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알고 듣자’ 시리즈는 음악을 더 좋은 음질로 감상하기 위해 음원, 음향기기, 디바이스를 비롯한 청음 환경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하고자 기획한 콘텐츠입니다. 평소 듣던 음악을 새로이 느껴보고 싶은 여러분께 고음질 음악의 세계를 소개합니다.
음원뿐만 아니라 음향기기도 고음질 재생을 지원해야 좋은 음질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고음질 음악 감상을 하려면 준비해야 할 게 많다. 고음질 음원은 기본이고, 이어폰·헤드폰·스피커 같은 음향기기가 소리를 우리 귀에 온전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 음향기기에 연결했다간 정말 고음질 음원이 맞나 싶을 정도로 소리가 엉망으로 들리는 경우가 있다.
주파수 응답 범위가 가청 영역보다 좁으면 소리 잘린 듯 들려
낮은 소리와 높은 소리는 주파수(Hz)라는 단위로 구분할 수 있다. 주파수가 낮을수록 저음역대, 높을수록 고음역대다. 사람의 귀는 보통 20~20,000Hz 범위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가청 영역’이라고 부른다. 가청 영역은 사람마다 다르며, 나이가 들수록 가청 영역은 줄어든다.
주파수 응답 범위에 따른 음압을 표시한 그래프 (출처 : SoundGuys)
음향기기는 대부분 가청 영역인 20~20,000Hz 재생이 가능하게 설계됐다. 그러나 일부 저렴한 제품은 저음역대나 고음역대가 가청 영역보다 좁은 경우가 있다. 가령 20~20,000Hz 범위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과 100~10,000Hz 범위의 소리를 재생하는 이어폰이 있다고 하면, 아무리 음질이 좋은 음원을 재생해도 20~100Hz 범위의 저음역대와 10,000~20,000Hz 범위의 고음역대는 마치 잘려 나간 것처럼 들리지 않는다.
음향기기가 가청 영역 내의 소리를 온전히 재생하는지 판단하려면 제품 사양에서 ‘주파수 응답 범위(Frequency Response)’를 살펴보면 된다. 주파수 응답 범위가 가청 영역보다 좁으면 소리가 매끄럽게 들리지 않고 마치 잘린 듯 뚝 끊겨 들리는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가청 영역 넓은 ‘황금귀’ 위한 음향기기도 있다
가청 영역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귀가 예민한 사람 중에는 20,000Hz보다 높은 음역대의 소리도 듣고 구분하는 사례도 흔하다. 그래서 제조사는 아무리 귀가 예민한 사람도 결코 들을 수 없는 초고음역대까지 재생 가능한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가청 영역보다 높은 음역대를 재생하는 음향기기에는 HiRes 로고가 붙는다 (출처 : Alpine)
이런 음향기기에는 ‘하이 레졸루션(High Resolution)’이라는 특별한 로고가 붙는다. 줄여서 하이레조(Hi-Res)’라고도 부르는 이 로고는 소니(Sony)가 만들고 일본 전자정보기술산업협회(JEITA)와 일본 오디오 협회(JAS)에서 공식 지정했다. JEITA에 가입한 기업의 음향기기 중 40,000Hz 이상의 초고음역대 재생이 가능한 제품에는 하이 레졸루션 로고를 자유롭게 표시할 수 있다.
하이 레졸루션 로고가 붙은 음향기기로 고음질 음원을 감상하면 귀가 매우 예민한 사람도 누락되는 음역대 없이 음악을 온전히 들을 수 있다.
하이레조에는 저음 제한 없어, 가짜 로고도 주의해야
하이 레졸루션 로고들
단, 일부 제품은 저음역대가 잘려 들릴 수 있다. 하이 레졸루션 조건에 저음역대 재생 범위 제약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이 레졸루션 로고가 붙은 음향기기라도 주파수 응답 범위가 20Hz 이하부터 시작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가짜 로고도 주의해야 한다. JEITA에 가입하지 않은 제조사가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제품에 하이 레졸루션 로고를 무단으로 부착하는 경우가 있다.
JEITA가 하이 레졸루션 인증 제도를 정립하고 제품마다 인증 번호를 부여했다면 예방할 수 있었을 일이다. 하지만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에 로고를 자율적으로 부착하다 보니 이처럼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러므로 하이 레졸루션 로고를 보고 섣불리무조건 구매하기보다는 제조사가 JEITA에 가입했는지, 제품 사양이 하이 레졸루션 조건을 충족하는지 재차 확인하길 권장한다.
음압 높은 음향기기, 소리 크다고 고음질은 아냐
소리가 크게 들린다고 음질이 좋은 건 아니다
한편 음질이 좋다고 오해하기 쉬운 사양에도 주의해야 한다. 바로 ‘음압’이다. 이름 그대로 소리의 압력을 나타내는 지표이며 단위는 데시벨(dB)을 사용한다. 이어폰이나 헤드폰의 음압은 대개 90~110dB 정도인데, 볼륨을 동일하게 설정한 다음 음악을 재생하면 음압이 높은 음향기기에서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평소보다 큰 소리로 음악을 감상하면 이전에 잘 들리지 않았던 미약한 소리도 들을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음압이 높아 소리가 큰 음향기기를 감상하고는 ‘음질이 좋다’라고 느끼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음압이 높다는 건 어디까지나 큰 소리를 내기 쉬울 뿐 음질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이병찬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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