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티빙에 접속했다가 내 유출 내역을 직접 확인했다. 아이디와 이름, 생년월일, 성별에 CI와 DI, 결제 이력과 접속 IP까지 줄줄이 뜨는 화면은 지금 봐도 황당하다. 민관합동조사단 발표 기준 활성 계정 2,206만 개를 포함해 총 3,954만 계정, 항목으로는 최대 20개 70종이 빠져나갔다.
석 달 만에 보상안이 나왔다. 최대 300만 원이라는 기사 제목을 보고 잠깐 기대했다면 접어도 된다. 그건 보험 한도고 티빙이 책정한 내 개인정보의 값은 약 2만 원이다. 그마저도 9월 30일까지 내가 직접 신청해야 받는다. 욕 나옴.
1. 보상 4종과 2만 원의 실체
티빙이 내놓은 보상은 네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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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보험 1년 (DB손해보험, 해킹·피싱 같은 사이버 금융사기부터 쇼핑몰·직거래 사기까지 1인당 최대 300만 원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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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시청 기능 3개월 (4K 화질, 동시 시청 4대, 다운로드 4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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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포인트 50P (5,000원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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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쿠폰 (웨이브 광고형 스탠다드 1개월권과 CGV 콤보 3종 5,000원 할인 쿠폰 중 택1)
기사마다 붙은 “최대 300만 원”은 현금이 아니다. 보험 한도다. 내가 실제로 피싱을 당해 돈을 잃어야 그 한도 안에서 보험금이 나온다. 피해 없이 1년이 지나면 그냥 0원이다.
네 가지를 묶어 티빙이 매긴 1인당 체감 가치가 2만 원이다. 이 중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건 포인트 5,000원과 쿠폰 5,000원이고 나머지는 프리미엄 3개월과 보험이다. 포인트는 개별 구매 콘텐츠 결제에만 쓸 수 있고 CGV 쿠폰은 콤보를 사야 5,000원을 깎아 준다. 이미 티빙 프리미엄을 쓰고 있거나 웨이브 이용권이 필요 없는 사람이라면 체감 가치는 더 떨어진다.
참여연대가 이걸 두고 한 달 구독료도 안 되는 생색내기라고 했는데 반박할 말이 없다. CI는 한 번 새면 평생 바꿀 수 없는 식별자다. 그걸 2만 원으로 퉁친 거다. 괘씸하다.
2. 티빙 개인정보 유출 보상 신청 방법
더 괘씸한 대목이 여기다. 자동 지급이 아니다. 정보가 새나간 쪽이 직접 로그인해서 신청하고 동의까지 눌러야 받는다. 신청 기간은 9월 7일 오전 10시부터 9월 30일 오후 11시 59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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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 모바일 앱이나 홈페이지에 로그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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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화면 하단 또는 오른쪽 아래 [마이(MY)] 탭에 들어가 맨 위 [고객 보상 안내]를 누른다. (2026년 9월 앱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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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신청하러 가기]를 누르고 이름, 생년월일, 휴대폰 번호로 본인 확인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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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출 대상이면 혜택 화면이 열린다. 안심보험, 포인트, 엔터테인먼트 혜택을 하나씩 [혜택 담기]로 고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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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 신청 완료하기]를 누르면 끝이다.
프리미엄 시청 기능은 티빙 요금제를 구독하고 있으면 별도 신청 없이 알아서 적용된다. 참고로 이미 프리미엄을 쓰는 사람에게는 업그레이드 대신 포인트 50P를 따로 준다. 그리고 나머지 3개는 직접 선택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으니 한 번에 전부 담자.
지급은 10월 6일 오전 10시부터 순차 진행이라 당일에 안 들어와도 기다리면 된다. 고객센터 대리 신청은 안 되고 계정당 한 번만 된다. 계정을 여러 개 굴렸다면 각각 로그인해서 대상인지 확인하자.
탈퇴한 사람도 대상인데 무료로 재가입해야 신청할 수 있다. 유료 이용권을 결제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정보가 새서 떠났는데 보상을 받으려면 다시 들어오라는 얘기다.
한 가지만 더. 보상 신청을 사칭한 문자와 링크가 돌 수 있다. 문자 속 주소는 누르지 말고 공식 앱이나 홈페이지로 직접 접속하자. 개인정보가 새나간 명단이 이미 밖에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3. 쿠팡은 청문회 다섯 번, 티빙은 0번
6월 티빙 해킹 소식을 전할 때 이 사태가 쿠팡보다 더 심각한데 왜 조용하냐고 썼었다. 국회는 여전히 조용하다.
쿠팡 유출(약 3,750만 명) 때는 국회 현안질의와 청문회가 다섯 차례 열렸고 대표가 물러났으며 10개가 넘는 부처가 범정부 TF를 꾸렸다. 과징금은 6,246억 원이었다.
티빙은 3,954만 계정(중복 포함)이 나갔고 유출 항목에 CI까지 들어 있었는데 청문회는 한 번도 없었다. 사고가 6월 지방선거 국면에 묻힌 탓이 크다는 게 언론 진단이다.
과징금도 구조가 다르다. 현행법상 티빙에 물릴 수 있는 상한이 지난해 매출(약 4,059억 원)의 3%인 약 122억 원이다. 쿠팡 과징금의 51분의 1 수준이다.
조사단 발표를 보면 티빙은 접속키를 소스코드에 평문으로 넣고 메신저로 돌려썼다. 2024년 모의해킹에서 지적받고도 고치지 않았다. 개발자 149명에 보안 인력은 4명 안팎이었다. 이 정도면 사고가 아니라 방치다.
그나마 움직인 쪽은 국회가 아니라 대한변협과 참여연대다. 징벌적 손해배상과 집단소송제를 도입하라는 성명이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이 침묵이 보상안보다 더 괘씸하다. 회사 이름에 따라 국회가 움직이는 강도가 달라진다면 다음 유출 때도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집단소송 얘기가 나오는데 과거 판례를 보면 위자료가 많아야 20만 원이고 인지대 10만 원 안팎은 본인 부담이다. 소송은 소송대로 지켜보되 9월 30일 전에 보상부터 챙기자. 2만 원짜리라도 신청하지 않으면 그마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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