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에서 새로운 소식을 전했다. 뉴럴링크는 최근 두 번째 환자에게 칩 이식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는 그 두 번째 환자의 근황을 공개했다.
(출처:Neuralink)
‘전극 수축’ 문제 이번엔 없다
8월 21일(현지시간) 뉴럴링크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두 번째 환자 뇌 속에 이식한 전극이 수축하지 않는 것을 관찰했다고 밝혔다.
뉴럴링크는 지난 1월 첫 뇌 임플란트 이식을 진행했다. 첫 번째 환자는 다이빙 사고로 척추를 다친 사지 마비 환자 놀런드 아르보(Noland Arbaugh)였다. 뇌 칩 이식 후 뉴럴링크는 아르보가 뉴럴링크 엔지니어와 대화를 나누며 노트북으로 온라인 체스를 두는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놀런드 아르보가 한 일이라고는 화면 어딘가를 응시한 것 뿐인지만 화면 속 커서가 눈을 따라 이동하는 것을 경험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뉴럴링크에서 개발한 칩에는 얇은 실 64개가 달려있다. 실에는 뇌파를 읽어 들이는 전극 16개가 각각 들어있다. 총 1024개의 전극이 뇌 속에 삽입되는 셈이다. 전극은 뇌 속에서 뉴런에서 일어나는 전기적 활동을 읽어낸다. 그런데 첫 번째 환자에게 이식했던 전극 일부가 이식했던 자리를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했던 것. 이 때문에 정상 작동하는 전극 수는 감소했고, 마우스 커서의 속도와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일로 이어졌다. 일부 데이터가 소실되는 일도 확인됐다. 당시 뉴럴링크 측은 조치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뉴럴링크에 따르면 첫 번째 환자에게서 임플란트가 신호를 감지하고 변화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수정했다. 이후 환자의 전극은 안정화됐고, 임플란트도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다행히 두 번째 환자 알렉스(Alex)는 첫 번째 환자에게서 발견된 문제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뉴럴링크에서 똑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완화 조치를 했거나 가능성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뉴럴링크는 수술 중 뇌 운동을 줄이고 다양한 깊이에 실을 이식했다. 임플란트와 뇌 표면 사이 간격을 줄이기 위해 머리뼈 형태를 기반으로 임플란트를 뇌에 더 가깝게 배치했다. 회사는 지금까지 전극 수축을 관찰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두 번째 환자 알렉스의 슈팅게임 플레이 화면 (출처:Neuralink)
뇌파 이용해 슈팅 게임도 능숙하게
뉴럴링크는 알렉스가 민첩성과 정확성이 요구되는 밸브의 일인칭 슈팅 게임(FPS) ‘카운터 스트라이크 2’를 직접 플레이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알렉스는 임플란트 시술을 받기 전에는 입술 압력 센서와 클릭을 위한 입술 위치 센서로 작동하는 조이스틱을 이용해 게임을 즐겼다. 하지만 이동에서 목표를 조준하는 행동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뇌 임플란트 이식 이후에는 조이스틱과 뇌파를 이용해 이동과 조준을 동시에 할 수 있게 됐다. 더욱 직관적인 게임플레이가 가능해진 것이다.
알렉스도 자신의 경험을 기쁘게 받아들였다. 그는 “어디를 볼 지 생각만 하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한다”며 “그냥 뛰어다니는 것만으로도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뉴럴링크에서는 알렉스가 게임에서 일부 초보자에게 승리를 거뒀다고도 말했다.
알렉스가 뇌 임플란트를 사용해 3D 디자인 소프트웨어도 공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럴링크는 알렉스가 평소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즐긴다고 밝혔다. 과거 알렉스는 자동차 기술자로 일하면 다양한 종류의 차량과 대형 기계를 정비하는 일을 했다. 최근 캐드(CAD)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3D 객체를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어 했다. 뉴럴링크는 의도한 움직임을 다양한 유형의 마우스 클릭과 매핑해 CAD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게 했고, 현재는 여가 시간에 CAD로 자신만의 디자인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뇌파 이용해 캐드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모습 (출처:Neuralink)
앞으로의 계획 공개한 뉴럴링크
현재 뉴럴링크는 환자들이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제어 기술을 개발 중이다. 여러 번의 클릭과 동시 동작 입력을 파악해 마우스와 비디오 게임 컨트롤러의 모든 기능을 제공하는 칩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빠른 텍스트 입력을 위해 사용자가 글을 쓰려는 의도를 인식하는 알고리즘도 동시에 개발 중이다. 해당 기술이 개발되면 사용자는 더 빠른 텍스트 입력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말을 할 수 없는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 환자가 다른 사람과 수월하게 소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뇌 임플란트가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가 로봇팔이나 휠체어를 움직여 식사하는 등 더욱더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도울 계획이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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