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애플)
애플이 지난 5월 7일(현지시간) 공개한 신형 아이패드 에어(Air)는 ‘M2’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M2는 TSMC 5NP 공정을 적용했다. 기존 5나노미터 공정보다 향상된 기술이다. CPU(중앙처리장치)는 성능 코어 4개와 효율 코어 4개를 갖췄다. AI 연산을 담당하는 뉴럴 엔진(NPU)은 16개의 코어를 사용한다. M1 대비 43.6% 빠른 속도로 초당 15.8조 회 연산을 수행한다.
GPU(그래픽처리장치) 코어는 최대 10개이며 일부 8코어를 쓴다. 그런데, 신형 아이패드 에어의 M2 GPU 코어는 9개가 적용됐다. 의아한 건 발표 당시 애플은 아이패드 에어의 GPU 코어가 10개라고 소개했으며, 공식 보도자료와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도 10코어로 기재되었다는 점.
(출처: 애플)
애플 전문 매체 애플인사이더(AppleInsider)에 따르면 미국 기준 6월 1일 이후로 숫자가 10→9로 변경됐다고 한다. 국내 사이트도 모두 9코어로 기재돼 있다.
논란이 일자, 애플은 나인투파이브맥을 통해 GPU 코어 개수를 9개로 수정하고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코어 개수를 수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이 GPU 코어 9개를 탑재한 M2 칩을 사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22년에 출시된 맥북 에어 기본형은 8코어, 고급형은 10코어를 갖췄다.
(출처: 애플)
외신에서는 9코어가 ‘비닝(Binning)’ 버전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비닝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각 칩의 성능을 테스트하고 분류하는 절차를 의미한다. CPU나 GPU를 탑재한 고성능 칩은 생산 과정에서 미세한 차이로 성능과 전력 효율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칩을 등급별로 나누는 게 비닝이다.
인텔을 예로 들어보자. 인텔 코어(Core) i5에는 성능, 전력 효율, 발열 등 정해진 기준이 있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인텔은 코어 i3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두 프로세서는 CPU 코어 개수가 다르다. 코어 i5는 4개, 코어 i3는 2개다. 비닝은 코어 2개를 비활성화해서 등급을 나눈다. 생산 과정에서 성능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어도 수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출처: 애플)
아이패드 에어에 탑재된 M2 역시 여기에 해당된다는 이야기다. GPU 코어는 10개로 설계했으나, 생산 과정에서 100% 성능을 내지 못한 제품이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외신에서는 9코어만으로 10코어에 준하는 성능을 내도록 애플이 개량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코어 수에 따라 GPU 성능은 달라진다. 코어는 쉽게 말해 일꾼이다. GPU 코어 개수가 10개에서 9개로 줄면 성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출처: 폰아레나)
하지만 애플은 동일한 성능을 낸다고 주장했다. 전작 M1 대비 M2가 최대 50%, 이전 아이패드 에어에 탑재된 A14 바이오닉보다 최대 3배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GPU 코어 개수가 10개든 9개든 동일한 속도로 작업한다는 이야기다.
일각에서는 벤치마크 점수가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최대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9코어 M2가 41,095점, 10코어 M2가 45,195점을 기록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그러나 벤치마크 점수만으로 GPU 성능을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CPU, 램, 배터리, 냉각장치, 소프트웨어 등 여러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실제 성능 차이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된다. IT 전문 매체 맥루머스(Macrumors)는 GPU 코어 10개와 9개의 차이를 직접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애플)
하지만 애플이 처음부터 9코어로 기재하지 않은 이유는 여전히 미지수다. 애플이 10코어로 착각했을 리는 없다. 외신에서는 소비자들에게 보다 적극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품 기한을 연장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어떤 이유에서든 애플이 GPU 성능을 부풀리기 한 건 맞다는 입장이다. 애플 제품은 구매 이후 15일 내로 이유 없이 반품할 수 있다. 애플이 이번 실수를 인정하고 기한을 연장해 줄지는 따로 알려진 바 없다.
아이패드 에어는 지난 5월 15일 출시했으며, 현재는 미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는 6월 19일 출시될 예정이며, 사전 예약은 6월 8일부터 시작한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김하영
tech-plus@naver.com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