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D, 노키아 스마트폰 생산 중단한다
1월 31일(현지시간), IT 전문 매체 폰아레나(PhoneArena)는 HMD 글로벌이 더 이상 노키아(Nokia) 휴대폰을 생산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으로 노키아 휴대폰 대신 자체 생산한 스마트폰으로 브랜드를 꾸려 나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세기말 휴대폰 시장을 평정했던 노키아
1865년 설립된 노키아는 제지회사로 출발했다. 본격적으로 휴대폰 사업에 뛰어든 건 1984년. 이후 1992년 유럽형 2세대(2G) 이동통신 휴대폰 개발에 성공했으며, 최초 2G라는 로열티 수입을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노키아 1011’, ‘노키아 2110’을 연달아 성공시킨다.
1998년에는 미국 모토로라를 제치고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업체로 등극했으며, 2007년에는 세계 휴대폰 시장의 4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한다.
결국 몰락의 길을 걷게 되다
그러나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노키아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다음 4가지 실수가 노키아의 몰락을 이끌었다고 분석한다. 우선, 나날이 변화하는 트렌드를 경시했다. 높은 시장 점유율에 취해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않았다.
둘째, 저가 휴대폰 전략이 실패하며 적자를 떠안게 됐다. 신흥국 시장을 겨냥해 저가 휴대폰 전략을 펼쳐 시장 선점 효과를 얻었지만, 화웨이나 ZTE 같은 중국 제조사에 밀리기 시작했다.
셋째, 경쟁력 있는 운영체제를 채택하지 못했다. 노키아는 LTD에서 개발한 심비안 운영체제를 선택했다. 심비안은 노키아 덕에 한 때 운영체제 점유율 60%를 달성하기도 했으나, 안드로이드와 iOS 등장으로 인기가 시들해졌다.
마지막으로 조직 내부 구조 문제가 화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기술력이 뒤쳐져 몰락했다기보다는 위기를 알고도 내부 관리자가 자신의 안위만 생각한 채 책임을 전가하며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노키아 휴대폰 생산 중단하는 HMD
노키아는 2010년 결국 모바일 사업부를 매각하고, 통신 장비를 제조하는 회사로 성장한다. 노키아의 모바일 사업부를 인수한 곳은 마이크로소프트였는데,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 간의 스마트폰 브랜드 계약이 종료되자, 노키아는 HMD 글로벌과 10년 간 노키아 브랜드 휴대전화 생산 독점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현재의 노키아 스마트폰은 HMD 글로벌에서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HMD 글로벌마저 더 이상 생산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키아 브랜드 대신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에 집중한다는 것.
관련 정황은 이미 포착됐다. 현재 노키아 공식 홈페이지(Nokia.com/phones)는 HMD 홈페이지(HMD.com)로 변경된 상태다. ‘견고하고, 재미있고, 안전하고, 빠르고, 저렴한’ 스마트폰을 만들고 싶다며 HMD 글자를 따 ‘Human Mobile Device’로 리브랜딩하기도 했다.
노키아 공식 SNS 계정 역시 대부분 비공개 상태다. 엑스(X) 공식 계정 마이노키아(MyNokia)는 오는 2월 7일 관련 채널이 모두 폐쇄될 것이라고 전했다.
노키아와 HMD는 아직 스마트폰 생산 중단에 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외신에서는 얼마 남지 않은 라이선스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산을 중단하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폰아레나는 단순히 저조한 수요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노키아의 미국 스마트폰 출하량이 17% 증가했기 때문이다.
당시 출하량이 늘어난 업체는 노키아와 모토로라 단 두 곳뿐이었다. 반면 미국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감소했으며, 삼성, 구글, TCL, 애플 모두 전 분기 대비 수치가 줄어들었다.
HMD, 자체 스마트폰 개발 중
IT 팁스터 에반 블래스(Evan Blass) 정보에 따르면, HMD는 현재 6가지 넘는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라고 한다. 모델명은 △펄스(Pulse) △펄스 플러스(Pulse Plus) △펄스 프로(Pulse Pro) △레전드(Legend) △레전드 플러스(Legend Plus) △레전드 프로(Legend Pro)로 예상된다.
이 중 첫 번째 스마트폰은 오는 2월 열리는 MWC 2024에서 공개될 전망이다. 구체적인 사양은 알려진 바 없으나, 기존 노키아 스마트폰처럼 저렴하고 내구성이 강한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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