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주가가 장중 2% 넘게 빠진 날이 있었다. 8월 10일이고 아이폰 20주년 모델이 취소됐다는 증권사 보고서 한 건이 나온 날이기도 하다. 몇 시간 뒤에는 블룸버그가 정반대 기사를 냈다.
취소설의 출처
발단은 제프리스의 에디슨 리 애널리스트다. 공급망을 확인해 보니 전면 유리 아이폰 프로젝트가 수율 문제로 멈췄다는 것이 요지였다. 그는 이를 근거로 애플 투자의견을 매도에 해당하는 ‘Underperform’으로 내렸다. 목표가는 285.56달러에서 263.66달러가 됐다. 참고로 현재 목표가는 7월 31일에도 308.92달러에서 285.56달러로 한차례 하향 조정된 바 있다. 열흘 만에 목표주가를 두 번이나 낮춘 셈이다.
해당 애널리스트는 취소됐다는 20주년 모델이 나왔다면 평균 소매가가 2,060달러쯤 됐을 거라고 예상했다. 메모리 가격이 오르는 국면에서 아이폰 가격을 더 올릴, 더 남겨 먹을 수 있는 카드가 사라졌다는 게 이번 목표주가를 하향의 배경이다.
블룸버그는 같은 날 계획이 그대로라고 보도했다
애플 소식에 정통한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은 해당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 취소설을 곧바로 반박했다. 내년 프로 모델은 유리 중심의 외관으로 나오며 제품 로드맵에도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앞서 나온 취소설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던 구체적인 내용도 담겼다. 두 모델의 내부 코드명은 V73과 V74이며 전면과 후면에 유리를 사용하고 이 유리가 옆면까지 감싸는 형태다. 가운데에는 얇은 금속 밴드가 들어간다. 단순히 유리를 많이 사용하는 수준이 아니라 구체적인 외관 설계와 내부 코드명까지 언급된 만큼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보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접힌 시안과 나올 시안은 다른 물건이다
아이폰 20주년 모델이 겨냥하는 그림 자체는 오래됐다. 조니 아이브가 아이폰을 유리 한 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해 온 구상이다. 애플은 2019년에 여섯 면을 유리로 감싸는 케이스 특허도 냈다.
예전 엣지 디스플레이 적용된 갤럭시 느낌인데…
반박 보도에는 접힌 시안 이야기도 함께 있다. 애플 디자인 스튜디오가 밀었던 안은 금속이 들어갈 자리까지 유리로 채우는 쪽이었는데 개발 초기에 폐기됐다.
유리 패널끼리 붙이는 공정이 걸림돌이었고 양산 물량을 뽑을 방법을 찾다가 그 설계를 접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 두 보도가 부딪히는 자리는 하나로 좁혀진다. 어느 시안이 멈췄느냐다.
개인적으로는 애널리스트가 확인한 그 멈춘 프로젝트가 이미 접혀 있던 시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실제로 9to5Mac도 리의 노트만으로는 재설계 전체가 엎어진 건지 일부만 빠진 건지 가릴 수 없다고 짚었다.
2027년에 나올 모습은 전후면 곡면 유리다
보도를 정리하면 아이폰 20주년 모델에 남은 안은 유리와 금속을 섞은 쪽이고 더 극단적인 안은 이미 빠졌다. 화면이 지금보다 커지고 냉각 설계도 바뀐다는 내용까지 같은 자리에 담겼다.
두께도 아이폰 에어 수준을 겨냥한다고 한다. 에어가 5.6mm에 165g이니 그 정도 두께로 곡면 유리를 두르겠다는 뜻이다.
모델명은 아직 확정된 게 없다. 순번대로면 아이폰 19 프로인데 20주년을 기려 아이폰 20으로 건너뛸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공개는 2027년 가을로 예상된다. 취소설이 돌던 기기치고는 윤곽이 꽤 잡혀 있다.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사라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완전한 풀스크린이 되려면 전면 카메라와 페이스 ID가 디스플레이 아래로 들어가야 한다. 이 부분이 유출마다 말이 다르다. 둘 다 화면 밑으로 완전히 넣는다는 관측이 있는가 하면 디스플레이 애널리스트 로스 영은 2027년까지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리고 디지털데일리는 삼성의 UDC도 아직 화질 저하를 못 잡았다며 애플이 20주년 모델에서는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크게 줄이는 선에서 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참고로 8월 24일에는 웨이보의 한 팁스터가 아이폰 에어를 만들던 설비를 고쳐 이 곡면 유리를 찍는다는 관측을 내놨다. 단독 출처라 이 루머에 아직 무게를 싣긴 이르지만 아이폰 에어 설비를 돌려쓴다는 대목은 프로젝트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앞선 보도와도 맥을 같이한다.
20주년 모델을 두고 취소설은 앞으로도 반복될 수 있다. 그때마다 확인해야 할 건 프로젝트 자체가 취소됐느냐가 아니라 어떤 디자인 시안이 실제 제품으로 이어지고 있느냐다. 완전한 올글래스 디자인이 폐기됐더라도 유리 소재를 활용한 새로운 설계가 살아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