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사용하면서 내린 결론은 명확하다. 정가(619,000원)만 보면 선뜻 추천하기 어렵지만 할인 가격(40만 원대)이 충분히 내려왔다면 출퇴근과 여행에 쓸 무선 헤드폰으로는 최고의 선택지 중 하나다.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참고로 나는 XM5를 3년 쓰다가 넘어왔다. 처음보다 시간이 지난 뒤 만족도가 더 높아진 제품이기도 하다.
다시 돌아온 폴딩 시스템 반갑고!
가장 체감이 큰 변화는 음질보다 폴딩 구조다. XM5는 접히지 않아 케이스가 가방 안에서 자리를 많이 차지했고 결국 집에 두는 날이 잦았다. 반면 신형 소니 WH-1000XM6는 안쪽으로 접히고 케이스도 눈에 띄게 콤팩트해져서 백팩에 노트북과 함께 넣기가 한결 수월하다. 지퍼 대신 자석으로 여닫는 케이스도 출근길에 한 손으로 꺼낼 때 편하다.
무게는 약 254g이다. 가벼운 편이지만 착용감까지 무조건 편하다는 뜻은 아니다. 초반에는 헤드밴드 장력이 제법 강했고 두 시간을 넘기면 이어패드 안쪽에 열이 찼다. 이어컵 내부의 돌출된 마이크 부분이 귀에 닿을 수도 있으니 귀가 비이상적으로 크거나 앞으로 툭 튀어나온 편이라면 결제 전에 매장에서 착용해 보는 게 안전하다.
업계 최고 수준의 노이즈 캔슬링 성능
소니 WH-1000XM6에 들어간 QN3 프로세서와 12개 마이크는 이 제품을 계속 쓰게 만드는 핵심이다. 거실 TV 대사와 창밖 차량 소리가 XM5보다 얇게 들렸다. 열차가 터널에 들어갈 때 밀려오는 저음도 잘 눌러준다. 안경다리나 마스크 끈 때문에 밀착이 잠깐 깨져도 차단력이 빠르게 돌아와 이동 중 흐름을 덜 끊는다.
주변 소리 듣기 모드도 한결 더 자연스러워졌다. 카페에서 주문하거나 사무실에서 짧게 대화할 때 헤드폰을 벗는 횟수가 줄었다. 통화할 때는 6개의 빔포밍 마이크가 목소리를 골라낸다. 길에서 전화해도 상대가 주변 소음을 되묻는 일이 전보다 적었다.
음질은 기본값보다 EQ가 낫다
30mm 드라이버의 기본 음색은 저음이 꽤 두툼하다. 팝과 힙합에서는 타격감이 좋지만 클래식이나 재즈에서는 보컬과 악기가 살짝 뒤로 물러난다. Sound Connect 앱의 10밴드 EQ에서 125Hz를 -4dB, 250Hz와 2kHz를 각각 -2dB로 낮추니 저음의 뭉침이 줄고 보컬이 앞으로 나왔다.
LDAC과 LC3를 지원하고 멀티포인트도 편하다. 다만, iPhone에서는 LDAC을 쓸 수 없다. 그리고 USB-C 단자는 충전 전용이라 디지털 유선 오디오 재생이 안 된다.
유선은 3.5mm 케이블만 가능하다. 이 가격대 경쟁 제품(보스 QC 울트라 2)이 USB-C 오디오를 지원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분명 아쉽다. 고음질 음악을 PC와 케이블 하나로 듣고 싶다면 구매 전 반드시 따져볼 부분이다.
버튼보다 직관성을 떨어지지만, 익숙해지면 편한 컨트롤 방법
오른쪽 이어컵을 쓸어 볼륨과 곡을 바꾸는 터치 조작은 익숙해지면 버튼보다 확실히 빠르다. 손바닥으로 덮으면 음악이 작아지고 바깥소리가 들어오는 퀵 어텐션도 안내 방송을 잠깐 들을 때 유용하다. 인식률도 꽤 높은 편. 하지만 터치 패드는 물리 다이얼보다 직관적이지 않고 또 장갑 같은 걸 착용하고 있으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운동용 무선 헤드폰으로 권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공식 방수 등급이 없어 땀과 비를 피해야 한다.
멀티포인트로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함께 연결해 두면 영상 작업 중 전화가 와도 기기를 다시 고를 필요가 없다. 음악을 듣다가 말을 하면 재생을 멈추는 Speak-to-Chat은 상황에 따라 원치 않게 작동할 수 있다. 기능이 많다고 전부 켤 필요는 없다. 자주 쓰는 설정만 남기는 편이 오히려 사용 흐름을 단순하게 만든다.
충전 스트레스가 적은 긴 사용 시간
소니 WH-1000XM6의 제조사 기준 배터리는 노이즈 캔슬링을 켜면 최대 30시간, 끄면 최대 40시간이다. 나는 매일 출퇴근과 작업에 쓰면서 대체로 일주일에 한 번 충전해도 여유가 있었다. 충전을 잊은 아침에도 3분 충전으로 최대 3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 배터리 때문에 사용을 포기한 적은 거의 없다.
지금까지 이 모델의 내돈내산 롱텀 사용기를 정리했다. XM5 사용자에게는 접이식과 더 빠른 ANC 대응만으로 바로 바꿀 정도의 필수 업그레이드는 아니다. 반면 XM4 이하를 쓰거나 처음 프리미엄 무선 헤드폰을 사는 사람이라면 휴대성, 차음, 통화, 앱 기능이 고르게 갖춰져 만족하기 쉽다.
정가에서는 USB-C 오디오와 착용감의 약점이 크게 보인다. 실제로 소니 헤드폰을 선호하는 나조차도 출시 당시에는 60만 원대 구매할 이유가 전혀 없는 제품이라고 혹평했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40만 원대 판매하더라. 이 가격대에선 경쟁자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참고로 현재 정품 등록 이벤트까지 진행하고 있으니 지금이 구매 적기다.
“보스 QC 울트라 2 있잖아?” 싶을 텐데 그건 진짜 ‘옆그레이드’다. 사실 그것도 사전예약으로 구매했었는데 소니 wh-1000xm6 대비 사용 시간이 굉장히 짧다. 그만큼 손이 잘 안 간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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