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애플)
애플 기기는 ‘나의 찾기’라는 기능을 제공한다. 나의 찾기는 사용자에게 애플 기기 위치를 알려주는 기능이다. 지도 앱에 기기가 있는 곳을 표기하거나, 기기에서 소리가 나도록 하는 식이다. 기기가 근처에 있을 경우 무선 통신 기술인 울트라와이드밴드(UWB)를 활용해, 정확히 찾아낼 수도 있다. UWB는 오차가 10cm에 불과해, 정확한 위치 표기에 적합한 기술이다.
그러나 나의 찾기는 종종 불편함을 유발한다. 중고 애플 기기를 판매할 때가 대표적이다. 판매자는 반드시 제품을 넘기기 전 나의 찾기에서 해당 기기를 삭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전 계정 이력이 남아 있어 새로운 애플 아이디로 로그인되지 않는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례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아이폰을 애플 스토어나 공인 수리점에 맡길 때다.
아이폰, 수리 전 나의 찾기 해제해야
(출처: 애플)
애플은 도난당했거나 분실된 아이폰 수리를 엄격히 금지한다. 공인 수리점 기사들은 기기를 고치기 전 반드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데이터베이스에서 해당 제품 고유식별번호(IMEI)를 확인해야 한다. 수리할 기기가 도난된 제품인지 확인하라는 것이다. 만약 기기가 훔친 제품으로 판명될 경우, 기사들은 수리를 거부할 수 있다.
또 애플은 나의 찾기를 비활성화할 수 없는 경우에도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나의 찾기를 해제하려면 사용자 애플 ID와 비밀번호가 필요하다. 나의 찾기를 꺼서 실제 소유자임을 증명하라는 것이다. 애플은 이에 대해 “다른 사용자가 서비스를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나의 찾기가 꺼져 있지 않으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도난당한 기기 보호 기능 (출처: 9to5mac)
실제 아이폰 소유자라면 나의 찾기 비활성화는 쉬운 일이다. 그러나 iOS 17.3에 ‘도난당한 기기 보호’ 기능이 추가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 기능이 켜져 있으면 생체 인증으로 사용자가 본인임을 추가 증명해야 한다. 문제는 인증에 성공했더라도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즉 수리점에 가서 나의 찾기를 끄면 1시간을 허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도난 기기 보호는 분명 보안 강화를 위해 도입된 기능이다. 그러나 이를 잘 모르는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수리를 지연시키는 번거로운 기능으로 작용했다.
애플, iOS 17.5서 문제 해결한다
4월 30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나인투파이브맥(9to5mac)은 애플이 나의 찾기를 끄지 않아도 아이폰을 수리 맡길 수 있도록 ‘수리 상태(Repair State)’ 모드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해당 기능은 iOS 17.5 최신 베타 버전에서 발견됐다. 아직 사용할 수 없지만 조만간 정식 버전에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출처: 애플)
애플은 아이폰 수리 시 사용자가 애플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절차를 만들었다. 나의 찾기를 끄지 않더라도 수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다. 사용자 인증이 끝나면 ‘수리할 준비가 됐다’, ‘이 장치는 수리 상태 모드에서 완전한 기능을 유지한다’와 같은 문구가 나타난다. 또 나의 찾기 앱에서 수리 중인 아이폰 옆에 청진기 모양 아이콘이 붙는다.
아직 불완전한 기능…함부로 켜면 안 돼
iOS 17.5 베타 버전을 내려받더라도 수리 상태 모드를 활성화하면 안 된다. 수리 상태 모드에 진입했다는 알림을 없앨 방법이 없어서다. 매체는 “애플이 아직 베타 버전에 해제하는 방법을 추가 하지 않았거나, 수리 기사가 작업을 끝낸 다음 인증해야 (수리 상태 모드를) 풀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수리 상태 모드를 절대 켜지 말라고 당부했다.
아이폰만 지원…다른 기기는 불분명
수리 중인 아이폰 옆에는 청진기 모양 아이콘이 붙는다 (출처: Macrumors)
아이폰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맥 등 다른 애플 기기도 수리를 받으려면 나의 찾기를 꺼야 한다. 애플은 고객 지원 홈페이지에서 수리 전 사용자가 취해야 할 조치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1) 아이폰 또는 아이패드를 백업해야 한다.
2) 애플 지갑에서 카드와 패스를 제거한다.
3) 나의 찾기로 이동한 다음 기기를 찾아서 기능을 끈다.
그러나 애플이 다른 기기에 수리 상태 모드를 제공할진 알 수 없다. IT 매체 맥루머스(Macrumors)는 아이패드, 맥, 애플 워치에서 이 기능을 사용하면 ‘다른 사람이 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경고 문구만 출력된다고 밝혔다. iOS 17.5 정식 버전은 이달 안에 배포될 예정이다. 다른 기기 지원 여부는 이후 드러날 전망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윤정환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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