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여러 명이 편하게 타는 차를 찾으면 결국 카니발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패밀리카부터 의전차, 캠핑까지 사실상 자기만의 영역을 만들어놓은 차죠.
그런데 카니발의 가장 까다로운 경쟁자가 다른 회사가 아니라 기아 내부에서 등장할 가능성이 생겼습니다.
주인공은 기아 PV9입니다. 아직 양산차 디자인과 제원조차 공개되지 않았지만 존재 자체는 공식입니다. 기아는 PV5에 이어 2027년 PV7, 2029년 PV9을 출시해 PBV 풀라인업을 완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공개된 모습 역시 완성차가 아닌 콘셉트 실루엣 수준입니다.
PV5보다 크고 PV7보다 큰 진짜 ‘맏형’
기아의 순서를 보면 PV9의 위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25년 등장한 PV5를 시작으로 2027년 PV7, 마지막이 2029년 PV9입니다. 기아도 PV7과 PV9을 통해 더 큰 비즈니스와 라이프스타일 수요까지 PBV 영역을 확대한다고 설명합니다.
즉 PV9은 단순히 화물 많이 싣는 전기밴 하나를 추가하는 것이 아닙니다.
PBV는 애초에 패신저와 카고, 캠퍼, 특장차처럼 하나의 플랫폼을 다양한 용도로 바꾸는 것이 핵심입니다. 기아는 2030년까지 PV5·PV7·PV9을 기반으로 40종 이상의 바디타입을 운영하고 연간 PBV 23만2,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에 등장하는 25만 대 목표는 2025년 계획이고, 2026년 최신 인베스터 데이에서는 23만2,000대로 조정됐습니다.
그래서 카니발과 영역이 겹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이 생깁니다. 현재 PV5만 해도 패신저를 5, 6, 7인승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미 국내 판매 중인 PV5 패신저의 전장은 4,695mm에 불과하지만 휠베이스가 2,995mm나 됩니다. 앞뒤 오버행을 줄이고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는 PBV 전용 구조 덕분입니다.
그리고 PV9은 이보다 훨씬 큰 모델입니다. 최종 크기와 좌석 구성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대형 패신저 모델이 나온다면 카니발을 찾던 다인승 패밀리카, 셔틀, 의전, 레저 수요와 겹칠 가능성이 상당합니다.
다만 “기아가 PV9으로 카니발을 잡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은 아닙니다. 카니발 대체 가능성은 현재 공개된 PBV 전략을 바탕으로 한 시장 관점의 해석에 가깝습니다.
오히려 기아 입장에서는 카니발 고객이 다른 브랜드 전기밴으로 넘어가기 전에 자사 PBV로 받아내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PV5가 보여준 가능성이 꽤 강력합니다
맏형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는 먼저 나온 PV5 때문입니다. PV5 카고 롱레인지는 71.2kWh 배터리를 사용하며, 국내 인증 기준 주행거리는 358km입니다. 그런데 최대 허용 적재량인 665kg을 싣고 독일 공공도로의 반복 코스를 주행한 기록 도전에서는 한 번 충전으로 무려 693.38km를 달려 기네스 세계기록을 세웠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693km는 일반 소비자가 기대할 수 있는 공인 주행거리가 아닙니다. 기록을 위해 설정된 특정 코스와 조건에서 나온 결과이기 때문에 PV9 역시 “700km 이상 갈 것”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PV9의 배터리 용량과 출력, 주행거리, 충전속도는 현재 모두 공개 전입니다.
캠핑카로 나오면 카니발보다 더 재미있을 수도
개인적으로는 승용형보다 컨버전 모델이 더 궁금합니다. 기아는 현재 PV5에 라이트 캠퍼와 캠퍼, 크루밴, 오픈베드, 냉동탑차 등 다양한 변형 모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PV9까지 같은 전략이 확대된다면 대형 전기 캠핑카나 VIP 셔틀 같은 형태도 충분히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바닥에 배터리를 깔아 평평한 실내를 만들기 쉽고 외부 전력 활용까지 가능하다면 카니발을 개조해서 사용하던 방식과는 또 다른 시장이 열릴 수 있습니다.
다만 PV9의 캠핑카 버전 역시 현재 확정된 상품은 아닙니다. 예상도 역시 공식 양산 디자인으로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마무리
PV9이 2029년 등장한다고 해서 카니발이 사라질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장거리 이동과 빠른 주유, 이미 검증된 상품성을 원하는 소비자는 카니발을 계속 선택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숙성과 넓은 실내, 낮은 운영비와 다양한 공간 활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대형 전기 PBV가 매력적일 수 있죠.
중요한 건 기아가 PV5 → PV7 → PV9이라는 별도의 전기 밴 라인업을 정말 만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카니발이 오랫동안 지켜온 시장 옆에 기아가 스스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하나 더 만들고 있는 셈입니다.
남에게 왕좌를 뺏기기 전에 자기 손으로 다음 왕좌를 만드는 것.
2029년 PV9이 등장하면 카니발에게 가장 무서운 상대는 의외로 같은 기아 엠블럼을 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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