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아메리카노 한 잔 내리는 건 버튼 하나로 끝난다. 문제는 부드러운 라떼가 당기는 날이다. 전자레인지에 우유를 데우고 거품기를 따로 꺼내 돌리고 나면 뒤처리할 게 세 개로 늘어난다. 그 두 번째 단계가 번거로워서 결국 아메리카노만 마시게 되더라.
카누 바리스타 오아시스는 그 귀찮은 일련의 과정을 감내해야 했던 우유 작업까지 머신이 대신하는 신형 캡슐 커피머신이다. 메뉴 구성과 예열 속도, 조작과 세척 그리고 새로 나온 라떼 전용 캡슐까지 순서대로 정리했다.
1. 4가지 모드에 핫폼 추가
카누 바리스타 오아시스로 만들 수 있는 음료는 총 4가지다.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는 기존에 사용하던 카누 바리스타 페블 머신에서도 가능했던 메뉴로 새로울 게 없지만, 카페라떼와 카푸치노는 아니다.
라떼와 카푸치노는 우유 거품 100ml에 에스프레소 65ml를 합쳐 한 잔이 된다. 우유 거품만 필요한 경우에는 핫폼으로 120ml를 따로 받으면 된다. 본체 오른쪽에 450ml짜리 우유통이 탑재되어 있고 여기서 올라온 우유가 전용 노즐을 지나면서 쫀쫀한 거품이 된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점은 거품 상태를 노브를 돌려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20만 원대 가격을 생각하면 흉내만 낸 게 아닐까 싶었지만, 지금까지 여러 번 내려본 바로는 티스푼을 얹어도 잠깐 버틸 정도로 촘촘하게 올라오더라. 물론 라떼아트를 그릴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카푸치노 위에 계핏가루를 뿌려도 가라앉지 않는 밀도는 나온다.
2. 3초 예열과 연속 추출
신형 가정용 캡슐 커피머신에서 가장 먼저 체감한 부분은 예열 시간이다. 같은 카누 바리스타 라인업인 페블과 브리즈 그리고 어반이 모두 30초인데 오아시스는 단 3초다. 앞선 추출 영상에서 이미 확인했겠지만, 전원을 켜고 컵을 받치는 사이에 모든 준비가 끝나 있다. 두 잔 세 잔을 이어서 뽑아도 중간에 물을 다시 데우느라 멈추지 않는다.
사용성도 만족스럽다. 일단 물탱크 용량이 일전에 리뷰했던 페블(700ml)의 두 배가 넘는 1800ml다. 덕분에 스탠리 텀블러 퀀처 887에 담을 아메리카노 3잔을 연속으로 뽑아도 물을 받으러 갈 필요가 없다. 그리고 사용한 캡슐이 안쪽 컨테이너에 최대 20개까지 쌓이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그만큼 관리에 신경을 덜 써도 되니까 말이다.
참고로 아메리카노는 용량을 3단계로 설정할 수 있다. 핫이 160ml, 210ml, 260ml이고 아이스는 115ml, 165ml, 215ml다. 센스 있게 아이스는 상온수로 추출한다. 그만큼 얼음이 덜 녹기 때문에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에도 얼음이 금방 녹아 커피가 밍밍해지는 걸 최소화해 준다.
3. 터치 한 번으로 끝나는 조작과 세척
전면 패널은 풀 터치스크린이다. 메뉴 버튼은 여섯 칸인데 아메리카노가 핫과 아이스로 구분되어 있어서다. 여기에 세척과 온수, 용량 조절 아이콘까지 조작부에 포함되어 있어 처음 사용자도 설명서를 펼칠 일이 없다.
TMI지만, 난 커피를 포함한 마시는 건 다 좋아한다. 그래서 약 90도의 뜨거운 물이 160ml 나오는 온수 기능을 티백 우릴 때도 활용하고 있다.
캡슐 커피머신을 오래 쓰려면 결국 세척이 관건이다. 카누 바리스타 오아시스는 세척 모드를 두 가지로 나눠 놨다. 전체 세척을 누르면 커피와 물 그리고 우유가 지나간 노즐이 알아서 헹궈진다. 우유 거품 노브를 Clean 위치로 돌리면 우유 추출 노즐만 따로 세척할 수도 있다.
