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계식 키보드를 조금만 찾아보면 가격이 정말 빠르게 올라갑니다. 특히 풀 알루미늄 하우징에 무선, 가스켓 구조까지 갖춘 제품이라면 자연스럽게 20~30만 원대를 생각하게 되죠.
그런데 에포메이커 GALAXY100 LITE는 가격표를 한 번 더 보게 만들었습니다. 국내 한글 버전 판매가는 현재 약 10만3천 원. 이름에는 Lite가 붙었지만 구성만 보면 어디를 크게 덜어냈는지 오히려 찾기가 어렵습니다.
플라스틱인 줄 알았는데 1.66kg 풀 알루미늄
가장 먼저 마음에 든 건 역시 하우징입니다. GALAXY100 LITE는 분체도장 방식의 CNC 알루미늄 합금 케이스를 사용합니다.
실물을 책상에 올려놓으면 1.66kg이라는 무게 덕분에 타이핑할 때 쉽게 움직이지 않고, 손으로 만졌을 때도 플라스틱 키보드와는 확실히 다른 단단함이 느껴집니다.
배열도 상당히 실용적입니다. 100키와 노브를 넣은 96% 레이아웃이라 풀배열의 숫자패드는 그대로 살리면서 좌우 폭은 줄였습니다. 문서 작업이나 엑셀을 많이 하는 저에게는 텐키리스보다 훨씬 편했습니다.
특히 오른쪽 노브로 볼륨을 바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게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매일 쓰다 보면 꽤 편합니다. 갤럭시 100 라이트를 쓰다가 다른 무선 키보드를 쓰면 저도 모르게 오른쪽 상단에 볼륨을 조절하러 손이 먼저 나갈 정도입니다.
타건감은 가격보다 내부에서 결정됩니다
키보드를 두드려보면 알루미늄이라는 소재보다 내부 구성이 더 중요하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PP 플레이트와 가스켓 마운트를 조합했고 내부에는 Poron, IXPE, PET 등 5개 층의 흡음 구조가 들어갑니다.
덕분에 알루미늄 하우징에서 자칫 날카롭게 울릴 수 있는 소리를 상당히 차분하게 잡아주는 편입니다.
제가 사용한 Feker Marble White는 42±3gf의 리니어 스위치입니다. 키압이 무겁지 않고 공장 윤활까지 되어 있어 길게 원고를 작성할 때 손가락 부담이 적었습니다.
하단에 깔려있는 PCB 기판은 3핀과 5핀 핫스왑을 지원하기 때문에 나중에 취향이 바뀌면 납땜 없이 교체할 수도 있습니다.
키캡 역시 체리 프로파일의 PBT 염료승화 방식이라 촉감도 괜찮고 장시간 사용할 업무용 키보드로 잘 어울립니다.
무선인데 배터리 걱정을 꽤 줄였습니다
무선 키보드라면 배터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GALAXY100 LITE에는 8,000mAh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연결은 USB-C 유선, 2.4GHz 무선, Bluetooth 5.0 세 가지를 지원하며 2.4GHz와 유선 연결에서는 최대 1,000Hz 폴링레이트로 동작합니다.
저라면 데스크톱에는 2.4GHz를 연결하고, 태블릿이나 노트북은 블루투스로 묶어놓고 사용하는 조합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한 대의 키보드로 여러 기기를 오갈 때 이게 생각보다 편합니다.
참고로 1,000Hz의 폴링레이트는 8K와 비교하면 다소 아쉬울 수 있지만? 프로 게이머와 민감한 반응을 느끼는 게이머가 아니라면 큰 차이를 느끼기 힘든 수준입니다. 그만큼 빠르게 반응하여 게임 용도로도 부족함 없는 무선 키보드입니다.
프로그램 설치도 필요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 또 하나는 설정 방식입니다. EPOMAKER Hub를 웹 브라우저에서 실행하면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도 키 매핑, 매크로, RGB 설정 등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VIA 기반의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하기 때문에 기본 배열에서 조금이라도 바꾸고 싶은 분들에게는 꽤 유용합니다.
화려한 RGB가 싫다면 꺼놓아도 되고, 원하는 키만 바꾸거나 노브 기능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최종 평가
에포메이커 갤럭시 100 라이트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라이트’라는 이름과 실제 상품성이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10만 원대에 풀 알루미늄 하우징, 가스켓 마운트, 5중 흡음 구조, 핫스왑, 8,000mAh 배터리와 무선 연결까지 갖췄습니다. 공식 글로벌 가격도 현재 109.99달러부터 시작합니다.
대신 1.66kg이라 매일 들고 다닐 휴대용 키보드는 아닙니다. 조용한 사무실이라면 스위치에 따라 타건음이 신경 쓰일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한 번 책상에 올려두고 업무와 게임을 모두 해결할 예쁜 무선 키보드를 찾고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처음 봤을 때 30만 원대라고 해도 크게 이상하지 않았는데, 12만 원대라는 가격을 확인하고 나니 에포메이커가 왜 이 제품에 ‘Lite’를 붙였는지가 오히려 더 궁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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