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는 고장 안 나고 조용한데 재미는 없다.”
렉서스 이야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는 말입니다. 솔직히 오너도 완전히 반박하기는 어렵습니다. 차가 느려서가 아니라 운전자가 무언가를 입력하면 NX가 그 반응을 너무 둥글게 지워버리는 성격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번 NX 페이스리프트는 얼굴보다 그 ‘한 박자 늦는 느낌’을 먼저 고쳤습니다. 유럽형 렉서스 신차로는 처음 뉘르부르크링까지 가져가 다시 세팅했는데요. 저는 이러한 변화가 출력 몇 마력 오른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봅니다.
렉서스가 고쳐야 했던 건 마력이 아니었다
뉘르부르크링에서 개발했다고 NX가 갑자기 BMW M처럼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서스펜션만 딱딱하게 만들었다면 저는 실패라고 봤을 겁니다. NX를 사는 사람은 랩타임보다 가족이 편안한 차를 원하니까요.
렉서스가 손댄 부분을 보면 의도가 보입니다. 운전석을 낮추고 스티어링 휠을 작게 만들었으며, 가속페달과 조향 반응도 더 자연스럽게 바꿨습니다. 차체 바닥과 앞쪽 서스펜션 주변도 보강했습니다.
이걸 실제 도로의 말로 바꾸면 간단합니다. 고속도로 진입램프를 돌거나 급하게 차선을 바꾼 뒤 차체가 뒤늦게 출렁이는 느낌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운전자는 차가 내 손을 빨리 알아듣는다고 느끼고, 옆에 탄 가족은 괜히 몸이 흔들리지 않는 방향이죠.
‘빠른 차’보다 ‘덜 답답한 차’를 만들었다
렉서스가 공개한 목표도 랩타임이 아니었습니다. 빠르게 방향을 바꿔도 승객의 편안함을 깨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게 렉서스다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전 재미를 무조건 단단한 승차감과 큰 배기음으로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맨홀을 지날 때 한 번에 충격을 정리하고, 굽은 길에서 핸들을 덜 고쳐 잡게 만드는 것도 매일 느끼는 재미입니다.
BMW처럼 자극적이지 않으면 전부 노잼이라고 생각하는 분에게는 여전히 심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용 SUV에서 운전자만 변화를 알아채고 동승자는 편안함을 그대로 누리는 세팅이 오히려 더 어렵습니다.
진짜 구매를 흔드는 건 NX 450h+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NX 450h+는 배터리가 커지면서 유럽 기준 전기 주행거리 100km 이상을 목표로 합니다. 급속충전도 처음 지원합니다.
이 숫자의 의미는 제로백이 아닙니다. 집에서 충전할 수 있다면 평일 출퇴근은 엔진을 거의 쓰지 않고, 주말 장거리에서는 충전소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사이에서 고민했던 사람에게는 꽤 현실적인 답이 될 수 있습니다.
저라면 집밥이 있다면 450h+를 기다리고, 충전 환경이 없다면 350h를 고르겠습니다. PHEV는 배터리가 크다고 무조건 좋은 차가 아니라 충전을 생활에 넣을 수 있을 때 값어치를 하는 차이기 때문입니다.
향기 기능보다 작은 핸들이 더 반갑다
새 실내에는 대형 화면과 숨겨진 스위치, 조명과 공조에 향기까지 묶는 기능이 들어갑니다. 보기에는 확실히 고급스럽습니다.
그래도 제가 가장 반가운 변화는 향기가 아닙니다. 작아진 핸들과 낮아진 운전 자세입니다. 렉서스에 부족했던 건 기능 개수가 아니라 운전자와 차 사이의 거리감이었으니까요.
숨은 버튼은 실제로 써본 뒤 편한지 판단해야 하지만, 손과 발이 닿는 부분의 변화는 첫 코너부터 바로 느껴질 가능성이 큽니다.
마무리
신형 NX는 렉서스가 독일차 흉내를 낸 차가 아닙니다. 렉서스의 편안함은 남겨두고, 너무 매끈해서 심심했던 부분만 걷어낸 차에 가깝습니다.
다만 국내 출시일과 가격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뉘르부르크링이라는 이름만 보고 지금 계약서를 덮을 단계는 아닙니다. 현재 NX의 조향과 차체 움직임이 답답했던 사람이라면 기다릴 이유가 있고, 정숙성과 검증된 하이브리드만 원한다면 현행 모델도 충분합니다.
그래도 앞으로 “렉서스는 노잼”이라고 말하려면 신형 NX는 한 번 타본 뒤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차보다 그 농담이 먼저 늙어 보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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