확실히 반자동 머신처럼 추출 그룹을 분리해 닦아내는 과정이 없으니 손이 훨씬 덜 간다. 그렇다고 자체 세척 기능만 사용하면 곤란하다. 최소 일주일에 한 번씩은 물통, 우유통, 스팀관 세척용 파이프, 트레이 등 분리 가능한 모든 것들을 세척해 주는 게 좋다.
기능이 늘어난 만큼 본체가 꽤 크다. 210×336×304mm에 5.15kg이라 콤팩트한 페블처럼 책상 한쪽 구석에 올려둘 수 있는 크기가 아니다. 주방 조리대나 홈카페 선반, 사무실 탕비 공간 등 어느 정도 여유로운 거치 공간을 필요로 한다. 우유통까지 들어간 상위 모델이라 본체가 이보다 작아지기는 어렵다. 그런데 직접 비교해 보면 알겠지만, 라떼를 내릴 수 있는 가정용 커피머신 중에는 작은 편에 속한다.
색상은 화이트 하나뿐이다. 대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라 어디에 놓고 사용해도 주변 분위기에 해를 끼칠 일은 없다. 오히려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주방 오브제로의 역할이 가능하다.
4. 새로 나온 라떼 전용 캡슐 2종
신형 카누 바리스타 오아시스와 함께 라떼 전용 캡슐 두 가지가 출시됐다. 소프트 하모니와 포르테 앙상블인데 둘 다 에티오피아 내추럴 원두를 넣은 블렌딩이다. 커피가 우유와 만났을 때를 기준으로 맛을 맞췄다. 이름과 달리 우유가 들어 있지 않은 원두 캡슐이다. 당연히 이는 머신을 통해 우유 거품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맛에서 두 원두의 성격 차이가 꽤 뚜렷하다. 아침에 마시기 좋은 소프트 하모니는 첫 모금부터 자극이 세지 않고 편하게 넘어간다. 반면 포르테 앙상블은 입안에 남는 맛이 더 진하고 향도 선명하다. 여기에 고소한 풍미까지 더해져 같은 커피라도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자극적인 걸 좋아하는 내 기준에서는 포르테 앙상블이 더 매력적이더라. 캡슐 금방 소진할 듯!
참고로 캡슐 값은 10개입 4팩(소프트 2팩과 포르테 2팩) 묶음이 8월 기준 공식 스토어에서 37,600원이다. 한 잔에 940원꼴이다.
기존 바리스타 캡슐도 전부 라떼로 마실 수 있다. 카누 전용 캡슐은 원두가 9.5g 들어가는데 네스프레소 호환 캡슐(5.7g)의 1.7배다. 덕분에 확실히 풍미가 깊고 진하다. 여기에 트라이앵글 탬핑 기술로 가루를 고르게 다진 뒤 수율 18~22% 구간에서 커피를 내린다. 쉽게 커피 향과 맛을 균일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 적용됐다고 이해하면 된다.
참고로 캡슐 커피머신을 고를 때 놓치기 쉬운 지점은 캡슐 호환이다. 오아시스에는 카누 바리스타 전용 캡슐만 들어간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다양성 측면에서 조금 아쉽다. 네스프레소 캡슐이나 호환 캡슐을 쓰던 사람이라면 캡슐 구입처가 카누로 고정된다는 점을 미리 감안해야 한다.
5. 가격과 추천 대상
출시 가격은 499,000원이다. 8월 기준으로 공식 스토어 20만 원 할인 쿠폰을 적용하면 29만 원대까지 내려간다.
아메리카노만 마시는 사람에게는 우유 거품 기능이 통째로 필요가 없으니 해당 머신은 과하다. 반면 라떼나 카푸치노를 자주 마시고 손님이 오면 여러 잔을 연달아 내려야 하는 집이라면 1800ml 물탱크와 연속 추출이 빛을 발휘한다. 게다가 유지 관리까지 간편하니 커피를 자주 마시는 집이라면 별도의 거품기와 커피 머신을 각각 들이는 것보다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캡슐 커피머신을 아메리카노 뽑는 기계로만 쓰던 입장에서는 우유를 다루는 일이 머신 안으로 들어온 게 가장 큰 변화다. 직접 써보니 일상에서 라떼를 마시는 빈도가 확실히 늘었다.
참고로 카누 공식 홈페이지에서 정품 등록을 하면 무상 보증 기간이 12개월 연장된다. 구매일 기준 1년이던 보증이 등록 한 번으로 2년이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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