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좀 벌면 X5.” 수입 SUV 이야기를 할 때 참 오래 들었던 말입니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차체에 부드러운 직렬 6기통 엔진, 가족을 태우기 좋은 공간까지 갖췄으니 성공한 가장의 차라는 이미지가 강했죠.
그런데 BMW가 지난 6월 30일 공개한 5세대 X5는 앞모습부터 낯섭니다. 크롬과 근육 대신 조명, 화면, 소프트웨어를 앞으로 꺼냈습니다. BMW가 ‘젊은 부자용’이라고 설명한 적은 없지만, 기존 X5를 좋아했던 아빠들이 당황할 만한 변화인 건 맞습니다.
돼지코를 더 키우지 않고 세로로 세웠다
신형은 거대한 키드니 그릴을 더 벌리지 않았습니다. 세로형 아이코닉 글로우 그릴과 처음 적용한 ‘더블 X’ 조명을 하나처럼 묶었습니다. 손잡이는 작은 날개 모양의 BMW 윙렛으로 바뀌었고, 휠은 최대 23인치까지 고를 수 있습니다.
기존 X5가 넓은 어깨와 크롬으로 존재감을 냈다면 이번에는 매끈한 면과 빛으로 시선을 끕니다. 못생겼다기보다 너무 달라졌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주차장에서 보던 익숙한 ‘아빠 차’ 분위기가 많이 옅어졌습니다.
실키식스가 사라진다? 정반대다
온라인에서는 내연기관이 사실상 퇴장한다는 말도 나오지만 공식 내용은 다릅니다. X5 40 xDrive는 3.0리터 직렬 6기통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사용해 400마력을 냅니다. X5 50e 역시 직렬 6기통과 전기모터를 묶은 490마력 PHEV입니다.
디젤과 V8 M 퍼포먼스도 이어지고, 처음으로 순수전기 iX5가 추가됩니다. 2028년에는 수소연료전지 iX5까지 나옵니다. 엔진을 버린 게 아니라 가솔린·디젤·PHEV·전기·수소를 한 차종에 모두 펼치는 첫 BMW입니다.
전기차 iX5 60 xDrive는 578마력, 잠정 WLTP 기준 최대 845km를 제시하며 460kW 급속충전도 지원합니다. 이제 X5를 고를 때 엔진만 보는 시대가 끝난다는 말은 맞지만, 실키식스가 사라진다는 말은 틀렸습니다.
계기판보다 앞유리를 보게 만든 실내
실내는 외관보다 더 과감합니다. 전통적인 계기판 자리에 앞유리 하단 전체를 쓰는 파노라믹 비전이 들어가고, 중앙에는 17.9인치 디스플레이가 놓입니다. 조수석 14.6인치 화면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버튼 많은 고급 SUV보다 스마트폰처럼 설정하고 업데이트하는 차에 가까워졌습니다. 이런 구성은 젊은 자산가와 얼리어답터에게 꽤 매력적입니다. 반대로 물리 버튼과 독립형 계기판에 익숙한 기존 오너라면 처음엔 어색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빠들을 버린 차는 아니다
차체 길이는 4,994mm, 전폭은 정확히 2m입니다. 휠베이스는 이전보다 약 61mm 늘어나 2열 무릎 공간이 넓어졌고, 등받이도 조금 더 편하게 눕혔습니다. 40:20:40 폴딩 시트와 소프트클로즈 도어를 갖추며 자동문까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차박용 SUV를 포기하고 도심형 라운지만 택했다는 평은 과합니다. 가족용 공간은 오히려 좋아졌습니다. 기존 아빠들을 밀어냈다기보다 그들에게 익숙한 실용성 위에 젊은 소비자가 좋아할 디지털 감성을 얹은 차에 가깝습니다.
출시일과 가격은?
미국에서는 X5 40 xDrive가 2026년 10월 먼저 나오고, PHEV와 iX5는 2027년 1분기에 합류합니다. 미국 가격은 후륜 X5 40이 6만9,800달러, xDrive가 7만2,100달러부터입니다. BMW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도 iX5가 올라왔지만 국내 출시일과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마무리
신형 X5는 ‘돈 벌면 사는 중후한 아빠 차’라는 한 가지 이미지에 머물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외관은 젊어졌고, 실내는 자동차보다 IT 기기에 가까워졌습니다.
그렇다고 직렬 6기통과 가족용 공간까지 버린 것은 아닙니다. 젊은 부자를 택하면서 아빠들을 내친 게 아니라 두 세대를 한 차에 묶으려는 변화입니다.
여러분은 이번 X5가 세련돼졌다고 보시나요, 아니면 X5답지 않게 변했다고 느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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