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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원 내고 8년을 기다렸다” 포르쉐가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이 911’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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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 포르쉐
사진 = 포르쉐

포르쉐가 세상에 단 한 대뿐인 911 터보 S를 만들었다. 이름은 “Land Down Under”다. 포르쉐 오스트레일리아가 존더분쉬(Sonderwunsch)팀·스타일 포르쉐팀, 그리고 현대미술가 베르너 브롱크호르스트(Werner Bronkhorst)와 손잡고 만든 원오프 모델로, 포르쉐의 호주 진출 75주년을 기념해 의뢰됐다. 호주의 광활한 대지와 극적인 대비, 남반구의 하늘을 차체 전체에 담았다.

이 차는 애초에 팔리지 않는다. 딱 한 대, 한 사람만을 위해 만들어진 존더분쉬 프로그램의 결과물이라 판매가 자체가 없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리려면 짧게는 8년을 기다려야 하고, 착수 비용만 차 값과 별도로 1억 원을 훌쩍 넘는다.

■ 핵심 사항

  • 포르쉐 호주 진출 75주년을 기념해 존더분쉬팀이 911 터보 S 기반 원오프를 제작했습니다.
  • 도장에만 300시간 넘는 손작업이 들어갔고, 시트 센터에는 14,417개의 펀칭이 새겨져 있습니다.
  • 이 프로그램은 현재 대기 기간이 약 8년, 착수 비용은 최소 10만 달러(약 1억 3천만 원대)에 달합니다.

사막의 빛을 손으로 입힌 그러데이션 도장

이 차를 위해 개발한 두 가지 신규 크로마플레어(Chromaflair) 컬러가 이번에 처음으로 호주 포르쉐에 적용됐다. 차체 하단은 테라 오스트랄리스 레드(Terra Australis Red), 숄더라인부터는 서던 크로스 블루(Southern Cross Blue)로 이어지는 그러데이션을 손작업으로 구현했다. 보는 각도와 빛에 따라 사막의 오렌지빛, 황혼의 블루, 유칼립투스 그린, 일출의 골드까지 색이 계속 바뀐다.

이 그러데이션을 완성하기 위해 초박형 크로마플레어 안료를 7개 층으로 겹쳐 손으로 도포했고, 여기에만 총 300시간이 넘는 수작업이 투입됐다. 20/21인치 터보 익스클루시브 림도 차체와 맞춰 서던 크로스 블루로 마감해, 도장 하나에만 차 한 대를 새로 만드는 수준의 공수가 들어간 셈이다.

911 / 포르쉐
사진 = 포르쉐

루프와 리어윙에 숨겨둔 두 개의 메시지

디자인 곳곳에는 브롱크호르스트 고유 폰트로 만든 “고스팅 효과”가 포르쉐 최초로 적용됐다. 루프 도장 속에는 숫자 “75”가 숨겨져 있는데, 이는 포르쉐 모터스포츠 75주년과 포르쉐의 호주 진출 75주년을 동시에 기념하는 장치다. 각도를 바꿔야만 겨우 보이는 방식이라 실물을 마주해야 발견할 수 있다.

리어 스포일러 아래에도 브롱크호르스트 서체로 “See ya later mate”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이 문구는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켜거나 시속 80km/h를 넘겨 리어윙이 자동으로 펼쳐질 때만 잠깐 드러난다. 평소엔 숨어 있다가 고속 주행 순간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구조다.

911 / 포르쉐
사진 = 포르쉐

다크 나이트 블루와 쿨리바 브라운이 채운 실내

실내는 다크 나이트 블루 가죽과 이 프로젝트 전용으로 새로 개발한 쿨리바 브라운(Coolibah Brown)을 조합했다. 18-웨이 어댑티브 스포츠 시트 플러스에는 브롱크호르스트의 붓터치를 형상화한 페인트브러시 패턴이 신규 개발한 시트 센터 펀칭으로 구현됐다.

이 조합은 단순 컬러 매칭이 아니라 외장 그러데이션에서 쓴 색채 언어를 실내까지 그대로 끌고 온 결과다. 문을 열자마자 도장에서 본 오렌지·블루·브라운 계열의 톤이 좌석과 트림에서 다시 반복되도록 설계됐다.

911 / 포르쉐
사진 = 포르쉐

14,417개의 바늘구멍과 호주산 원목

시트 센터에는 14,417개의 천공이 새겨져 있는데, 하나하나가 일관된 시각 패턴을 이루도록 의도적으로 배치됐다. 칼라하리 컬러와 쿨리바 브라운을 대비시킨 가죽과 자수, 75주년 로고를 새긴 헤드레스트가 더해져 마무리됐다. 스티어링휠은 다크 나이트 블루·쿨리바 브라운·네오다임 컬러에 칼라하리 12시 방향 마커를 조합했다.

대시보드와 리어시트 인레이에는 호주산 실키 오크(Silky Oak) 원목이 손으로 마감돼 네오다임 포인트와 어우러진다. 대시보드 상단과 사이드 트림에는 블루마운틴의 지형을 형상화한 등고선 그래픽이 프린트됐고, 루프 라이닝에는 포르쉐가 호주에 처음 진출한 1951년 울룰루 상공에 떠 있던 남반구 별자리 지도가 자수로 새겨졌다.

911 / 포르쉐
사진 = 포르쉐

이런 차는 아무나 주문 못 한다, 포르쉐 존더분쉬의 문턱

이 차는 가격이 공개되지 않는다. 애초에 판매용 트림이 아니라 존더분쉬 프로그램으로 의뢰된 비매품 원오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존더분쉬 프로그램 자체의 문턱이 상당히 높다. 포르쉐 공식 스토리에 따르면 존더분쉬는 1955년 한 고객의 리어 와이퍼 요청에서 시작돼 1978년 전담 부서로 공식화된, 반백 년 넘은 맞춤 제작 프로그램이다.

전문매체 모터원(motor1.com)에 따르면 존더분쉬는 현재 대기 기간만 약 8년, 연간 수용 가능한 신규 프로젝트는 약 3건뿐이다(포르쉐는 이를 향후 연 10건까지 늘릴 계획이다). 착수 비용은 차량 가격과 별도로 최소 약 1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억 3천만 원대(2026년 8월 기준 환율 참고용)부터 시작한다. 이번 “Land Down Under”는 그 희소한 연 3대 안에 들어간 차라는 뜻이다. 신차를 새로 주문하는 일반 고객이라면 문턱이 조금 낮은 “Paint to Sample Plus”로 전용 외장 색상만 골라 개발받을 수도 있고, 이미 갖고 있던 차의 실내외를 전면 재설계해주는 “존더분쉬 팩토리 리커미션” 서비스도 별도로 존재한다.

911 / 포르쉐
사진 = 포르쉐

돈보다 시간이 더 비싼 차

“Land Down Under”는 국내 출시나 판매와는 무관한 차다. 그럼에도 이 차가 흥미로운 이유는 포르쉐가 돈이 아니라 시간과 스토리로 값을 매기는 방식을 보여줘서다. 8년을 기다리고, 300시간을 도장에만 쓰고, 14,417개의 구멍을 손으로 뚫어야 완성되는 차라면 애초에 가격표가 무의미하다. 존더분쉬가 연간 수용량을 3건에서 10건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는 이런 “세상에 하나뿐인 포르쉐”를 더 자주 만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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