약 60분이다. 한 번에 찍을 수 있는 길이도 9분 59초로 제한되어 있어서 긴 무대를 롱 테이크로 담을 수가 없다. 중간에 몇 번 끊어야 한다. 참고로 공식 스펙상 최단 촬영 거리는 100mm에서 1m, 400mm에서 4.5m다.
그러면 이걸 스마트폰으로 대신하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이 남는다. 맞다. 저조도와 화질만 놓고 보면 최신 스마트폰이 앞선다. 다만 광학 400mm에서 800mm에 이르는 구간은 스마트폰이 물리적으로 닿지 못한다. 두 기기는 대체 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에 가깝다.
5. 대안으로 거론되는 파워샷 SX740 HS
같은 캐논 콤팩트 모델 중에서 망원을 이유로 비교되는 모델은 SX740 HS다. 24mm에서 960mm까지 40배 줌을 연속으로 쓸 수 있고 틸트 액정이 달려 있으며 무게는 약 299g이다.
두 기기는 성격이 다르다. 캐논 파워샷 줌은 뷰파인더를 통해 무언가를 지켜 보는 게 먼저고 촬영이 따라오는 3단 고정형이고 SX740 HS는 화각을 자유롭게 쓰는 범용형 고배율 콤팩트 바디다. 중간 배율이 필요하거나 촬영 결과를 그 자리에서 확인해야 한다면 후자가 맞는다. 반면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눈에 대는 쓰임이 목적이라면 전자다.
캐논 파워샷 줌은 화질로 승부를 보는 기기가 아니다. 멀리 있는 대상을 눈으로 확인하는 일이 먼저고 기록은 그다음이라는 순서를 받아들일 수 있어야 쓸모가 남는다. 그 순서가 뒤집히면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카메라가 낫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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