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형 ‘메타 퀘스트’ 개발 중단한 메타

박진수 에디터 2024.08.30 조회수

메타 퀘스트 3 (출처:Meta)

메타가 준비 중이었던 혼합현실(MR) 헤드셋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8월 23일(현지시간)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메타 플랫폼(Meta Platforms) 직원 2명의 주장을 바탕으로 메타가 고급형 MR 헤드셋 개발 계획을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내부 직원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앤드류 보스워스(Andrew Bosworth) 최고기술책임자(CTO)를 포함해 메타 임원진이 참석한 제품 검토 회의 이후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 부서는 MR 헤드셋 개발을 중단했다. 리얼리티 랩스는 자사 메타버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는 부서다.

고급형 MR 헤드셋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는 라 졸라(La Jolla)라는 코드명으로 지난해 11월 시작됐다. 당초 메타가 계획한 고급형 MR 헤드셋 출시 시기는 2027년이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출처:Bloomberg)

고급형 MR 헤드셋 개발 중단 원인은?

고급형 MR 헤드셋 출시가 무산된 건 디스플레이 탓이 크다. 메타는 2023년 10월에 출시된 메타 퀘스트 3(Meta Quest 3)에 2064×2208 해상도의 LCD 2개를 장착했다. 고급형 MR 헤드셋에는 이보다 개선된 마이크로 OLED(Micro OLED)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계획이었다. 마이크로 OLED는 화질과 해상도가 뛰어나고 응답 속도로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 OLED는 메타의 경쟁 제품인 애플의 비전 프로(Vision Pro)에 탑재됐다. 비전 프로는 90Hz, 96Hz, 100Hz의 세 가지 재생률을 특징으로 한다. 미국 IT 전문지 PC매거진(PCmag)은 자체 테스트를 통해 비전 프로 디스플레이가 “밝고, 화려하고, 선명하다”라고 평가했다. 선명도에서도 600만 화소 HTC 바이브 프로 2(HTC Vive Pro 2)를 능가한다고 설명했다.

메타는 애플 비전프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려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 가격 문제

문제는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 가격이 높다는 데 있다. 마이크로 OLED는 아직 생산 단가가 높다. LCD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

애플 비전 프로에서도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가 비전 프로에 들어가는 부품 중 가장 비싼 부품으로 알려졌다. 비전 프로에는 양쪽에 하나씩 총 두 개의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가 사용되는데 디스플레이 하나당 가격은 228달러(약 30만원)다.

메타가 생각했던 고급형 MR 헤드셋의 출시가는 1000달러 이하다. 하지만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 생산 단가로 인해 목표한 출시가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가능한 목표일지 모르나 계획했던 시점까지는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본 것이다.

앤드류 보스워스는 자신의 스레드(Threads) 계정에서 고급형 MR 헤드셋 개발 중단 소문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는 항상 많은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프로토타입을 프로덕션에 투입하지는 않는다.”며 “일부는 진행하고, 다른 일부는 넘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 개인이 주장하는 이야기가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애플 비전 프로 (출처:PCmag)

판매 저조한 비전 프로 영향도 있어

디인포메이션은 가격 만이 문제는 아니라고 전했다. 외신은 메타가 비전 프로의 판매 부진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 2월 비전 프로 출시 이후 분기 판매량은 10만대 수준이다. 3분기에는 2만에서 3만대 사이에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2024년 비전 프로 판매는 30만~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측했는데, 이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현재 애플은 2세대 비전 프로 출시 계획을 취소하고 저가형 비전 프로 개발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가형 비전 프로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메타 퀘스트와 경쟁 구도를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The Verge)는 다음달 25~26일에 열리는 메타의 연례 개발자 행사 커넥트(Connect)에서 메타가 구상하는 계획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고 전했다. 해당 이벤트에서는 증강현실(AR) 안경이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테크플러스 에디터 나유권

tech-plus@naver.com